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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seilleu Mar 29. 2021

폭스바겐 ‘제타’냐, ‘아반떼’냐…그것이 문제로다

얼마전 폭스바겐의 준중형 세단 제타’를 시승했습니다. 제타는 지난해 10월, 7세대 신형 모델이 국내 출시되면서 많은 관심을 모았습니다. 당시 프리미엄 트림 가격이 2715만원인데, 폭스바겐 파이낸셜서비스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2330만원까지 가격이 하락합니다. 


아반떼를 살 수 있는 가격에 수입차를 살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초도물량 2650대가 금방 완판이 되었습니다. 심지어 몇몇 지인은 “제타 관심있는데 어떠냐?”, “계약하고 싶은데 아직 물량이 남아있을까?” 등등을 저에게 물어볼 정도였습니다. 


저도 제타하고 아반떼를 비교해보고 싶어서 당시부터 시승을 구상했고 이번에 드디어 경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제타는 올해 1월 2021년형이 출시됐습니다. 제타는 프리미엄, 프레스티지, 두 트림이 있는데 시승 모델은 상위 트림인 프레스트지였습니다. 색상은 블루 실크 메탈릭입니다. 


폭스바겐 제타 모습. 사진/marseilleu


지난해 출시된 신형 아반떼 모습. 사진/현대차


연식변경 모델에는 앞좌석 통풍시트가 전 트림 기본 적용됐고 뒷좌석 열선시트와 파노라마 선루프는 최상위 트림인 프레스티지에 탑재됐습니다. 차량에 타서 계기판을 살펴봤는데 보라색 테두리가 눈에 띄었습니다. 그리고 누적 거리가 불과 16km(!!)에 불과했습니다. 출발하기 전 문의를 하니 이 차량은 제가 두 번째라고 합니다. 정말 새 차인데, 그래서 더 조심스럽게 운전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외부 디자인을 보면 전반적으로 무난하다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특히 수평 라인의 전면 그릴 등에서 평범함이 느껴집니다. 그나마 리어 램프가 마치 ‘독수리의 부리’가 연상되는 게 특이 사항으로 보일 정도였습니다. 스포일러가 차체 디자인의 일부로 포함되었는데 멋지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 보니까 측면 라인은 과감하네요. 


2021년형 프레스티지 트림에는 디지털 콕핏이 적용됐다. 연비는 14.1이 나왔다. 사진/marseilleu


저는 저 리어램프를 보고 독수리의 부리가 떠올랐습니다. 사진/marseilleu


내부 인테리어를 봐도 화려함보다는 내실이 느껴집니다. 새 차여서 그런지 디스플레이와 운전대 오른편 등에 파란색 테이프가 붙어있는 모습도 보입니다. 아까 언급한 계기판도 그렇고 디스플레이, 송풍구, 각종 설정버튼, 기어와 그 주변 버튼 등을 보면서 노멀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계기판은 기존 아날로그에서 프레스티지 트림에서는 디지털로 변경이 되었습니다. 


아반떼와 계속 비교하겠지만 디자인 부문에서는 확실히 두 차량이 극과 극으로 나뉩니다. 아반떼는 보다 스포트하고 젊고 화려한 감각이 돋보입니다. 내부 인테리어도 보다 강렬합니다. 반면, 제타는 온건하지만 정석적이면서 질리지 않는 매력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제타의 실내 모습. 사진/marseilleu


아반떼가 내외부 디자인에서는 제타보다 화려한 것 같다. 사진/현대차


제타의 전장/전폭/전고는 4700/1800./1460입니다. 휠베이스는 2686mm이고 배기량은 1395cc입니다. 반면, 아반떼는 4650/1825/1420, 휠베이스는 2720mm입니다. 배기량은 1598cc이구요. 제타가 아반떼에 비해 전장 50mm, 전폭 40mm 길고, 전폭은 25mm 짧습니다. 뒷좌석 공간은 아반떼가 약간 넓다고 느꼈는데, 휠베이스는 아반떼가 34mm 깁니다. 


시승 코스는 서울 청담 부근에서 강원도 춘천 지역을 왕복하는 약 150km 구간이었습니다. 이번 모델에는 한국형 내비게이션이 탑재됐는데, 사용해보니 불편해서 바로 애플 카플레이로 티맵을 구동시켰습니다. 시승 차량에는 4기통 1.4 TSI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습니다. 최대출력은 150마력, 최대토크는 25.5kg.m입니다. 



제타의 뒷좌석. 사진/marseilleu


출력 부분에서는 아반떼 1.6(123마력)보다는 높고 N라인(204마력)보다는 낮습니다. 아반떼의 최대토크는 15.7kg.m, N라인은 27.0kg.m인데 제타의 성능은 1.6보다 N라인에 훨씬 가깝습니다. 


서울 시내를 빠져나와 속도를 높였는데, 생각보다 승차감이 뛰어나지는 않았습니다. 저속에서는 정숙성이 괜찮았는데, 고속에서는 풍절음이 특히 크게 들립니다. 주행 중 충격도 느껴집니다. 다만 이 부분은 예전 시승했던 아반떼에서도 비슷한 점을 경험했고 차량의 급, 가격을 감안하면 특별히 단점이라고까지 판단되지는 않았습니다.   


제타는 노멀, 스포츠, 에코, 커스텀 등 4가지 드라이브 모드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강원도 지역에 진입해 언덕 코스를 주행해봤습니다. 급격한 경사에서는 약간 힘겨워하는 것 같은데, 전반적으로는 무난하다고 봤습니다. 주행 중 다시 보니 디스플레이와 센터페시아는 운전자쪽으로 약간 틀어져 있습니다. 아무래도 운전자의 조작을 편하게 하기 위한 디자인으로 보입니다.  


16km밖에 안 탄 새차라 파란색 테이프가 붙어있다. 디스플레이 부분 테이프는 직접 제거. 사진/marseilleu


제타의 옆모습. 사진/marseilleu


제타의 장점으로는 가격을 꼽을 수 있습니다. 2021년형 제타의 가격은 프리미엄 2948만원, 프레스티지 3285만원입니다. 여기에 폭스바겐 파이낸셜 서비스를 이용하면 10% 할인이 되고 차량반납 보상프로그램까지 더하면 프리미엄은 2450만원, 프레스티지 2752만원까지 금액이 내려옵니다. 


아반떼 인스퍼레이션 금액은 2453만원입니다. 여기에 선루프(45만원), 17인치 알로이 휠&타이어(30만원)을 더해서 풀옵션을 하면 2528만원입니다. 제타 시승모델이 2752만원이니까 대략 224만원이 차이가 납니다. 제타를 시승하면서 ‘수입차니까 승차감이 뛰어나다’ 거나 ‘아반떼보다 낫다’ 이런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다만 시승하면서 두 모델 중 어느 차량이 나을까에 대한 생각을 했는데 고민이 많이 되는 겁니다.  


제타의 할인금액. 출처/폭스바겐코리아 홈페이지


디스플레이는 운전자쪽으로 약간 틀어져있다. 사진/marseilleu


썬루프를 열어봤다. 사진/marseilleu


다양한 편의기능이나 옵션, 디자인 등은 아반떼가 낫다고 봅니다. AS도 보다 편하겠구요. 반면, 위에서 언급했던 ‘아반떼를 살 수 있는 금액으로 수입차를 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고민이 됩니다. 그 수입 브랜드가 어디 듣보잡(?)도 아니고 폭스바겐이면 선택할만 합니다. 폭스바겐에서도 이런 점을 감안하고 파격할인을 통해 마케팅을 했을 거라는 판단도 해봅니다. 


시승을 마치니 총 주행거리는 142km, 연비는 14.1km/ℓ입니다. 공인 복합연비 13.4km/ℓ보다 높게 나왔습니다. 요즘 시승하면서 실제 연비는 공인 연비보다 낮게 나왔는데,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높았습니다. 


국내 준중형 세단 시장은 아반떼, K3 외에는 이렇다할 라인업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크루즈, SM3가 단종됐죠. 개인적으로는 제타가 가세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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