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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seilleu Oct 10. 2015

지나간 인연에 대한 아련함...

엇갈린 결과, 그리고 복잡한 사람의 감정.

사람의 인연은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스펙은 노력하면 어느 정도 이룰 가능성이 있지만 인연은 나도 좋아야 하지만 상대도 나를 좋아해야 하기 때문이다. 누군가 나를 좋아해도 내가 싫다면 그 또한 성립되지 않는다.

또 시작하기도 어렵지만 유지하는 것도 어렵다.


간혹 결혼한 사람들이 대단해 보일 때가 있다. 마치 갓 전입한 이등병이 말년 병장을 보거나 신입 직원이 부장급 임원을 보는 기분이랄까... 결혼 자체가 부럽다거나 그런 건 없는데, 그 과정을 거쳐서 결국 결실을 맺었다는 그 점이 너무나 높게 보이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소개팅도 꽤 많이 했다. 적극적으로 만나려는 시도도 했고, 내가 인간관계를 잘 쌓았나 좋은 분들을 소개받을 수 있었다. 물론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누군가 나에게 소개시켜준다는 게 감사했다.


그중에는 정말 잘되고 싶었는데 이뤄지지 않아서 큰 상심을 한 경우도 있었고, 소개팅을 하려다가 취소됐다가 두 달만에 다시 했는데 정작 만나면서 실망감을 가진 경우도 있고, 인연이 되기 직전에 무산된 적도 있었다.

내가 싫어서 대충 형식적인 애프터만 하고 흐지부지 끝낸 적도 있었다.

사진출처 : http://gardenhada.com/good_and_bye/  예전 기억에서 벗어나 새로운 미래를 내다봐야겠다.

지나고 나니 한편으로는 좀 아쉽기도 하다. 작년에는 인지도가 낮은 매체에 있었고, 연봉도 낮았고 그나마도 2달 정도 월급을 받지 못해서 스트레스가 극심했던 시기였는데, 하필 이때 만난 경우가 두 케이스였다.


 그중 한 번은 함량미달 선배가 매일 술자리에 불러대는 통에 거의 쓰러질  뻔한 시기였다.

(소개팅날 약속 장소에 가는데, 금융 관련 민원 들어왔다고 회사에 들어오라는 거 겨우 무마하기도 했었다.)

만약 현재와 같이 좀 더 인지도 높은 매체에서 보다 높은 연봉에 보다 자신감이 있었을 때 만났다면 어땠을까, 과연 그랬다면 인연이 이뤄졌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과거 정말 마음에 들었던 상대는 나하고는 이뤄지지 않았는데(4년전 주선자로부터 애프터 안했으면 좋겠다는 통보를 받음), 딱 1년 후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때 참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그런 미묘한 감정들이 드는 것이다.


'나는 애프터도 못해봤는데, 누구는 결혼까지 성공하는구나', '내가 이루지 못한 걸 다른 누군가는 결실을 맺었구나', '어떤 게 그녀가 마음에 들었고 나는 마음에 들지 못했던 것이었을까', '이런 결과의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등등...


왠지 모를 패배감, 무력감, 아련함, 상실감, 씁쓸함 등등 수많은 감정이 스쳐지나 가는데, 이별의 아픔보다도 이런 식의 뜬금포(?)가 간혹 사람의 감정을 복잡하고, 때로는 아프게 쑤셔댄다.


인연은 타이밍이며, 그 인연은 정말 내뜻대로, 내 의지대로 되는 것이 아닌데, 그 과정을 통과한 분들이 대단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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