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사기도 힘들고, 중고차 가격도 올라가고...
지난번 포스팅에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생산 차질로 일부 인기 차종은 출고 대기기간이 1년이 넘는다는 내용을 포스팅했습니다.
(“롤렉스·에르메스도 아닌데”, 1년 웨이팅 필요한 신차 https://brunch.co.kr/@marseilleu/347)
이번에는 그 연장선상으로 일부 인기 중고차는 신차보다 높은 가격이 형성된다는 내용을 다루려고 합니다.
차량용 거래 플랫폼 엔카닷컴에 들어가봐서 정말로 신차-중고차 가격역전 현상이 있는지 봤습니다.
제가 본 매물은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차량이었습니다. 2021년 7월식 9453km를 주행한 차량이었고 가격은 4790만원이었습니다.
이 매물은 크렐 프리미엄 사운드(65만원), 7인승(70만원), 드라이브 와이즈(90만원), 스마트 커넥트(90만원) 등 315만원 상당의 옵션이 장착됐습니다. 쏘렌토 하브 그래비티 신차 가격은 4320만원입니다. 아까 언급했던 옵션 금액을 더하면 4635만원이죠. 1만km 가깝게 주행했는데 오히려 중고차 가격이 신차 가격을 넘어섭니다.
현대차 투싼 모델 매물도 몇 대 살펴봤습니다. 그 중 가솔린 1.6터보 4WD 인스퍼레이션 매물은 3630만원이네요. 2020년 10월식에 7243km를 주행했습니다. 빌트인 캠(59만원), 파노라마 선루프(113만원), 플래티넘Ⅲ(128만원) 등 300만원 상당의 옵션이 적용됐습니다.
투싼 1.6 인스퍼레이션 가격은 3155만원이고 가솔린 모델에 HTRAC을 적용하려면 200만원이 듭니다. 여기에 아까 300만원 옵션을 고려하면 3655만원입니다. 7000km를 넘게 탔는데 신차 가격과 비슷합니다.
테슬라의 경우에는 모델3 롱레인지나 모델Y 스탠다드 레인지 등이 판매중지되면서 중고가가 확 뛰어올랐습니다. 엔카닷컴에 등록된 2021년 8월식 9329km를 주행한 모델3 가격은 7099만원입니다.
모델3는 올해 8월쯤 물량부족을 이유로 판매가 중단되어 내년이 되어야 주문이 가능합니다.(솔직히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판매중단 전 모델3 롱레인지 가격은 5999만원이었습니다. 레드 컬러 옵션(257만원)을 적용하면 6256만원입니다.
중고가가 신차보다 800만원가량 높습니다. 무슨 명품백도 아닌데 수백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습니다. 신차 구매하기도 어렵지만 중고차도 비싸지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카테크’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어려워지니 신차 출고 대기기간도 길어지고 신차 가격이 올라가니까 3년 이내 중고차의 수요가 늘어납니다. 그러니까 중고가도 상승하는 악순환이 이뤄지는 구조입니다.
저번글에서 살펴봤듯 기아 쏘렌토 하브, EV6 등은 13개월, 제네시스 GV60은 1년 정도 기다려야 할 정도죠. 또한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을 못가는 것도 있고 자기만의 공간을 확보하려는 심리가 작용해 자동차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자료를 보니 신차, 중고차 가격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자료의 내용을 일부 언급하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계 각국에서 인기 차종 신차와 중고차의 가격이 급등하는 추세다. 특히 출고 수개월 이내 중고차는 신차 수요를 흡수해 신차보다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1차 공급난, 올해 중순 2차 공급난 여파로 반도체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면서 자동차 가격상승 압력이 단기에 해소되기 어렵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신차, 중고차 할 것 없이 자동차를 구입하기에 유리한 분위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차를 구매하기 힘든 시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