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에 얽힌 에피소드
내 이름은 강/창/원/이다.
돌아가신 울아버지께서 지어주셨다.
어릴 때는 몰랐다.'창원'이라는 이름이 어떤지...
점차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어가며 커가면서 느낀 건....
"왜 하필 '창원'이라고 지으셨을까?
경상도에 창원이라는 도시 지명이 있어서
어쩌면 가벼운 놀림 정도는 당할 수 있는 것을 모르셨을까?".... 했다.
군대를 갔더니.. 자대에 배치받고 첫날..
이미 푸닥거리 한 따가리(?) 하고 저녁 점호시간 전에 청소하고 있는데....
제대 여섯 달 남은 '개느님'이 (아주 비슷한 말 : 'ㄱ ㅅ ㄲ'... 해석할 거라 믿음)...
"야!"
"이병! 강! 창! 원!!!"(관등성명)
"뭐? 강창원? 그럼 동생은 '강마산'이냐?"
(후~~~~ 나무아미타불 관셈보살.... 그때 그 G S ggi 나이는 나랑 동갑이었다..ㅡㅡ; )
머.. 하여튼..
초등학생 때부터 내 '이름'때문에 헷갈리던 것이 군대에 가서까지도 내 이름 가지고 놀고...
쫌 내 이름이 불만스러웠다.
이름 석자 중에 '석, 철, 식, 만... 이런 글자가 들어가서 수컷냄새 풀풀 풍기는 남자답고 거친 이름도 아니고..
그렇다고 여자이름도 아닌 약간 애매모호한 '중탕? 중성?' 그런 발음...
"아후~ " 맘에 안 들어..ㅠ.ㅠ 했다.
쫌 아까 초등학생 때 이름 헷갈렸단 얘기??
초등학생 때로 함 가볼까?
이제부터 1975년..
여기는 경안리 광주국민학교 1학년 2반 교실
그때가... 아마도... 내 기억에... 입학하고 반편성 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았을 거라고 그냥 그렇게 가정하자~!
(그거까지 기억하면 인간이 아니지.. 난 인간하고 싶오~)
국민학교 1학년인데 뭘 알겠나.. 훗날 장성하여 서울대학교 간 '원우' 빼고
(아! 농협에 있는 '옥래'도 포함할까?) 다들 그냥 영문도 모르고
"여긴 어디? 나는 누구?"
학교라는 곳을 처음 와서 신기하기도 하고 어벙벙하기도 하고... 그러고 있었을 코찔찔이들이었을 텐데..^^
(참고로 원우랑 옥래도 나랑 같이 1학년 2반)
담임선생님이 출석을 부르신단다
지금 생각하니...
아마 그때 울 담임선생님은.. 눈화장 아이라인을 되게 못 그렸던가 아이섀도를 떡칠을 한 거 아니었을까??
그래서 눈은 너구리처럼 짙고 어정쩡 중단발머리에 예쁘지 않은 목소리로..(한선옥 담임 선생님)
"지금부터 선생님이 출석을 부를 테니까 자기 이름 부르면 손을 번쩍 들고 크~게 "네~" 하는 거예요~~"
우리들 : "네~~~~~~~"
이후로 아이들 몇 명이 선생님 호명에 따라 잘도 대답을 했다..
이윽고...
선생님: "강창원"
두 명이 동시에 약간 시간차를 두고
"네!".." 네~~"
선생님: " 자.. 다시 다시~~~ 자기 이름 부르면 대답하는 거예요~~ 강창원~~"
"네!" " 네?~~"
아~글쎄~~ 어떤 녀석이 자꾸 나랑 똑같이 동시에 대답을 하는 거다 ㅡㅡ;
선생님이 나중에 나중에 그 이유를 파악하고 일러주었지만 (대답 순서를 알려준 것 같음)
그 녀석은 내가..., 또 나는 그 녀석이.. 선생님이 서로 자기 이름 부른 거라고
서로 출석 대답을 동시에 해댔다.(아마 한 달 이상 그랬을거다)
그때 출석부 이름은 가나다 순이 아니고 생일순이었나 보다
그 혼동의 원천?
그 녀석.. "강창환"이다
그랬다..
'창환'이도 1학년 2반 우리 반이었다
1학년때도.. 2학년때도.. 그리고 6학년때도..
6학년 때는 우리 둘 다 아이큐 200!! 더 이상 헷갈리지 알았지..^^
녀석은 국민학교를 같이 졸업하고 나서 미국 텍사스주로 이민 간 것으로 기억한다.
60회 졸업생 창환아 ~~
너랑 나랑 둘 다 이름이... 창원이가 창환이가 아닌 창안이... 창완이... 창언이..로 불리며 살았네~^^
요즘 어릴 적 친구들 이름 부르다 보니.. 문득 요 녀석도 궁금하고 그립네..
미국에서 잘살고 있는지.. 한국에 들어왔는지...
다시
"내 이름은 강창원이다"로 돌아가서..
그래도..
울 아버지께서 나를 '창원'이라고 이름 지어주셔서 그게 오히려 사람들에게 너무 잘 기억이 되어서 좋다
그리고.. 특히 지금은 우리 동창 친구들이 많이 기억해 줘서 감사하다.
요즘은 아니지만 한때 아주 가끔은.. 내 이름에 대해 생각을 해왔었다
이제는 그러지 않기로 한다.
어차피... 나의 이름이란 건.....
이름은... 내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기억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불러주는 거라서...
제일 좋은 선물이라서..
많이 불러 줘야 하지...
그러면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