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arseilleu Jan 06. 2016

<멕베스> 큰 책임에 맞는 그릇을 갖춰야...

얼마 전 영화 <멕베스>를 봤다. 워낙에 유명한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데, 영화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건 바로 자리에 맞는 준비와 역량이 갖춰져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릇이 모자란 자가 큰 직책을 얻게 되면 다수가 고통을 당한다는 것이다. 


영화 주인공은 뛰어난 무력과 용맹함으로 어려운 전투에서도 승리를 이끄는 역할을 한다. 그야말로 뛰어난 애국자이자 믿을만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마녀들의 예언, 주위의 부추김으로 인해 왕을 죽이고 왕위에 오르면서 급격하게 초심을 잃게 된다. 왕이 되기 전에는 자신을 파멸로 몰고 가는 욕심은 없었는데 말이다. 


왕좌를 지키겠다는 욕심에 폭정을 저지르고, 민심을 잃으면서 결국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했다. 한편으로는 주인공인 멕베스가 용감한 장군은 될 수 있었지만 왕이 되기에는 그릇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전문성이 없는 데도, 직원들을 이끌만한 리더십이 없는데도, 인성이나 평판이 부족함에도 낙하산 등 다른 요인으로 그릇 이상의 직책을 맡는 경우를 본다. 또한 이 같은 현상은 비단  사회뿐만이 아니라 국가에서도 마찬가지다. 


분명 십중팔구, 그 사람들은 능력이 뛰어난 부하들을 보면 자신의 위치를 위협할까봐 모함하고, 잘 알지도 못하는데 성과를 내야 하다 보니까 무리하게 쪼아된다. 자신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 능력이 부족한 자기 사람을 심고, 조직 내 파열음이 점차 커지게 된다. 그러면서 이같은 상황을 견디지 못한 유능한 사람부터 탈출을 시도한다.


내 지인의 경우 위의 사례와 비슷한 상황에 처했는데, 직원들이 부서장의 전횡을 견디다 못해 대거 그만두려고 하니까 사표를 받지 않으려고 하거나 끝까지 붙잡으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이유가 조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윗선에서 직원 이탈의 책임을 자신에게 물을 것을  우려해서 하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하긴 나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


또한 책임을 면피하기 위해 그 부서장은 낙하산들을 시켜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등 상식 이하의 행동을 하고 있다는데, 이미 그 부서장에 대한 소문이 좋지 않아 아무도 그 부서에 가려고도 하지 않고, 그의 입지마저 위태롭다고 한다. 아마도 그의 결말은 멕베스와 같이 좋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에서는 멕베스의 공포정치로 신하들은 물론 백성들마저 큰 고초를 겪지만 새로운 세력이 등장하면서 응징을 하게 된다. 어쨌든 멕베스 이후의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어떨까. 몰락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조직에 큰 상처를 남기면서 정작 자신은 승승장구하고, 더 높은 자리를 위한 스펙을 쌓는 과정이 되는 케이스도 많다. 


<멕베스> 작품은 셰익스피어 작품 중 비극으로 분류되지만, 한편으로는 희망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희극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현실에서는 어떨까 하는 생각이 내 머리 속을 맴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남은자들의 화해와 치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