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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seilleu Jul 30. 2016

영화 <비포 시리즈> 배우들도 나도 나이를 먹어 간다

팟캐스트를 하면서 어떤 영화를 다룰까 하다가 멤버들과 논의하다가 신작 영화가 마땅하지 않아 영화 <비포 시리즈>를 하기로 했다.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 <비포 미드나잇>으로 이어지는 시리즈를 다뤘는데, 주인공들의 과거 모습과 현재 모습이 떠오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비포 선라이즈는 1995년, 내가 중2때 개봉됐다. 나는 당시 이 영화를 보지 않았지만 메니아 층을 중심으로 화제가 됐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오스트리아 비엔나를 배경으로 한 영화 포스터도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영화는 9년 후 <비포 선셋>, 다시 9년이 지나 <비포 미드나잇>이 개봉됐는데, 세월에 따라 그들의 모습도 내 모습도 변했구나 하면서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가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미드나잇에서는 세월의 흔적이 확연하게 느껴졌다.


비포 선라이즈에서의 배우들의 전성기 시절 모습

정말 찬란하게 빛나는 젊음, 주름살 없는 청춘 남녀가 시간이 흘러 아저씨, 아줌마가 되고 현실에 찌들어 과거의 낭만은 온데간데 없이 엄청난 말싸움(?)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한편으로는 빛나는 청춘은 사그라들고 고된 현실만 남은 것 같아 서글픈 생각도 들었다. 하긴 생각해보니 중2였던 나도 지금 36세의 아재가 됐다.


나는 90년대에 비디오로 영화를 참 많이 봤다. 그런데 당시 전성기였던 배우들은 지금 나이가 들어 예전과 같은 모습들이 아니다. 아니, 지금도 활발히 활동하는 배우들도 몇 없다. 


언제나 젊을 것 같았던 톰 크루즈 형님도 요즘따라 부쩍 나이가 든 모습이고(물론 나이를 비교하면 엄청난 동안이지만) 성룡, 이연걸, 아놀드 슈워제너거 등 왕년의 액션스타들은 지금 액션을 할 수 없는 몸상태로 알고 있다. 

그나마 이들에 비해 젊은 세대라고 할 수 있는 브레드 피트나 맷 데이먼도 젊음 보다는 중년의 중후함이 서서히 느껴진다.


미드나잇에서의 그들의 모습. 선라이즈때하고는 차이가 있다. 한편으로는 슬프다.

시간이 흐르고 늙고, 일선 무대에서 물러나는 건 당연한 흐름이지만 그들도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구나, 나도 마찬가지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하긴 나하고 동년배라고 할 수 있는 HOT, SES, 핑클, 젝스키스 등을 보면 같이 나이를 먹는구나 하는 동질감이 들기도 한다. 


얼마 전 우연한 기회로 영화표를 얻게 되서 부모님을 드렸다. 영화 크리미널을 보셨다는데 케빈 코스트너, 게리 올드만, 토미 리 존스 등 90년대를 풍미했던 배우들이다. 이들을 보면서도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한편으로는 동양보다 서양인들의 노화가 더 빠른 것 같기도 하다. (저 배우들도 당시 정말 전성기적 잘나갔고 미남 배우 듣던 분들이다.)


다시 <비포 시리즈>로 돌아와서 9년씩 18년간 같은 감독과 주연 배우들이 3편을 찍은 영화가 있을 듯 싶다.


시간이 흐르면서 젊은 시절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로맨스는 30대 보다 성공과 실패를 겪으면서 성숙해졌고 40대에는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다. 나도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선라이즈의 로맨스 보다는 선셋에서의 현실과 낭만이 교차하는 게 더 좋게 느껴진다. (물론 작품 배경인 파리가 마음에 든 것도 있다.)


아직 나이 40도 안됐지만 시간이라는 건 정말 빨리 가는구나, 그건 배우들이나 다른 사람들을 통해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나도 언제나 중딩, 고딩, 대딩이고 20대이고, 30대 초반일 줄 알았는데...

그런데 이번에 이 시리즈 3작품을 보면서 왜 이 영화를 내가 지금에서야 봤는가, 왜 지금까지도 명작으로 거론되는지, 또 추억에 잠기게 하는 영화구나 알게 됐다.


선셋에서의 모습. 파리에 가보고 싶다. 영화에 나왔던 강, 카페, 서점 등

P.S

1.  이 영화는 시종일관 대화가 이어진다. 이성과 코드가 맞으면서 저렇게 대화하기란 쉽지 않다. 둘 다 언변이 좋았다.


2. 오스트리아 비엔나, 프랑스 파리, 그리스 펠로폰네소스 모두 멋진데 굳이 간다면 파리를 먼저 가고 싶다.


3. 3편을 다 다룬 팟캐스트 녹음했는데 시간 나실때 이 영화를 추억하고 싶을 때 한 번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http://www.podbbang.com/ch/11341?e=22028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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