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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seilleu Nov 21. 2021

냥이들의 하악질은 본능이구나

그래도 서로 조금씩 적응해가서 다행이다. 

3편 글에 이어

(드디어 셋째 냥이 입양, 그런데 합사는 잘 될까? https://brunch.co.kr/@marseilleu/336)


셋째를 입양하기 전 고양이 합사에 대한 글들을 읽었다. 최악의 경우 합사를 포기하는 사례도 있었고 보통 ‘하악’질을 한다는 내용이 많았다. 


첫째 누리는 사색을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동생이 와도 큰 문제가 없다고 봤다. 둘째 머루를 데려왔을때도 머루가 누리한테 놀아달라고 하면 ‘으르렁’ 한 적은 많았지만 하악질을 한 건 못봤었다. 다만 머루는 워낙에 덩치도 크고 장난기도 많아서 조그만 아깽이가 오면 괴롭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했었다. 


"막내가 온 것 같은데 나는 잘 거다." 누리 모습. 사진/marseilleu


저번글에도 언급했지만 우선 막내 랑이를 안방에 머물게 하면서 조금씩 서로 적응을 할 수 있게 했다. 누리는 동생이 와도 ‘왔나 보다’는 마인드로 별 변화가 없었다. 그런데 머루는 역시 호기심이 많은 고양이답게 몰래 배란다에 오거나 문 옆 쪽에 숨어서 흘깃 쳐다보는 것이다. 


그러다가 랑이가 침대 밑에 있었는데 머루도 침대 밑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나는 머루가 랑이를 공격할까봐 계속 쳐다보고 있었는데 의외의 일이 벌어졌다. 머루가 랑이한테 접근했는데 랑이가 ‘하악’을 했다. 


나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는데 머루가 부리나케 도망가고 말았다. 덩치 차이도 훨씬 큰 데 갑작스런 공격에 놀란 듯 했다.


침대 위 받침대(?)에 있는 걸 좋아하는 랑이. 사진/marseilleu


랑이는 호기심이 많다. 사진/marseilleu


그리고나서 머루는 한동안 랑이한테 접근을 하지 않았다. 간혹 머루를 안아서 “동생 봐야지”하고 안방으로 데려가면 놓아달라고 발버둥을 쳤다. 고양이 울음소리도 아니고 ‘후후후후~~~~’ 하는 이상한 울림음(?)을 내는 것이다.


누리가 한 번은 랑이한테 접근했는데 랑이가 하악을 시전했지만(머루한테 통해서 자신감을 얻은 것인가!!)

노련한 고양이답게 전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너가 뭘 하던 나는 내 할일 하겠다라는 누리 특유의 시크함이 돋보였다. 


곤히 잠을 자는 랑이. 사진/marseilleu


그래도 며칠 지나니까 세 마리 고양이들이 조금씩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은 시간이 좀 더 필요한 것 같다. 랑이도 호기심이 많아 침대나 옷장 안을 살펴보기는 했지만 안방 밖을 나서지는 않았다. 아직까지는 안방을 벗어나는게 무서운가보다. 


머루는 저번 굴욕(?)이 마음에 걸렸는지 간혹 랑이를 보면 자기가 하악을 하는 것이다. 가끔은 누리도 랑이한테 하악을 했는데, 실제로 냥이들의 이런 모습을 보니 신기했다. 영역동물인 고양이들의 본능으로 보였다. 


아직까지는 서로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지만 낯선 감정이 있는 듯 보였다. 그래도 걱정했던 것 보다 삼냥이들의 공존할 수 있는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한숨 돌렸다. 


나도 '하악' 할 수 있다냥. 사진/marseilleu


아직은 서먹한 머루와 랑이. 사진/marseill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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