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 5년연속 1위 가능할까?…변수는 카니발·K8
그랜저가 오늘(5월11일) ‘2021 그랜저’를 출시했습니다. 제가 그랜저 IG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더 뉴 그랜저’를 시승했던게 2019년 11월이었던 걸 감안하면 시간이 빨리 흘러갔습니다.
1990년대 그랜저는 지금처럼 많이 판매되는 모델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각그랜저’는 회장님의 차라고 불릴 정도로 성공의 대명사이기도 했구요.
그랜저가 지금과 같이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한 건 2016년 6세대 신형 모델이 등장한 이후입니다. 2017년 13만2080대, 2018년 11만3103대, 2019년 10만3349대가 판매됐습니다. 더 뉴 그랜저가 등장하고 2020년에는 14만5463대로 기록을 세웠습니다.
각그랜저 모습. 사진/marseilleu준중형 세단이나 중형 SUV도 아니고 준대형 세단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연속 10만대가 넘게 팔린겁니다. 물론 이 기간 동안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지켜왔구요.
올해도 1위를 향해 순항 중입니다. 4월까지 누적 판매는 3만5545대로 대략 9000대 페이스네요. 다만 지난해에는 압도적인 질주를 했다면 올해는 2위 그룹이 카니발(3만2386대), 아반떼(2만7552대), 쏘렌토(2만7010대) 등이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입니다.
2021 그랜저 모습. 사진/현대차
르블랑 그러니까 갑자기 프렌즈의 맷 르블랑이 떠오릅니다. 출처/나무위키이런 상황에서 2021 그랜저가 출시되었습니다. 보도자료를 보니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모델에 신규 인테리어 컬러가 추가됐고 고객선호 사양이 적용된 스페셜 트림 ‘르블랑(Le Blanc)’이 신설되었습니다.
르블랑은 하얀색을 의미하는 프랑스어인데, 베이지 시트와 블랙컬러의 조합의 인테리어가 적용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것도 멋지기는 한데 기존 베이지 시트가 더 멋지기는 합니다. 예전 2.5 가솔린 프리미엄 트림 가격은 3294만원인데 2021 그랜저에서는 3303만원으로 9만원 인상되었습니다.
내용을 좀 더 보니 프리미엄 트림에는 이중접합 차음유리적, 자외선 차단 유리를 기존 적용했습니다. 익스클루시브 트림은 리모트 360도뷰 기능을 기본 탑재했고 캘리그래피 트림에는 카키/베이지 신규 내장 컬러를 추가했습니다.
르블랑 트림의 인테리어 모습. 사진/현대차
예전 베이지 시트 모습. 사진/현대차그랜저가 올해 4월까지 3만5545대, 4월에는 9684대를 기록하면서 5년 연속 1위 가능성은 높아졌습니다. 다만 카니발의 상승세가 강렬합니다. 지난해 8월 4세대 신형 모델이 나오고 높은 판매를 보였을 때 그렇게 의미를 두지 않았는데 올해도 엄청난 페이스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3월에는 9520대로 그랜저(9217대)를 앞서기도 했습니다.
다만 카니발의 성장세가 지속될지에 대해서 저는 두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해 들어 미니밴 시장이 커지면서 카니발의 판매가 증가되는 시나리고입니다. 또한 현대차 스타리아, 토요타 시에나 하이브리드, 혼다 파일럿 등 경쟁 미니밴 모델이 등장하면서 상승세가 꺾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다만 어디까지나 올해 그랜저의 가장 강력한 상대는 카니발로 보입니다.
그랜저를 강력하게 추격하고 있는 카니발. 사진/기아기아 K8도 변수로 꼽힙니다. 지난달 초 출시된 K8은 4월 판매가 4587대로 기대에 약간 미치지 못했습니다. 물론 최근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선보이면서 풀라인업을 갖췄고 본격적인 신차효과를 받으면 유의미한 판매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K8이 그랜저 판매를 넘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준대형 세단 시장의 파이를 상당 부분 잠식할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K8이 그랜저보다 고급스럽기는 한데 보다 비싸다는 점은 걸립니다. 확실히 작년보다는 그랜저의 1위 수성에 변수가 많아졌는데, 내년은 몰라도 올해까지는 1위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아 K8 모습. 사진/marseille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