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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seilleu Oct 26. 2021

K5·쏘나타 비켜라, “SM6 나가신다”

지난주 르노삼성자동차의 2022년형 SM6를 시승했습니다. 개인적으로 SM6는 기억에 많이 남는 모델입니다. 2018년 1월, 예전 직장 재직 시절 자동차팀으로 발령받았는데 13년 동안 장롱면허였기에 부랴부랴 운전 연수를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그 해 3월 기아 K3 시승행사에서 첫 운전 데뷔(?)를 했고 5월에 SM6를 타고 강원도 강릉으로 장거리 주행을 한 적이 있습니다. 왕복 500km가 넘는 운전은 그때가 처음이라 아직까지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3년전 시승했던 보르도 레드 컬러의 SM6. 사진/marseilleu


제가 처음 SM6를 경험했던 2018년만 해도 중형 세단 시장에서 현대차 쏘나타가 앞서나갔지만 기아 K5, 쉐보레 말리부, 르노삼성 SM6 등이 경쟁을 벌였습니다. 


그런데 2019년을 기점으로 경쟁 구도가 무너지고 K5와 쏘나타에 쏠리는 현상이 심화됐습니다. 올해 1~9월 기준 중형세단의 대세 K5는 4만8488대가 판매됐습니다. 쏘나타도 올해 파격 할인을 단행하면서 4만5758대로 K5와 비슷한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말리부는 2302대로 전년동기(4889대) 대비 52.9% 감소했습니다. 올해 9월에는 단 127대만 팔렸습니다. SM6도 9월까지 1909대로 전년동기(7159대)보다 73.3%나 줄었죠. 9월에도 153대에 불과합니다.  


이번에 시승한 2022년형 SM6. 사진/marseilleu


현재 상황만 보면 SM6나 말리부는 K5, 쏘나타와 경쟁 모델이라고 불리기에도 민망한 상황입니다. 일단 르노삼성은 2022년형 SM6를 내놓으면서 반전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물론 쉽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달 19일 2022년형 SM6를 시승했는데, 역시나 디자인은 매력적입니다. 컬러도 '와인'이 연상되는 ‘보르도 레드’입니다. 제가 SM6를 구입한다면 무조건 이 색상을 고를 정도로 선호하는 색상입니다. 


SM6를 볼 때마다 멋지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면부 그릴부터 확 튀지 않고 무난하면서 안정적인 느낌입니다. 측면부와 후면부를 보면 유려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입니다. 


측면부와 후면부를 보면 부드럽고 유려한 느낌이 든다. 사진/marseilleu


SM6가 출시된 지도 6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고 그동안 자동차 트렌드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렇다보니 그동안 장점으로 여겨졌던 디자인 부분에서도 ‘사골’이라는 비판도 많죠. 외관은 크게 변한 게 없는데 한편으로는 쏘나타와 K5가 너무 빠르고 큰 폭으로 변화하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내부를 보면 고급스러운 느낌을 받습니다. 제가 시승했던 TCe 300 모델은 카멜 나파가죽 시트에 시트와 대시보드, 도어트림에 퀼팅 패턴이 적용되서 고급감이 강조됐습니다. 물론 K5나 쏘나타의 경우 상위 트림을 선택하면 풀 컬러 LCD에 엠비언트 라이트 등 화려하죠. 


기어도 SM6와 달리 다이얼(K5), 버튼(쏘나타) 모양이라 색다르기도 하구요. 그런데 SM6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우아한, 나름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외부 디자인은 SM6, 내부 디자인은 K5보다 쏘나타가 마음에 듭니다. 


2022년형 SM6 내부 모습. 사진/marseilleu


쏘나타 내부 모습. 사진/marseilleu


이번 모델에서는 프레임리스 룸미러가 적용됐습니다. SIM 카드 전용 하이패스 기능과 뒤에 오는 차량의 헤드램프에 의한 눈부심을 방지해주는 오토 디밍 기능이 포함됐습니다. (다만 이번 시승에서는 이 기능을 사용해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9.3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 모습이 보입니다. 티맵이 탑재되어서 운전하기 편합니다. 3년전 SM6를 탔을 때는 지금과는 달리 터치가 안되서 디스플레이 설정 조작할 때 위험했죠. 당시 저는 운전도 초보인데 주행 중 설정 변경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이런 부분은 개선됐네요.


맵 인 클러스터 기능을 켜봤는데 계기판에 내비 화면이 구현되서 운전이 더욱 편해졌습니다. 


TCe 300 모델에는 르노그룹의 고성능 브랜드 알핀(Alpine) 등에 탑재되는 엔진이 장착됐습니다. 최고출력 225ps, 최대토크 30.6kg.m의 성능을 갖췄습니다. 가격은 TCe 300 프리미에르 트림(3387만원)에 파노라마 선루프(103만원), 라이팅 패키지(93만원), 드라이빙 어시스트 패키지2(74만원) 등이 포함되어 3657만원입니다. 


2022년형 디스플레이 모습. 사진/marseilleu


3년전 SM6를 탔을 때. 사진/marseilleu


시승코스는 서울 강남 부근 푸르덴셜타워에서 강원도 춘천 엘리시안 강촌을 왕복하는 약 160km 구긴이었습니다. 경유지까지 갈때는 TCe 300, 그곳에서 출발지로 복귀할때는 TCe 260을 탔습니다. 


출발하기 전 인카페이먼트(In-Car Payment) 기능을 실험해봤습니다. 이 기능은 차 안에서 주유소, 편의점, 식음료 가맹점 메뉴를 확인해 주문부터 픽업까지 할 수 있는 모빌리티 커머스 차량용 결제 서비스죠. 


그래서 인근 커피점에서 커피를 주문해봤는데 처음에는 그곳에서 결제를 수락하지 않았는지 계속 실패했습니다. 그러다가 결제에 성공했고 목적지로 출발했습니다. 디스플레이에 도착예정시간이 나와있었는데, 직원분이 미리 앞에 나와 계셔서 주문한 커피를 전달해주셨습니다. 


카페이 기능을 활용해 커피를 주문했다. 사진/marseilleu


르노삼성 제공 사진


SM6하면 많은 분들이 ‘토션빔’을 연상합니다. 작년 SM6 부분변경 모델이 나왔을때도 토션빔 언급이 많이 나왔습니다. 실제 SM6 차주분들의 불만 중 하나가 승차감 문제였고 이를 대표하는 단어가 ‘토션빔’이라고 할 정도였죠. 


지난해 페이스리프트 모델도 그렇고 이번 2022년형 모델에서도 저는 승차감에서 단점을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동승했던 분들이나 다른 기자들도 승차감이 괜찮았다는 반응이었습니다. 그렇다고 고급 세단의 안락하고 편안한 주행감까지는 아니지만 이렇게까지 비판받을 정도인지는 의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SM6의 가격을 보면 TCe 260 SE 트림은 2386만원, LE 트림 2739만원, RE 트림 2975만원입니다. TCe 300 프리미에르는 3387만원이고, 시승모델과 같이 풀옵션이면 3657만원입니다. 


맵 인 클러스터 기능을 사용해봤다. 사진/marseilleu


나파가죽, 퀼팅패턴 조합은 인테리어의 고급감을 더욱 높였다. 사진/marseilleu


쏘나타 1.6 가솔린 터보 모델의 가격대는 2547만~3318만원, 2.0 가솔린 모델은 2611만~3323만원입니다. K5는 1.6 가솔린 터보가 2459만~3171만원, 2.0 가솔린은 2381만~3092만원입니다. 


SM6가 2022년형을 내놓으면서 가격을 다소 낮추고 트림 구성을 간소화했죠. 2021년형 가격은 TCe 260이 2450만~3265만원, TCe 300은 3073만~3422만원이었습니다. 다만 TCe 300은 2022년형에서 LE 트림이 없어졌고 프리미에르는 3422만원에서 3387만원으로 낮아졌습니다. 


르노삼성 입장에서도 가격을 확 내리지는 못했지만 상품성 개선, 소폭 가격 인하로 나름의 ‘승부수’를 날렸다는 평가를 하고 싶습니다. 저는 TCe 260에서는 경쟁력이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TCe 300은 현대차 그랜저의 벽이 너무 높아 이 가격대 공략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SM6의 디자인과 컬러가 마음에 든다. 사진/marseilleu


시승 차량에 보스(BOSE) 사운드 시스템이 탑재됐다. 사진/marseilleu


그랜저는 준대형 세단에 2.5 가솔린 모델인데 시작가격은 3303만원입니다. 거기다 내년 그랜저 풀체인지 모델까지 나오기 때문에 이 시장에서 SM6가 점유율을 넓히기는 어려워 보이고 2000만원대 시장에서 판매 확대를 기대해야 할 것 같습니다. 


현대차 경형 SUV 캐스퍼의 풀옵션이 2057만원이니까 SM6 TCe 260 엔트리 트림과 300만원이 약간 넘는 차이가 납니다. 오히려 이런 엔트리카 시장 공략이 주효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쏘나타, K5도 좋아하지만 국내 중형 세단 시장의 발전과 경쟁을 위해서는 SM6, 말리부가 힘을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SM6가 2022년형을 출시했는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선전하기를 기원합니다. 


SM6 앞좌석 모습. 사진/marseilleu


매력적인 후면부 모습. 사진/marseill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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