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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seilleu Oct 20. 2015


시험기간 '벼락치기'를 회상하며...

평소에 좀 열심히 할 걸

아마 지금쯤 대학생들은 중간고사 시험 기간일 것이다. 나도 어느덧 중간고사, 기말고사 같은 정기적인 시험을 볼 시기는 지났는데, 그때를 회상해보면 '좀 더 열심히 공부할 걸' 하는 후회가 남기도 한다. 

현재 대학생들은 시험과의 싸움, 자기 자신과의 싸움, 잠과 피로와의 싸움을 하고 있을 것이다. 


중학생, 고등학생 때도 그렇고 대학생 때도 나는 이른바 '벼락차기'를 했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충실하게 시험을 준비한 적은 정말 '가뭄에 콩 나듯', 한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에 불과했다. 


늘 부족한 시간, 잠을 참아가면서 벼락치기를 할 때면 '내가 왜 평소에 공부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많이 들었다. 중학생, 고등학생 때에 비해 대학 공부는 양이 방대해 벼락치기 하기 더 어려웠다. 중간고사 때 후회해놓고, 기말고사 때 또 후회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기도 했다. 


벼락치기라도 하면서 어느 정도 내용이 파악되고 조금씩 시험준비의 완성도가 높아지면 다행인데, 그렇지 않을 경우 정말 문제가 생기게 된다. 그야말로 시험 망하는 것이다.

 

사진출처 : 오마이뉴스


시험기간이 다가오면 도서관 자리를 맡기도 힘들다. 대학 신입생 시절 때는 지금과 같은 전자시스템이 아니어서 한 명이 가방 들고 자리 몇 개 맡아 오는 편법이 성행하기도 했었다. 이로 인해 이런저런 분쟁도 많았었다. 


사람이 많아서 그런가, 도서관은 북적거리고 공기도 좀 탁해진 것 같고, 분위기 자체가 답답하고 숨 막히기도 했다. 시험이 주는 스트레스 때문인가 사람들이 굉장히 민감해져 있다. 그래서 학교 커뮤니티에서도 도서관 예절과 관련한 논쟁이 많아지기도 했다. 


밤을 새고 동이 트는 아침에 노천에서 컵라면을 먹으면서 심신에 휴식을 주기도 했다. 

 

단기간에 벼락치기를 하다 보면 체력과 정신력 모두 현저하게  떨어진 데다가, 머리가 띵하면서 더 이상 새로운 지식을 거부하기도 한다. 거기다가 만약 하루에 3과목 정도 시험을 보면 준비도 힘들고 시험 보는 것도 힘든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그래서 수강시간표를 짤 때 이런 점도 감안을 해야 한다.)


그나마 최악의 상황을 위해 벼락치기를 하면서 집에 통학하는 시간도 아끼려고 자취하는 선배 집에 시험기간 합숙(?)을 하기도 했었다. 


사진출처 : 스포츠조선



지금 생각해보면 시험공부 했던 것도 추억이다. 독일어 문학시험 볼 때는 해석문제가 나오는데, 시간이 없으니 해석을 외우고 부분 부분 특정 독일어 키워드만 공부해서 해석을 끼워 맞추기도 했다. 


법학 과목을 준비할 때는(나는 법학 부전공자다) 예상 답안지를 만들고 외우는데, 가끔 너무 외워지지 않으면 도서관을 나와 운동장에 나가서 발음을 하면서 암기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른바 '벼락치기'는 시험 볼 때만 한 게 아닌  듯하다. 리포트 제출할 때도 늘 평소에 놀다가 막판 시간에 몰려서 급조(急造)하기를 밥 먹듯 했고, 대학을 졸업하고 기자생활을 하고 있는 지금은 마감이라는 거대한 장벽 앞에 벼락치기를 시전하기도 한다. 


일간지로 오니까 더더욱 마감이라는 데드라인을 자주 맞닥뜨리게 된다. 아 정말 평소에 준비했으면 벼락치기를 할 이유가 없고, 좀 더 여유 있게 하면서 더 좋은 결과를 도출할텐데, 늘 후회하고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어쩌다 한 두번 벼락치기를 해야 하는데, 어쩌다 한 두번 충실하게 준비를 한 게 아쉽다. '수상한 그녀' 처럼 대학생으로 다시 돌아가면 잘 할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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