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네시스 G90 미디어 이벤트에 참석했습니다. 이곳은 처음 가봤는데 매우 멀었습니다. 무려 신분당선 마지막에서 두 번째 역인 광교중앙역까지 가야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는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네시스 수지까지 신형 G90 뒷좌석 체험을 해보는 것은 물론 G90 언베일링 및 발표, 시승행사까지 패키지로 이어졌습니다. (관련 내용은 다음주쯤 포스팅 하겠습니다.)
제가 자동차 분야를 처음 담당한 2018년 초만 해도 제네시스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습니다. 해외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입지가 거의 없다시피 했고 국내에서도 판매량이 저조한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신차 발표와 이후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서 제네시스의 자신감이 느껴졌습니다. 장재훈 제네시스 사장은 이날 발표회에서
제네시스는 지난해 글로벌 연간 판매 20만대 돌파와 글로벌 럭셔리 마켓 톱10에 진입했으며, 2년 연속 국내 고급차 판매 1위에 올랐다. 혼다 아큐라나 인피니티는 저희가 이미 넘어섰다고 보고 있다. 내연기관으로 봤을 때 경쟁 3사(벤츠·BMW·아우디) 대비 90~95%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고 본다.
아무래도 2020년을 기점으로 판매량도 늘고 해외 매체에서의 호평도 많아지면서 과감하게(?) 발표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네시스는 2015년 브랜드 출범 이후 2016년 5만7451대, 2017년 7만8589대, 2018년 8만5389대, 2019년 7만7135대로 5만~8만대 선에 그쳤습니다. 그러나 2020년에는 13만2450대로 2배 가까이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잠정 기준 20만1025대로 20만대를 돌파했습니다.
국내에서는 2016년 6만6278대, 2017년 5만6616대, 2018년 6만1345대, 2019년 5만5801대로 5만~6만대 수준입니다. 그러나 2020년에는 10만8384대, 2021년에는 13만8756대가 판매됐습니다. 국내, 해외 모두 2020년을 기점으로 판매량이 늘어났고, 해외 비중이 상승하는 점을 볼 수 있습니다.
제가 2020년을 강조하는 이유는 2020년 1월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로 GV80이 출시됐고, 3월에 신형 G80이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12월에는 GV70까지 추가됐습니다.
과거에는 G70, G80, G90의 세단 라인업만 있었지만 SUV 라인업이 없다는 한계가 명확했죠. 게다가 렉서스처럼 프리미엄 브랜드를 해외에 구축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다가 GV70, GV80으로 SUV 라인업이 갖춰졌고 지난해 하반기 G80 전동화 모델, 브랜드 첫 전기차 GV60까지 가세하면서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졌습니다.
GV80는 2020년 3만4217대, 2021년 2만4591대가 팔렸습니다. G80는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등이 각축을 벌이는 시장에서 2020년 5만6150대, 2021년 5만9463대의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GV70는 지난해 4만994대가 판매됐고, GV60도 올해 판매량이 본격 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제네시스는 올해 글로벌 판매목표에 대한 질문에 “21만5000대에서 22만대 정도로 보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제가 봤을 때 제네시스가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내 시장에서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어 해외 시장에서 늘려야 합니다.
여기에 대해 장재훈 사장은 “미국은 물론 중국, 유럽 시장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유럽과 중국은 제네시스가 지난해 공식 진출을 선언한 지역입니다. 올해는 다른 지역 확장보다는 이미 진출한 지역에 집중을 하면서 내실을 기해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특히 유럽의 경우에는 ‘자동차의 본고장’이기 때문에 상징성도 높고 제네시스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정받으려면 유럽에서의 성공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도 자동차 최대 시장이라 포기할 수 없는 곳이구요.
제네시스는 올해 신형 G90, GV70 전동화 모델 등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또한 전기차 비중을 높이면서 전동화 흐름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입니다. G90를 타보면서 제네시스의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생각을 받았는데, 제네시스가 올해도 국내외에서 판매 질주를 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