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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seilleu Sep 22. 2021

캐스퍼, 예상 밖 흥행…“내 예상이 완전 틀렸네”

'차알못' 깊이 반성하다

포스팅에 앞서 마지막 글을 언제 작성했나 했더니 6월27일입니다. 거의 3달이 됐는데, 그동안 6년 동안 재직했던 회사를 떠나 새로운 곳으로 이직하고 적응하다보니 브런치에 글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앞으로는 자주 포스팅하려고 합니다. 


최근 자동차 업계의 최대 화두는 그야말로 현대자동차의 경형 SUV ‘캐스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 관련 커뮤니티를 봐도 그렇고 캐스퍼 동호회를 봐도 그야말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사전계약 첫 날 오전에 홈페이지가 열리지 않기도 했었죠. 


9월14일 오전, 저는 기획기사 마감으로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매체 기자가 저한테 을 보내왔습니다. (A기자로 칭하겠습니다.)


캐스퍼가 엄청나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현대차


A : 방금 캐스퍼 자료 봤어요? 기본 모델 시작가격이 1385만원이네요. 
나 : 아직 못 봤는데, 정말이에요? 생각보다 비싼 것 같은데요
A : 그렇죠. 인스퍼레이션 트림은 1870만원인데, 예상보다 가격이 높네요. 
나 : 저 가격이라면 나는 소형 SUV 사고 싶은데, 캐스퍼 흥행이 잘 안되겠네요. 


9월14일은 현대차가 캐스퍼의 온라인 얼리버드 예약을 시작한 날이기도 합니다. 또한 이 날 캐스퍼의 가격이 공개됐죠. 저는 기획기사를 마감한 후 캐스퍼 동호회를 갔는데 예상보다 가격이 비싸다는 반응들과 그렇지 않다는 반응들이 팽팽했습니다. 동호회의 반응들을 살펴봤는데 차박을 하려면 2열 분할 폴딩 기능이 있는 모던 트림은 되어야 한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깔끔하고 멋진 디자인의 캐스퍼. 전면부는 디스커버리 느낌도 든다. 사진/현대차


다만 저는 비싸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캐스퍼의 가격은 기본모델 기준 스마트 1385만원, 모던 1590만원, 인스퍼레이션 1870만원입니다. 여기에 액티브 모델을 선택하면 90만~95만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합니다. 풀옵션까지 하면 2057만원입니다. 2000만원이 넘습니다. 


캐스퍼의 가격이 공개되기 전 일부 유튜버는 800만원 설을 제기하기도 했죠. 아마 이 때문에 캐스퍼의 가격이 비싸다는 느낌을 받은 분들도 많았을 것입니다. 저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광주형일자리를 통해 위탁생산을 하기 때문에 1000만원은 당연히 넘겠지만 모닝이나 스파크에 비해 약간 높은 금액으로 책정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저는 그 날 발표된 가격을 보고 소형 SUV와의 경쟁에서 쉽지 않다고 봤습니다. 소형 SUV 중 현대차 베뉴의 시작가격은 1689만원입니다. 캐스퍼 모던 트림에서 100만원 정도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 금액입니다. 

다른 소형 SUV와 비교해보면 기아 셀토스, 르노 XM3의 시작가격은 1944만원, 1787만원입니다. 게다가 엔트리카에서 경쟁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아반떼의 시작가격은 1720만원입니다.(수동 제외)


캐스퍼의 내부 인테리어 모습. 사진/현대차


캐스퍼 풀옵션 가격이면 아반떼 모던 트림(1948만원)에서 현대 스마트 센스1(100만원)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캐스퍼의 가격 경쟁력이 경차는 몰라도 소형 SUV나 준중형 세단에 비해 높지 않다고 봤습니다. 


저는 캐스퍼가 어느 정도 흥행은 하겠다고 예상은 했었습니다. 그런데 15일 현대차가 발송한 자료를 보니 캐스퍼의 얼리버드 예약 첫날 1만8940대를 기록했다고 나와 있었습니다. 이건 제 예상 범위를 훨씬 넘어서는 숫자였습니다. 


우리나라 내연기관차 기준 사전계약 첫날 역대 최다 기록은 지난 2019년 11월 출시한 6세대 그랜저 페이스리프트(1만7294대)입니다. 그런데 캐스퍼는 그것보다도 1646대가 높습니다. 그것도 경형 SUV에서 말이죠. 저는 A기자와 함께 캐스퍼가 기록한 ‘그 숫자’에 놀랐습니다. 


사진/현대차


제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고 캐스퍼가 왜 이렇게 높은 관심을 받는지 생각을 해봤습니다. 일단 디자인이 멋지고 동급 모델에 비해 편의·안전사양이 적용된 점을 꼽아봅니다. 디자인은 확실히 모닝, 스파크, 레이에 비해 귀엽고 깜찍한 느낌입니다. 특히 여성 고객들이 선호할만한 스타일입니다. 우선 이 점에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한 것 같습니다. 


가격적인 면에서도 모닝(1175만원), 스파크(1156만원)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다만 캐스퍼의 성능은 일반 모델 76마력, 액티브 모델 100마력으로 모닝·스파크의 75마력보다 높은 성능을 갖췄습니다. 


여기에 동급 최초로 차량 내 간편결제 서비스는 ‘카페이’, 앞좌석 센터 사이드 에어백, 운전석 시트가 앞으로 완전히 접히는 ‘풀 폴딩’ 시트 등이 적용되면서 상품성이 높아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캐스퍼는 사전계약 첫날 1만8940대를 기록했다. 사진/현대차


아울러 경형 최초로 전 트림에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하이빔 보조 △전방차량 출발 알림 등을 기본 적용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점도 있겠지만 국내에서 경형 SUV 수요가 많았는데, 캐스퍼가 그런 수요에 잘 부응하는 모델이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차량에 많은 돈을 투자하기는 어려운데, 기존의 경차는 마음에 들지 않고, 그러던 차에 매력적인 캐스퍼가 등장하면서 폭발적인 관심이 나타났다는 분석을 해봅니다. 


다시 한 번  완전히 빗나간 예측을 한 '차알못' 저를 반성해봅니다. 그리고 조만간 캐스퍼의 미디어 시승행사가 진행될 예정인데, 그 때 캐스퍼의 장단점을 살펴봐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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