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군대를 갔다

다양한 음악을 듣기 시작한 곳

by 마르쉘

군대 갔다!


(없는) 아들 말고...

나!

1990년 9월 10일.

23살 때의 가을날..

나는 군대를 갔다.


나의 군생활은....

아주 편하고 부유(?)했다.

(물론 자대배치받고 첫 6개월 동안은 아주 저급하고 일자무식하고 간교하기로 똘똘 뭉친 다섯 놈의 선임덕에

'이러다 누구 하나 죽지...' 싶을 정도의 생지옥의 고통을 겪었지만..)


TV 강철부대에 나오는 특수부대원?

장교?

정보요원?


아니다.


공익요원? 의경?


다 아니다.


대한민국 육군 병장으로 1993년 1월 20일 만기 전역했다.

주급 3억 원 받는 축구선수 손흥민처럼 군생활 때 좀 많이 여유롭고 부유했던 이유......

(궁금하면 따로 500원...)


여하튼,

군생활 30개월 중 지옥 같은 6개월을 제외한 남은 24개월은 아주 부유하고 럭셔리.(?)하고

편하게 지낸 까닭에..

그 당시에도 30만 원 정도 하던 일제상품 아이와(iwa) 카세트 플레이어를..(마이마이 같은)

무심코 하나 툭~사놓고는 수시로 자주 레코드가게에 드나들면서 수많은 카세트 테이프를 사서 들었었다.

(팝가수 앨범곡이나 팝송 모음집을...)


팝송얘기를 하자니.. 시간을 거슬러가야 할 것 같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J-pop(일본 팝)이 한국에서도 슬슬 인기가 오르고 늘 화재가 되고 있었지만

나는 J-pop에는 전~혀 관심 없었고 오로지 영어권 팝송을 고집했었다.


스무 살 되면서부터..FM 라디오 89.1..91.9 나 95.9.. 메가헤르츠..

김광한의 팝스 다이얼.. 김기덕의 두시에 데이트..

그리고 이종환의 밤의 디스크 쇼를 들으면서.. 팝송이 그냥 좋아졌던 것 같다.


산레모 가요제 입상곡들, 유로비전송 콘테스트 입상곡들, 한국인이 좋아하는 팝송 100곡,

방송 선곡 팝송 순위 100, 빌보드차트 100, 길(?) 보드차트 100, DJ 추천 팝베스트... 등등...

대부분 그런 노래들을 들었으니까...


30년 전쯤부터 들었던 노래들이.. 지금은 유명해진 좋은 노래들이 많다.

어쩌면.. 생소할 수도 있는 가수나 듀오, 또는 그룹의 좋은 노래를 가끔씩 소개하고

들려주고 싶을 때도 있지만... 말 그대로 생소하게 들릴 것 같아서...

좀... 아쉽다.



팝송 얘기하다가 좀 느닷없지만....

가끔은...

제임스라스트 악단이나 폴모리아 악단의 선율들.. 그리고 러닝타임 10분 이내의 리처드클레이더만이나

조지윈스턴의 피아노, 장클로드보레리의 잔잔한 트럼펫, 첼로곡.. 팬플룻연주곡.. 니꼴라드 앙젤리스,

그리고 크리스 스피어리스의 기타 연주 등등.. 뉴에이지 음악도 좋아했다.


왈츠나 폴카.. 또는 세레나데... 소나타.. 춤곡.. 협주곡.. 변주곡 등 세미클래식 장르를 듣다가도...

어떤 때는 또 독일 락밴드 그룹 '핼러윈'의 심플 단조로우며 파워풀한 일렉트릭 기타 연주와

보컬 '카이 한센'의 샤우팅에 푸~욱 빠져서 핼러윈 노래의 가사를 전부 외우고 안 올라가는 목소리로

따라 부르곤 했기도 했었다.


그러다가는 또... 쎄미클래식을 듣고 싶어지는 때가 있었고.... 샹송.. 칸쏘네.... 파두....

아주..... 종합적으로다가 내가 꼴/값/을 떨었던 것 같다.


그러게...? 그때 난 왜 그랬을까...

나조차.. 그 당시의 내 정신세계가 궁금하긴 하다..


이렇게.. 느닷없고 엉뚱하고 갑작스러운 회상을 하고 있는 새벽시간...

'앨버트 하몬드'의 노래를 잠시... 아주 작게 틀어 놓고 듣는다.


많이 들어본 익숙한 노래.. 거실에서.. 방 안에서 들으며

5분만 가만히 있어보는 것도 좋겠다.


이번 주 주말은 날씨가 좀 흐릴 거란다.

그래도 마음은 화창하게... 뭔가 좋은 일 생기는... 그런 주말 되었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동창회 가서 프랭크 시나트라의 'My Way'.. 이딴 거 부르면.... 어찌 될라나??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