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5년 하고 4개월 12일 전의 일이다. 그냥 말하겠다. 2010년 6월 4일이었다.
당시 나는 커피 전문점 이런 곳을 거의 가지 않았다. 가끔 지인들과 가는 경우가 있었는데, 나는 커피 종류를 잘 몰랐다.
그래서 그게 무슨 종류인지도 모르고, 대충 아메리카노, 카푸치노, 카페라떼 등등 이름 보고 그때 feel 꽂히는 걸 주문했었다.
그래도 그때 그 사건 전까지는 별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나는 회사에 갓 입사한 신입직원이었는데, 한 커피 전문점에 회사 분들과 같이 갔다.
그리고 나는 문제의 '에스프레소'를 주문했다. 그런데, 주위 반응들이 이상한 것이었다.
"야, 너 정말 에스프레소 시켰어?", "낮부터 그거 먹어도 괜찮겠어?" 등등 의 반응이었다.
그때도 나는 사태의 심각성(?)을 감지하지 못했다. 그냥 에스프레소라는 단어가 내 필에 꽂혔을 뿐이었다.
그런데, 무슨 소주 종이컵 같은 데다가 조금 주는 게 아닌가!! 나는 주문이 잘못된 줄 알고 알바한테 말을 했더니 무슨 금속 재질의 조그마한 컵에다 다시 주는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무식하니까 용감한 것이었다.)
그때서야 나는 에스프레소가 어떤 건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옆에 있던 여자 동기는 나한테 "그런 기본 개념은 10년 전에 알았어야지!!"라고 일침을 가하는 것이었다.
커피전문점이라는 새로운 대세, 뉴 트렌드에 대응하지 못했던 나는 그런 '미숙한' 행동을 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 사건 직후 나는 커피에 해박한 지식이 있는 선배한테 커피에 대한 특강을 들었다.
지금이야 그런 기본(?) 개념을 탑재한 건 물론이고, 과감하게 새로운 문물에 도전해 지금 무려 '쿨라임'을 마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