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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seilleu Dec 03. 2021

그랜저, 반도체 수급난에 5년연속 10만대 깨지나

어느덧 2021년도 12월 마지막달이 되었습니다. 어제 새해가 밝은 것 같았는데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가네요. 자동차 분야에서도 1~11월 통계가 나오고 있는데 제 관심사 중 하나는 올해 국내 판매 상위권 판도였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랜저를 좋아합니다. 1990년대 어렸을 적 그랜저는 선망의 車였고, 성공의 상징이기도 했습니다. 지금이야 그랜저가 대중적인 차량이 되었지만 당시에는 벤츠 ‘S클래스’ 정도의 위상으로 기억합니다. 


최근 통계를 보니 그랜저는 올해 1~11월 8만1344대가 판매됐습니다. 그랜저는 2016년 11월 6세대 신형 모델이 나온 후 2017년부터 매년 10만대가 넘는 판매실적을 기록하면서 그야말로 질주를 하고 있습니다. 


어느덧 그랜저의 괴상한 전면그릴 디자인도 적응되어 갑니다. 사진/현대차


예전에는 쏘나타, 또는 아반떼가 국민車였는데, 이때를 기점으로 바뀌게 됩니다. 그랜저는 2017년 13만2080대, 2018년 11만3101대, 2019년 10만3349대, 2020년 14만5463대로 4년연속 10만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지난해는 역대 최다판매 기록을 세우면서 2위권과도 압도적인 차이를 보였구요. 


올해는 10만대를 넘기가 사실상 힘들어졌습니다. 10만대를 넘으려면 12월에 1만8656대 이상을 판매해야 하는데 이건 뭐 불가능하죠. 아쉽게 5년연속 10만대 클럽 가입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5년연속 베스트셀링카 달성은 확실시 됩니다. 기아 카니발(6만7884대), 쏘렌토(6만4373대), 현대차 아반떼(6만4081대), 쏘나타(5만7073대), 기아 K5(5만4907대) 등을 여유있게 앞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랜저의 강세와 더불어 카니발, 쏘렌토의 기아 SUV 라인 판매가 돋보였네요. 게다가 쏘나타가 K5를 넘어선 점도 의외입니다. 


그랜저의 내부 모습. 사진/현대차


그랜저의 부진(?) 이유로는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생산차질을 꼽고 싶습니다. 올해 전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공급문제가 지속됐는데 그랜저도 타격을 입은 것이죠. 


그랜저는 아산공장에서 생산됩니다. 올해 공시를 살펴보니 ▲4월12~13일 ▲4월19~20일 ▲5월24~26일 ▲6월16일 ▲9월9일 ▲9월15~17일 등 6차례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차질’을 사유로 공장가동을 중단했습니다. 


최근 입수(?)한 자료를 보니 그랜저의 출고 대기기간은 하이브리드 4~5개월, 2.5 가솔린 3~4개월, 3.3 가솔린 7~9주입니다. 이를 감안하면 그랜저의 인기가 떨어진 것보다는 생산차질로 인한 출고 지연의 요인이 더욱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랜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 모습. 사진/현대차


7월13일부터 8월6일까지는 아이오닉6 등 향후 전기차 생산을 위한 라인공사를 이유로 가동을 멈췄구요. 이때문에 그랜저는 8월 3685대, 9월 3216대 등 3000여대에 그쳤습니다. 이 기간의 부진이 아니었다면 올해 10만대를 넘었을수도 있습니다. 10월에는 9448대가 판매됐는데 11월 6918대에 불과하면서 10만대 돌파 가능성은 사라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글을 쓰다보니 현대차가 올해 5월 그랜저에 스페셜 트림 ‘르블랑(Le Blanc)’을 출시한 게 떠올랐습니다. 그랜저의 인기요인으로는 쏘나타, K5, SM6, 말리부 등 중형 세단과 가격차이가 크지 않으면서 준대형 세단을 탈 수 있다는 게 많이 작용했죠. 저도 그래서 중형 세단 구매를 검토하다가 그랜저를 계약하려고 했었습니다. 


르블랑 오너 얘기를 들어보니 가성비 면에서 만족스럽다고 합니다. 게다가 르블랑은 베이지 시트에 블랙 컬러 조합이 특징이기도 합니다. 하여튼 4000만원 이내의 금액에서는 그랜저의 가격경쟁력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르블랑의 내부 모습. 사진/현대차


저는 개인적으로 그랜저의 베이지 시트가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르블랑의 인테리어를 보고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르블랑 내부가 좀 더 흑백 대비도 강렬하고 깔끔해 보입니다. 


기아 K8의 등장은 그랜저 판매의 큰 변수가 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K8은 올해 11월까지 4만2730대가 판매됐습니다. 지난해 K7 시절에 3만9051대보다 9.4% 증가한 실적입니다. 자동차 기자 중에서는 그랜저보다 K8이 낫다는 분도 많았는데 판매량에서는 2배 가량 차이가 납니다. 


그랜저는 2016년 6세대 신형 모델과 2019년 페이스리프트로 엄청난 전성기를 구가했습니다. 과연 내년 그랜저 풀체인지 모델이 출시되면 자동차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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