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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seilleu Nov 11. 2021

“연내출고 보장합니다.”… 르노삼성의 ‘틈새전략’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예전 현대차, 기아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5~6월이 ‘반도체 보릿고개’이며, 이 고비만 지나면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전망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반도체 부족문제는 현재진행형입니다. 그리고 내년에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 코로나 바이러스 변이가 발생하면서 동남아시아 지역 등에 확산되면서 공장 가동이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죠. 그 외에 시설설비를 늘리는 것도 시간이 소요됩니다. 


이로 인해 주요 인기 차종의 출고 대기기간도 지연되고 있습니다. 겟차에 따르면 제네시스 GV60은 1년 이상,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11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합니다. 현대차 아이오닉5, 싼타페 하이브리드, 제네시스 GV80, 기아 K8, 스포티지, 카니발 등도 6개월 이상이 소요되구요. 내가 내 돈 주고 차를 사고 싶어도 원하는 시기에 살 수 없는 상황입니다. 


출고 대기기간이 1년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제네시스 GV60. 사진/marseilleu


게다가 자동차 개별소비세 이슈도 있습니다. 자동차를 구입할 때 개소세 5%에 교육세(개소세 금액의 30%), 부가가치세가 붙습니다. 정부는 자동차 판매 활성화를 위해 2018년 7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개소세를 5%에서 3.5%로 인하했습니다. 


2020년 2월부터 6월까지는 개소세 1.5%로 더 내렸고 7월부터는 다시 3.5%로 조정됐습니다. 개소세 인하 혜택은 다음달까지만 지속되고 내년부터는 다시 5%로 복귀하게 됩니다. 


빠른 출고, 연내 출고를 보장하는 르노삼성. 사진/네이버 화면 캡쳐


서론이 길었습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11월 할인 프로모션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이달 SM6, QM6, XM3 등 자사 주력 차종을 계약하면 고객들이 개소세 인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연내 출고를 약속한다는 내용입니다. ‘개소세’, ‘연내 출고’라는 키워드(?)가 눈에 띕니다. 


김태준 르노삼성 영업마케팅본부장은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반도체 부족으로 아직까지 차량 출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르노삼성의 경우 르노그룹의 부품 지원으로 내수 물량에 대해 부품 안정화를 이뤄 기존 고객은 물론 11월 신규 구매 고객들에게도 연내 출고를 약속할 수 있게 됐다.


르노삼성은 2022년형 SM6 등 11월 주요 차종 계약 고객에 개소세 인하혜택를 받을 수 있도록 연내 출고를 약속했다. 사진/marseilleu 


르노삼성에 따르면 QM6 구매 시 출고까지 3~5일, SM6와 XM3는 선택 사양에 따라 일주일에서 한 달 정도 소요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12월은 몰라도 11월 구매고객까지는 연내 출고, 개소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개소세 혜택이 ‘별 것 아니다’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2022년형 SM6 TCe 300 프리미에르 트림은 개소세 5% 기준 3450만원이지만 3.5%면 3387만원으로 63만원이 내려갑니다. 


르노삼성의 올해 실적을 보면 1~10월 내수 판매는 4만7805대로 전년동기(8만722대)보다 40.8%나 감소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수출은 5만4374대로 196.2%나 증가했죠. 특히 XM3가 올 하반기 유럽수출 지역을 대폭 확대하면서 4만2600대가 수출됐습니다.


개소세 5%와 3.5%의 차이는 은근히(?) 크다. 사진/르노삼성 홈페이지 캡쳐


수출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지만 내수는 부진의 늪에 빠졌습니다. 거기에 신차가 없어 판매 모멘텀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현대차, 기아는 물론이고 쌍용차, 한국GM이 반도체 수급문제로 미출고 물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상황에 처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라인업에서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할인 프로모션은 물론 연내 출고, 개소세 혜택 등의 틈새전략을 구사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다른 4개사에 비해 르노삼성은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 이렇게 판매촉진을 위한 시도를 하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르노삼성은 코세페에서 2021년형 SM6 현금 구매 시 200만원 할인혜택을 제공합니다. 여기에 2020년 생산된 SM6는 최대 100만원이 추가 할인되고 7년 이상 노후차량 보유 시 20만원이 또 할인됩니다. 최대 할인 폭은 320만원까지 늘어나게 됩니다. 


XM3 수출은 잘되고 있는데 내수가 부진한 상황이다. 사진/marseilleu


생각해보니 르노삼성은 다른 업체와 달리 차별화 전략을 구사한 적이 있었습니다. 2019년 6월 QM6의 부분변경 모델인 ‘더 뉴 QM6’를 출시하면서 LPG 모델인 QM6 LPe를 추가했습니다. 


당시 국내 중형 SUV에서 LPG 모델은 QM6가 유일했습니다. 요즘은 쏘렌토 하이브리드, 싼타페 하이브리드 등 중형 SUV에서도 하이브리드 모델이 나오면서 각광을 덜 받고 있지만 QM6 LPe 모델은 친환경성, 낮은 연료비용으로 한동안 르노삼성의 효자 차종이었죠. 


QM6 LPe 모델을 시승하며 촬영. 사진/marseilleu


또한 2022년형 SM6가 나오기 전까지 SM6에 한해 프리 업그레이드 프로그램도 시행했습니다. 명칭에서 뜻을 쉽게 유추할 수 있는데 고객이 선택한 트림보다 한 단계 상위 트림의 차량을 제공한다는 의미죠. 


민약 고객이 SM6 TCe 260 LE 트림을 선택한 경우 LE 기본사양에 운전석/동승석 파워 및 통풍 시트, 10.25인치 컬러 TFT LED 클러스터, 긴급제동 보조 및 차간거리 경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이 포함된 RE 트림 모델이 전달됩니다. LE트림 시작가격은 2896만원, RE트림은 3112만원이었으니 고객은 216만원의 가격인하 혜택을 받았죠. 


르노삼성의 틈새전략은 어떤 의미에서 판매 회복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이라고 판단되고, 어떤 성과를 거둘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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