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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seilleu May 09. 2021

“테슬라는 감성으로 타는거지”…모델Y를 타보다

얼마 전 드디어 테슬라 ‘모델Y’를 시승했습니다. 모델Y는 현대차 ‘아이오닉5’와 함께 올해 가장 주목받고 있는 차량입니다. 모델Y 섭외가 늦어지면서 걱정도 되었는데 공교롭게 아이오닉5를 시승한 다음주 모델Y를 타보게 되었습니다. 


모델Y는 올해 2월 출시되었는데, 저는 시승 전 두 차례 실물을 봤습니다. 1월 국내 첫 공개행사에서는 롯데백화점 롯데월드몰점에 갔었죠. 당시 행사 1시간 전에 갔는데도 대기줄이 서있었고 저는 대기번호 17번이었던 게 기억납니다. 


2월에는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테슬라갤러리에서 다시 모델Y를 봤습니다. 두 번 모두 남녀노소 많은 분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는데, 그만큼 테슬라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SUV 열풍 속에서 모델Y가 SUV 전기차 모델X의 보급형이라는 점도 인기 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 1월 롯데백화점 롯데월드몰점에서 모델Y 보려고 1시간 전에 도착한 모습. 사진/marseilleu


2월에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서 모델Y를 두 번째로 보다. 사진/marseilleu


최근 신차를 보면 그릴이 대형화되고 그릴을 강조하는 트렌드가 강합니다. 하지만 모델Y는 전면부 중앙에 ‘T’ 엠블럼 외에는 심플합니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직선보다는 곡선이 많아 부드러운 느낌을 줍니다. 아이오닉5가 네모 모양의 픽셀이 가미됐고 독특하고 미래차 느낌을 주는 디자인과 비교됩니다. 


저는 예전 테슬라 모델3, 모델S를 타본 적이 있습니다. 모델Y의 내부 인테리어는 모델3와 거의 동일합니다. 15인치 디스플레이 외에는 ‘정말 단촐하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심플(?)합니다. 미니멀리즘의 극치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게 한편으로는 테슬라 특유의 감성인 것 같습니다. 


원주 오크밸리 수퍼차저에서 충전. 곡선이 돋보이는 모델Y. 사진/marseilleu


미래적이면서 사각 픽셀 형태가 많이 쓰인 아이오닉5. 사진/marseilleu


중앙 디스플레이는 아이패드 같은 태블릿이 부착된 듯한 느낌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기능 조작과 설정은 이곳에서 할 수 있습니다. 사이드 미러 설정, 와이퍼 조작이나 주행 모드, 스티어링 휠 감도 등도 디스플레이에서 합니다.


아울러 디스플레이 밝기, 조명 설정, 앞뒤 트렁크와 충전구 오픈, 온도 및 풍향 조절 등도 가능하죠. 특히 풍향 설정에서는 손으로 터치하면 바람의 방향 등이 바뀌는 그래픽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아이폰12 프로맥스를 사용하고 있는데, 모델Y 디스플레이 설정 화면이 아이폰의 그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모델Y에는 시동 스위치도 없어서 카드를 센터콘솔 밑부분에 터치를 하면 됩니다. 정말 내부는 단촐한데 스위치라고는 윈도우 스위치와 문 열림 버튼, 상단부에 비상스위치 외에는 거의 없습니다. 특히 계기판도 없다보니 전방 시야는 탁 트였습니다. 그러고보니 스티어링 휠도 볼 모양의 다이얼 2개만 있고 버튼이 없네요. 


미니멀리즘의 극치인 모델Y의 내부 인테리어. 사진/marseilleu


좀 더 화려하고 다양한 아이오닉5. 사진/marseilleu


아이오닉5는 내부에 12인치 계기판과 12인치 디스플레이가 일렬로 이어져있고 그 안에 구현되는 그래픽이 멋집니다. 기존 차량에서 업그레이드를 시켰다는 느낌이 드는 반면, 모델Y는 자동차보다는 IT기기를 운전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모델Y 뒷좌석도 넓어보였는데, 2열 좌석을 폴딩하면 차박을 하기 좋을 정도의 공간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바닥도 생각보다 평탄하구요. 


시승코스는 서울에서 원주 오크밸리를 왕복하는 구간이었습니다. 원주 오크밸리에 테슬라 전용 급속 충전시설인 수퍼차저가 있었는데 근처에 차가 거의 없어 여유롭게 충전할 수 있었습니다. 충전을 시작하니 남은 시간이 35분 정도 남아 식사를 하고 왔고 다시 오니 5분이 남았습니다. 옆자리에 모델3가 충전하고 있었는데, 보니까 할머니 세 분이 내리시네요. 테슬라가 젊은층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살짝 충격이었습니다.  


미드나잇 실버 색상도 무난합니다. 옆에 레드 컬러도 강렬하구요. 사진/marseilleu


저 옆 모델3에서 할머니 세 분이 내리셨습니다. ㄷㄷ 사진/marseilleu


본격적인 시승을 시작했습니다. 모델Y는 현재 롱레인지와 퍼포먼스 트림이 있는데 시승 차량은 롱레인지였고 색상은 미드나잇 실버 컬러였습니다. 가격은 6999만원이구요. 롱레인지의 1회충전 주행거리는 무려(!!) 511km입니다. 퍼포먼스(448km)보다도 훨씬 깁니다. 또한 아이오닉5가 최대 429km이기 때문에 모델Y가 아이오닉5에 비해서 주행거리 면에서는 확실한 우위를 갖고 있습니다. 


시승당일 오전에는 비가 약간 왔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맑은 날씨로 변화했습니다. 모델Y에는 글래스 루프가 있어서 지붕쪽이 투명한데, 개방감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날씨도 좋고 오크밸리 부근 경치도 멋져서 운전하는 기분도 좋았습니다. 


스마트폰 처럼 맨 윗부분 충전량이 표시되어 있는 점도 특징입니다. 사진/marseilleu


2열 시트를 접으면 공간이 굉장히 넓어집니다. 사진/marseilleu


승차감 부분에서는 확실히 아이오닉5와 극명한 차이를 느꼈습니다. 아이오닉5는 부드럽고 안정적이고 편안했다면 모델Y의 승차감은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풍절음은 별로 크지 않았는데 하부 소음이나 충격이 컸습니다. 다만 가속감은 아이오닉5에 비해 강렬했습니다. 


물론 예전 모델S 퍼포먼스를 시승했을 때는 제로백이 3초 후반대라 가속페달을 살짝 밟아도 속도가 확 붙는 느낌이었습니다. 모델Y는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빠른 가속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고속도로에서 속도를 올려봤는데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었습니다. 



모델Y의 뒷좌석. 사진/marseilleu


아이오닉5를 시승할 때는 주행 시 디지털 사이드 미러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모델Y에서는 사이드 미러가 작았습니다. 후측방 시야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서 좀 더 신중하게 주행을 했습니다. 다만 테슬라 차량에는 디스플레이 왼편에 차선과 각종 차량 모습이 모델링으로 구현되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전후방 시야를 참고했습니다. 


모델링이 신기한데 트럭, 오토바이, 사람, 심지어 안전 삼각콘 모양까지도 나옵니다. 승차감은 별로지만 모델Y 특유의 감성으로 상쇄되는 느낌이었습니다. 모델Y 디스플레이에 지도가 큼지막하게 나옵니다. 그래서 설정에 따라 큰 축적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의외로 저는 이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오토파일럿도 시험해봤습니다. 


컬럼식 기어 모습. 옆에 차량과 트럭, 사람 등의 모델링도 보인다. 사진/marseilleu


정말 뭔가가 없다는 느낌. 사진/marseilleu


이 기능을 활성화시키려면 기어를 아래쪽으로 두 번 연속으로 내려야 합니다. 한 번만 하니까 크루즈만 되었습니다. 기능을 켜니까 오른쪽 디스플레이 화면 차선 중앙에 파란 라인이 그어집니다. 그리고 스티어링 휠 오른쪽 볼을 통해 크루즈 속도와 차간거리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옆 차선에 다가오는 차가 없을 때 방향지시등을 켜니까 차량이 알아서 차선을 이동합니다.


방향지시등을 조작할 때 뻑뻑했습니다. 그래서 힘을 주고 조작을 해야했습니다. 그리고 운전하다 지도를 보니 근처 충전소가 나왔습니다. 정체 구간에서 충전소를 누르니까 전체 충전기 대수와 현재 충전 대수가 표시되었습니다. 


화이트만 기본이고 색상에 따라 가격이 추가된다. 출처/테슬라코리아 홈페이지


인테리어나 휠 등도 옵션이다. 출처/테슬라코리아 홈페이지


시승을 마치고 도착하다. 사진/marseilleu


저는 모델3는 레드 컬러가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을 하고 모델Y는 블루가 좋다고 봤는데 시승차량인 미드나잇 실버도 괜찮은 듯 합니다. 가격을 보면 화이트는 추가 비용이 없고 블랙, 블루, 실버는 128만6000원이 듭니다. 레드는 257만1000원이구요. 


인테리어도 올 블랙은 0원인데, 블랙&화이트는 128만6000원이 듭니다. 저는 보통 화이트의 산뜻함을 좋아하는데, 이 색상을 선택하면 앞부분 우드라인도 흰색으로 바뀌어서 저라면 인테리어보다는 외장 색상에 우선적으로 투자할 것 같습니다. 


2주 연속 우리나라에서 가장 핫한 모델, 주목받는 차량을 시승할 수 있었습니다. 승차감을 중시하고 뒷좌석에 가족을 자주 태워야 한다면 아이오닉5가 낫다고 봅니다. 다만 좀 더 긴 주행거리나 가속감, 테슬라 특유의 감성을 선호한다면 모델Y가 더 좋다고 보구요. 요즘 워낙에 전기차 신차들이 쏟아지면서 테슬라의 존재감이 약간 약해졌나 싶기도 했는데, 모델Y도 올해 높은 인기를 구가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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