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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seilleu Feb 14. 2016

서비스 직원의 고충이 느껴졌다.

얼마 전 노트북 수리를 위해 모 회사 서비스센터를 방문했다. 매장은 건물 3층에 위치해 있었는데 입구를 통과하면서부터 직원들이 친절하게 응대를 하는 것이다.


수리를 담당한 분은 수리를 마친 후 나에게 자신의 명함과 함께 '고객 만족도 카드'를 건네면서 작성을 부탁했다. 나는 전반적인 응대와 수리 서비스에 만족해서(비용은 좀 들었지만) 높은 점수를 체크해서 카드함에 넣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난 주말 저녁에 전화가 오는 것이다. 


그 직원은 '수리된 상태에 만족을 하시는지', '혹시 불편한 점은 없는지' 등에 대해 너무나 공손한 말투로 물어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혹시 회사에서 전화가 오면 "잘 말씀 좀 해달라"는 얘기까지 하는 것이다. 


사진출처 : http://ulsannuri.tistory.com/2698


어떻게 보면 노트북을 수리하러 서비스센터에 갔고 수리를 받은 아주 간단한 일이다. 그런데 나는 이 프로세스를 보면서 고객 서비스를 담당하는 직원들의 고충이 느껴졌다. 


업계 내 경쟁이 치열하면서 '고객만족'이라는 개념이 중요해졌다. 특히 서비스센터는 고객과의 점점에 있어 최일선에 있는 곳이다. 제품에 문제가 있어 찾아온 고객들은 수리가 제대로 되지 않거나 응대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앞으로 그 회사의 제품을 사지 않을 확률이 높다. 


더 나아가 해당 회사에 대한 좋지 않은 입소문이 퍼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에서는 '고객만족'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고, 직원평가에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내가 무슨 대단한 사람이 아님에도, 주말 저녁 시간에 나한테 전화를 해서 수리한 후 제품에 이상이 없는지, 응대에 무슨 문제가 없었는지, 그리고 회사에서 확인전화가 오면 좋게 말해달라고 한 것이다.


그렇게 해야 하는 상황이 이해가 갔고, 삶의 무게가 느껴졌다.


사진출처 : www.koju.co.k


내가 과거 시중 은행을 담당했을 때다. 외국계 은행을 제외하고 우리가 알만한 은행들은 본사에 기자실이 있다. 


간혹 나는 지인들에게 기자실을 가면서 안내 데스크에 있는 여직원들의 과잉친절에 민망할 때가 있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내가 무슨 은행장도 아니고, 그들이 고객친절 서비스를 위해 자신을 너무 낮추는 상황이 안타깝기도 하고 부담감이 느껴질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분들도 좋아서 하는 것이 아니며, 친절 서비스를 이른바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시시각각 평가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A은행 관계자한테  물어보니 안내데스크는 정규직원 보다는 계약직이 많다고 한다.) 


또한 역시 고객응대의 최일선에 있다 보니 때로는 사람들의 고성, 항의에 노출돼있다고 한다. 


서비스 업종 종사자, 감정노동 종사자들의 삶의 무게, 부양해야 할 가족, 지속해야 할 커리어, 고과 평가 등등 나도 어느덧 이런 것들이 떠오르는 그런 나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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