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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seilleu Mar 02. 2021

양극화 심화된 차업계…“마이너3사 너무 안팔리네...”

2일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2월 실적이 발표됐습니다. 제가 자동차를 담당하게 된 2018년에도 현대차, 기아와 한국지엠, 쌍용차, 르노삼성의 2강3약 양극화 현상이 있었지만 지금은 부익부빈익빈 흐름이 더욱 악화됐습니다. 


쌍용차의 2월 내수 판매는 2673대입니다. 제가 3년여간 자동차 실적을 보면서 이런 숫자는 처음봅니다. 2월 일부 부품협력사들이 납품거부를 하면서 생산 차질이 발생한 점이 컸을 겁니다. 설 연휴 및 주말 등을 빼면 공장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해 사실상 개점휴업 상황에 놓인겁니다. 


구체적으로보면 티볼리만 1060대로 1000대를 넘었고 코란도(595대), 렉스턴(415대), 렉스턴스포츠(603대) 등은 세자리수에 머물렀습니다. 티볼리도 4년연속 소형SUV 1위였던 점을 감안하면 매우 부진한 숫자입니다. 


2일 쌍용차 평택공장에 걸린 현수막 모습. 사진/쌍용차


르노삼성의 실적을 봤더니 2월 3900대입니다. 쌍용차의 경우 자금난으로 인한 부품수급 문제라고 본다고 해도 르노삼성의 판매량도 충격적입니다. QM6가 2121대, XM3가 1256대로 그나마 판매를 이끌고 있지만 핵심 모델이 이 정도 판매되면 안됩니다. QM6는 1~2월 4096대로 전년대비 33.5%나 감소했네요. 게다가 SM6는 지난해 말 페이스리프트가 됐지만 2월 182대만 팔렸습니다. 


한국지엠은 5098대로 3사 중 그나마 나은 상황입니다. 그런데 스파크 1759대, 트레일블레이저 1285대를 빼면 심각합니다. 말리부는 217대, 콜로라도는 159대, 트래버스는 274대에 불과합니다.  


SM6, 말리부 등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의 중형 세단의 실적은 충격적이다. 사진/르노삼성


반면 현대차, 기아는 내수에서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현대차는 2월 5만2102대, 1~2월 누적은 11만1603대로 전년대비 각각 32.6%, 28.5% 증가했습니다. 기아도 2월 3만7583대, 1~2월 7만9064대로 각각 31.0%, 20.3% 늘었습니다. 


일단 그랜저는 8563대나 판매됐습니다. 아까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의 2월 실적보다도 높습니다. 제네시스의 경우 G80 2714대, GV70 2686대, GV80 1190대 등 총 7321대로 집계됐습니다. 역시나 제네시스 판매량이 3사보다 많은 겁니다. 이것만으로도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은 양극화가 심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현대차, 기아는 고공행진을 하면서 자동차 시장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물론 현대차, 기아가 최근 몇년간 경쟁력있는 신차를 내놓으면서 신차효과를 크게 누렸습니다. 현대차, 기아의 신차 중 흥행에 실패한 모델을 찾기도 어려울 정도입니다. 상품성에서 현대차, 기아와 3사간 격차가 벌어진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식의 양극화는 결국 장기적으로 소비자에게 부정적인 여파를 미칠 것입니다. 


스몰 3사의 경우 상황이 어렵다보니 쌍용차처럼 회사의 생존이 풍전등화 위기에 처하거나 르노삼성 경우와 같이 희망퇴직을 단행하기도 합니다. 3년전 제가 자동차팀에 왔을때도 3사는 '어렵다, 어렵다' 하는 분위기였지만 현재는 정말 위기 상황으로 보여 마음이 무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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