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업계가 '반격'에 성공할 수 있을까?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는 곳이 어디냐?” 라고 질문을 받는다면 대부분은 ‘테슬라’를 지목할 것입니다. ‘전기차=테슬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죠. 테슬라는 한때 이른바 ‘생산지옥’에 빠지면서 존립이 위태로운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버티지 못했다면 지금의 테슬라는 없었겠죠.
당시를 회상하면 ‘그때 그랬었나’ 할 정도로 격세지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몇년간 전기차 분야 화두 중 하나는 이것입니다. ‘기존 전통 자동차 메이커들이 테슬라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인가?’
여기에는 상반된 전망들이 나옵니다. 기존 자동차 업체들이 제대로 마음먹고 전기차 분야 투자에 나서면 금방 따라잡을 수 있다는 예상이 있습니다. 반면, 테슬라가 워낙 앞서있기 때문에 기존 업체들이 추격하기 어려울 거라는 예측도 있구요.
어쨌든 전기차 시대가 다가오면서 기존 업체들도 적극적인 전기차 투자에 나서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을 제외한다면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브랜드 3사가 눈에 띕니다. 이들 3사는 오는 25일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전기차 신차 등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저는 23일 인천 영종도 BMW드라아빙센터에서 열린 ‘The Ultimate i Day’에 참석했습니다. 그날 BMW의 플래그십 순수 전기차 ‘THE iX’와 ‘X3’ 기반의 순수전기 SAV인 ‘뉴 iX3’, 순수전기 4-도어 쿠페 ‘i4’ 등 전기차를 공개했습니다.
이 중 iX와 뉴 iX3는 최근 국내 출시가 됐고 i4는 내년 1분기 출시 예정입니다. iX는 ‘iX xDrive40’과 ‘iX xDrive50’ 두 종류로 시판됐는데 가격은 각각 1억2260만원, 1억4630만원입니다.
iX에는 BMW의 최신 전기화 드라이브 트레인인 5세대 ‘eDrive’가 탑재됐으며, 2개의 모터는 가속 페달을 조작하는 즉시 최대토크를 발휘합니다. 특히 iX xDrive50의 최고출력은 523마력,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6초가 소요됩니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iX xDrive50이 447km, iX xDrive40이 313km다.
이날 행사에서 BMW코리아 관계자는
iX는 국내 전기차 시장의 프리미엄 럭셔리 세그먼트를 여는 첫 번째 모델이다. i4까지 가세하면 순수전기차 풀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iX와 i4의 사전계약 대수는 각각 2천대가 넘어서 합치면 4100대 정도 된다
고 밝혔습니다. (이날 iX 시승행사도 진행됐는데, 이건 나중에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i4의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1억원이 넘는 전기차 사전계약 대수가 2000대를 넘는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벤츠도 지난해 EQC를 시작으로 전기차 라인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벤츠는 이번 서울모빌리티쇼에서 브랜드 최초의 럭셔리 전기 세단 ‘더 뉴 EQS(The new EQS)’를 포함한 2종의 모델을 국내 최초로 공개하고 3종의 모델을 아시아 최초로 공개할 예정입니다.
지난 7월 출시된 전기 콤팩트 SUV인 ‘EQA’도 전시되며, 벤츠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MBUX 하이퍼스크린’도 소개한다고 합니다.
벤츠는 EQC, EQA에 이어 EQS까지 확장했는데, 국내에는 우선 ‘EQS 450+ AMG 라인’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가격은 무려 1억7700만원입니다. 벤츠가 자체 개발한 전기차 전용 모듈형 아키텍처가 최초로 EQS에 적용됐습니다. 절제된 라인과 이음새를 줄인 심리스(seamless) 디자인이 멋집니다.
EQS 450+ AMG 라인은 107.8kWh 배터리 및 배터리 관리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1회 충전 시 최대 478km(환경부 기준) 주행이 가능합니다. WLTP 기준이었다면 국내에서 인증받을 경우 상당히 감소했을텐데, 국내 기준이기 때문에 이 정도면 우수한 수치입니다.
아울러 급속 충전기로 최대 200kW까지 충전을 지원하며,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데 약 30분이 소요됩니다.
아우디도 서울모빌리티쇼에서 Q4 e-트론을 국내 최초로 소개합니다. 제가 2주전 1박2일 일정으로 열린 아우디 미디어 행사에서 Q4 e-트론의 모습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저녁식사 시간에 제프 매너링 아우디코리아 대표님은
오늘 Q4 e-트론의 모습을 다들 보셨을텐데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궁금하다. 경쟁모델로는 현대차 ‘아이오닉5’, 제네시스 ‘GV60’를 꼽을 수 있다. 다들 Q4 e-트론의 가격이 궁금하겠지만 지금 밝힐수는 없고 서울모빌리티쇼에소 공개할 것
이라고 발언했습니다.
Q4 e-트론은 55kWh 및 82kWh 배터리 등 총 2가지 배터리와 엔트리급 버전, 미드 레인지 버전, 최상위 모델 등 3가지 구동 버전으로 구성됐습니다. Q4 35 e-트론에 장착된 소형 배터리 에너지 용량은 55kWh이며, Q4 40 e-트론에 탑재된 배터리 용량은 82kWh입니다.
아우디 Q4 40 e-트론은 전기모터 2개가 장착돼 전기 사륜구동을 지원합니다. 220kW의 최대 출력을 제공하며,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6.2초, 1회 충전으로 WLTP 기준 최대 520km를 주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아우디는 고성능 전기차인 ‘e-트론 GT’와 ‘RS e-트론 GT’를 연내 국내 출시한다는 계힉입니다. 특히 RS e-트론 GT의 경우 최고출력은 598마력, 최대토크는 84.7kg.m에 달합니다. 제로백은 3.6초, 부스트 모드에서는 3.3초에 불과한데 슬라럼 테스트 체험에서 가속성능을 체감했었습니다.
테슬라가 전기차 분야에서 단연 앞서나가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도 그렇고, 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브랜드 3개사도 놀고 있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테슬라에 뒤쳐진 격차를 만회하고 싶을 겁니다.
獨 3사의 전기차 신차를 봐도 고급, 럭셔리, 고성능에 방점이 찍혀 있습니다. 업체들마다 자신들의 차별화 포인트를 갖고 전기차 분야 전쟁에 뛰어들었는데 과연 판도가 어떻게 될지 궁금합니다. 과연 기존 업체들은 테슬라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