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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seilleu Nov 08. 2021

GV60 부스트 모드 "내가 F1 드라이버 된 기분"

부스트 모드 인상적이네...

GV60 부스트 모드 "내가 막스 베르스타펜인가?"

이달 3일 제네시스 ‘GV60’를 시승했습니다. 저는 하반기 신차 중 GV60가 가장 높은 관심을 받지 않을까 예측했었는데, 그보다는 예상외로 현대차의 경차 ‘캐스퍼’가 정말 핫했습니다.


이번 시승장소는 하남 스타필드였습니다. 여의도 일정이 있던 저는 5호선을 타고 무려 32개 정거장(64분 소요)을 거쳐 5호선 맨 마지막 역인 ‘하남검단산역’에 도착했습니다. 예전 현대차 아이오닉5나 기아 신형 스포티지 시승행사도 이 곳에서 진행됐는데 제 입장에서는 너무 먼 곳입니다.


스타필드 하남 부근 야외주차장에 가니 GV60 시승차들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저는 ‘하나우마 민트’ 컬러를 선호하는데, 역시 형광색(?)의 ‘상파울로 라임’ 색상이 단연 눈에 띱니다.


스타필드 하남 야외주차장에서 GV60 차량들 모습. 사진/marseilleu


기대가 되는 이번 시승. 사진/marseilleu


현대차그룹은 올해 4월 아이오닉5(현대차), 7월 EV6(기아)에 이어 이번 GV60(제네시스)까지 각 브랜드별로 첫 전용 전기차를 선보였습니다. 테슬라가 주도하고 있는 국내 전기차 시장에 강력한 도전장을 낸 셈이죠.


GV60는 지난달 초 계약을 시작했는데 1주일만에 1만대를 넘어설 정도로 높은 인기를 받고 있습니다. 현재 생산량을 고려하면 출고 대기기간이 1년이 넘을 수 있다는 예측마저 나올 정도입니다.


GV60는 스탠다드 2WD, 스탠다드 4WD, 퍼포먼스 AWD 모델로 출시됐는데, 시승차량은 가장 비싸고 성능이 좋은 퍼포먼스 AWD 였습니다. 색상은 제가 좋아하는 하나우마 민트(!!)로 배정됐습니다.


나의 최애(?) 하나우마 민트 컬러. 사진/marseilleu


제네시스는 예전 보도자료에서 외장 컬러에 대해 설명을 했습니다.

하나우마 민트는 친환경 이미지와 동시에 평화롭고 여유로운 럭셔리를 구현했다. 상파울로 라임은 고성능 EV를 상징하는 색상으로 기존 내연기관의 고성능 컬러와 다르게 EV 특유의 활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한다


일반적인 시승행사에서는 신차에 대한 설명이 간략하게 이뤄지지만 주요 기능을 직접 시연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시승을 하면서 기능을 체험하는 케이스가 많죠. 그런데 이번 시승은 달랐습니다. 시승 차량이 배정되니 인스트럭터 분이 오셔서 주요 기능에 대해 설명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상파울로 라임 컬러 모습. 사진/marseilleu


우선 차량에 탑승해 지문을 등록했습니다. 제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아이폰 13 프로맥스에는 없지만 예전 아이폰에서는 지문인식으로 잠금장치를 풀었었죠. 그때 지문등록을 했던 게 떠올랐습니다.


센터콘솔에 있는 ‘VOL’과 ‘TUNE’ 사이에 조그마한 원형 모양의 버튼으로 지문 등록을 진행했습니다. 지문 인식 후 시동을 껐다가 다시 탑승해서 지문을 인식시키니까 계기판에 ‘인증되었습니다. 시동을 걸 수 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떴습니다.


그리고 나서 인스트럭터 분의 안내에 따라 안면 등록도 진행했습니다. 스마트폰에서 안면 인식을 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테슬라 시승때도 느꼈지만 IT, 스마트폰하고 자동차 간 융합이 이뤄지고 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저 원형 버튼으로 지문을 등록. 아이폰 생각도 났다. 사진/marseilleu


영상도 찍어봤다.


차량 B필러 앞에 있는 카메라를 보면서 얼굴을 인식시켰는데, 굳이 허리를 굽혀서 가까이 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다만 마스크를 벗어야 원활하게 이뤄졌습니다. 문을 닫고 B필러에 안면을 인식시키니까 차량 문이 열렸구요.


페이스 커넥트 기능은 최대 2명까지 등록이 가능한데, 지문과 얼굴 등 생체를 인식하면서 프라이빗(?), 프라이버시(?) 단어도 연상됐습니다.


페이스 커넥트 기능에 사용되는 카메라는 근적외선 방식을 적용해 흐린 날씨나 야간과 같은 조건에서도 인식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또한 딥러닝 기반의 영상인식 기술을 활용해 안경이나 모자를 쓰더라도 운전자의 얼굴을 정확히 인지한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지문을 인식시키다. 사진/marseilleu


GV60의 변속기 모습. 홈이 있어서 회전이 원활한 것 같다. 사진/marseilleu


두 가지 체험을 마무리하고 출발하기 전 차량의 디자인을 살펴봤습니다. 전반적으로 각진 형태봏다는 부드럽고 유려함이 느껴집니다. 전면과 후면의 두 줄 디자인의 쿼드 램프에서 ‘제네시스 디자인의 정체성을 이어간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전면 그릴과 후면 리어 윙 스포일러에서는 다이내믹하고 역동적인 인상을 받았습니다. 전장은 4515mm라 짧은편이고 실물로 봐도 작게 느껴집니다. 내부는 고급스럽고 제 스타일이었습니다. G80이나 GV80보다는 GV70의 세련되고 젊은 감각이 반영됐고 타원, 원형이 많습니다.


특히 스티어링 휠이나 손잡이, 부스터 모드 버튼 등은 원형입니다. 기존 제네시스 브랜드에서는 스티어링 휠 중앙 부분이 길쭉한 타원형이었는데, 확실히 다른 면모입니다.


차체는 다소 짧아보인다. 사진/marseilleu


유려하면서 역동적인 이미지가 연상된다. 사진/marseilleu


역시나 구(求) 모양의 크리스탈 스피어가 보입니다. 시동을 걸면 구 형태가 회전을 해서 자동변속기로 변하는 그 모습을 볼 때마다 신기합니다. 확실히 다른 차량과 비교해 차별화되는 요소입니다. 그냥 다이얼 형태보다 홈이 있어서 힘을 주고 돌리기 편했습니다.


크리스탈 스피어가 위한 플로팅 콘솔은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디자인입니다. 아이오닉5 시승을 할 때는 유니버설 아일랜드가 있어 앞뒤로 이동시키면서 앞좌석 공간감을 극대화할 수 있었는데 GV60에서는 그 정도의 공간 활용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GV60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됐는데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이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로 일(一)자로 연결됐습니다. 요즘에는 이런식으로 길게 일렬로 된 디자인이 유행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현대차그룹 신차에서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GV60의 내부 모습. 네이비 모노톤 컬러. 사진/marseilleu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사진/marseilleu


시승 차량에는 나파가죽 시트에 애로우 패턴 알루미늄 내장재가 적용됐습니다. 확실히 아이오닉, EV6은 물론 테슬라 라인업보다 실내는 고급감이 느껴집니다.


저는 화이트 계열의 실내를 좋아하는데 시승차량의 네이비 모노톤에 형광색 라인도 매력적인 듯 합니다. 기착지에서 화이트 시트에도 앉아봤는데 의외로 네이비 모노톤이 괜찮은 것 같기도 합니다. 뒷좌석 공간감은 좁지도 않고 넓지도 않은 정도였습니다.


시승 구간은 스타필드 하남 야외주차장에서 경기도 가평군 부근 카페 ‘코지앤레이지’를 왕복하는 약 78km의 구간이었습니다. 시승 차량은 퍼포먼스 모델에 ▲디자인 셀렉션 ▲파퓰러 패키지 ▲디지털 사이드 미러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패키지Ⅱ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 ▲빌트인 캠 패키지 등이 포함됐습니다. 가격은 무려 8770만원입니다.


AR 내비게이션 효과가 훨씬 부드러워졌다. 사진/marseilleu


막판에 길이 정체되면서 촬영. 사진/marseilleu


예전에 비해 효과가 자연스럽다.


시승 차량의 모터 최고출력과 토크는 각각 360kW, 700Nm(부스터 모드 사용 시)입니다. 스탠다드 2WD가 168kW, 350Nm, 스탠다드 AWD가 234kW, 605Nm인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성능입니다.


시내에서는 에코 모드로 달렸는데 역시나 전기차 특유의 부드러운 승차감과 원활한 가속감이 돋보입니다. 제네시스라는 이름값(?) 때문인지 능동형 소음 제어 기술인 ANC-R이 탑재된 떄문인지 정숙성은 만족스러웠습니다.


GV60에는 디지털 사이드 미러가 탑재됐습니다. 아이오닉5와 아우디 ‘e-트론’에서 이미 경험했었죠. 그 두 모델에 비해 GV60의 모니터가 다소 높습니다. 그래서 화면을 볼 때 보다 편리합니다. 하지만 워낙에 사이드 미러를 보는 습관이 있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모니터보다 카메라를 보게 됩니다.


디지털 사이드 미러 모습. 사진/marseilleu


센터콘솔이 공중에 떠있는 느낌을 받았다. 사진/marseilleu


방향지시등을 켜면 계기판에 해당 방향의 후측방 영상이 뜨는 건 물론 모니터에 예상되는 궤적이랄까 차폭이 나타납니다. 주행하면서 굉장히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내비게이션을 보는데 증강현실(AR) 효과가 눈에 띄었습니다. 예전 G80 시승 때 경험했지만 그때보다 훨씬 부드러웠습니다. 예전에는 뭔가 확 튀고, ‘이런 기능이 있다’는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운전에 도움이 된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속도로에 진입해 속도를 높여도 별다른 소음이 들리지 않습니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니 시트가 꽉 조여지는데, 가속 성능도 좋습니다. 여기에 부스트 모드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부스트 모드가 인상적이었다. 노란 버튼을 누르면 활성화된다. 사진/marseilleu


질주하는 GV60. 제네시스


노란색 버튼을 누르면 구현이 되는데, 10초간 최대 합산 출력이 360kW까지 증가하면서 제로백 4초의 성능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저는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좋아하는데 아마 의료선 유닛에 순간적인 속도를 가속시키는 부스트 모드가 문뜩 떠오릅니다.


계기판 화면에서 정말로 10초부터 카운트 되면서 남은 시간이 표시됩니다. 마치 제가 F1 그랑프리 대회에서 DRS 기능을 쓴 것 같은 그런 체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간혹 F1 경기를 보면 직선주로에서 DRS를 쓰면서 추월하는 모습을 봤는데 그런 걸 대리체험 하는 것 같았습니다. 정말로 ‘퍼포먼스’ 모델이구나 할 정도입니다.


이 기능은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걸 미처 몰라서 마치 ‘쿨타임(?)이 차야’, 스타크래프트에서 ‘마나’를 모아야 다시 구동되는 줄 알았습니다. 가끔 고속도로에서 앞에 차량이 없을 때 사용하면 좋을 듯 합니다. 마치 제가 막스 베르스타펜(레드불)이나 루이스 해밀턴(벤츠)이 된 듯한 기분이 듭니다.


GV60의 후면부 모습. 사진/marseilleu


뒷좌석도 촬영해봤다. 사진/marseilleu


퍼포먼스 모델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68km입니다. 스탠다드 2WD는 451km, 스탠다드 AWD는 400km입니다. 주행거리는 희생했지만 보다 강렬하고 스티피드한 주행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시승을 마친 후 전비를 확인하니 5.7km/kWh였습니다. 공인전비 4.1km/kWh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저는 기존에 탔었던 테슬라 모델3, 모델Y는 몰론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보다 시승 만족감이 높았습니다. 다만 GV60는 풀옵션을 하면 가격이 9000만원에 육박합니다. 이건 너무 비쌉니다. 그리고 부스트 모드가 인상적이지만 일반 주행에서는 오버스펙으로 판단됩니다.


전비는 5.7로 공인전비 4.1보다 높게 나왔다. 사진/marseilleu


제가 구매한다면 스탠다드 AWD에 시그니처 디자인 셀렉션Ⅱ(270만원),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Ⅰ(200만원),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Ⅱ(150만원),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190만원)으로 7200만원대에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그 정도만 해도 최근 잘 나가는 전기차에 비해 만족감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시승행사에 참석했던 기자분들도 전반적으로 호평이 많았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GV60는 흥행 가능성이 높다고 보입니다.


사진/제네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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