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 글에 이어
(셋째 막내 냥이를 입양하러 가다② https://brunch.co.kr/@marseilleu/330)
청주까지 원정을 가서 셋째 막내 냥이를 데려왔다. 이름은 ‘랑이’라고 지었다. 그렇게 소망하던 아깽이를 데려왔는데, 슬슬 현실적인 걱정이 드는 것이다. 랑이를 입양하기 전에 ‘고양이 합사’와 관련된 글들을 검색했었다. 일반적으로 최소 일주일에서 한 달 정도 적응기가 필요하다는 내용들이 많았다.
최악의 경우 합사에 실패한 사례도 있었다. 이래저래 합사가 잘 될지 고민이 됐다.
내가 예전 둘째 ‘머루’를 데려왔을때는 그냥 합사를 시켰는데 그게 얼마나 무모(?)한 행동이었는지를 깨닫게 됐다. 그나마 그때는 운이 좋아 다행히 성공적으로 합사가 이뤄졌지만 권장할만한 행동은 아니었다.
게다가 지금은 냥이 2마리가 있는 상황에 1마리가 더 오는 것이기에 신중을 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첫째 ‘누리’와 둘째 ‘머루’는 사랑스러운 고양이이지만 그것과 별개로 막내 아깽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는 것이기에 걱정이 커졌다.
그래서 와이프와 상의한 끝에 랑이를 안방에 격리(?)하기로 했다. 바로 합사하는 건 영역 동물인 고양이들한테 굉장한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금씩, 점진적으로 랑이를 누리와 머루한테 노출시켜 서로가 적응할 수 있도록 하려고 했다.
집에 도착해 랑이를 안방으로 이동시켰다. 두 냥이들은 비록 이동장에 가려져 있었지만 ‘뉴 캣’(?)의 존재를 바로 알아차렸다. 랑이는 아무래도 낯선 환경이다보니 바로 침대 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랑이를 위한 화장실을 마련했고 물과 사료 그릇도 비치했다. 랑이는 한 시간 정도 있으니 슬슬 침대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의 화장실을 마치 놀이터로 인식했는지 뒹굴기 시작했다.
분양을 하신 분은 입양 보낼 때 냥이의 어머니의 체취가 있는 이불 조각을 주셨다. 냥이가 새로운 곳에 갔을 때 조금이라도 적응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 이불도 깔아줬는데, 조금씩 그 주위에서 놀기 시작했다.
첫째 누리는 워낙 사색을 좋아하고 혼자있는 걸 선호해서 그다지 새로운 존재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반면, 둘째 머루는 워낙 호기심이 많아 엄청난 관심을 나타냈다. 베란다를 통해 창문 너머로 흘깃흘깃 쳐다보는 것이다.
아깽이와의 첫 날은 이렇게 지나갔다. 서울에서 청주까지 오가는 강행군에 피곤했는지 금방 잠이 들었다. 일단 오늘은 자고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