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에 있던 재즈카페의 기억
나이트클럽은 아니고...
재즈카페 또는 재즈클럽이라고 해야겠다.
참 오래되었다.
2003년...~2006년... 어찌어찌하다가.. 재즈를 좀 좋아하게 되었을 무렵..
팀회식 겸해서 처음으로 갔었던 그곳.
청담동에 'Once in a blue moon'이 있다.
아니, 있었다.(행정구역상 위치가 압구정동이라고도 했다)
비록, 세 번 가봤지만.. 그곳에 갔을 때마다 꽤 괜찮은 곳이라 생각했었고.. 혼자 알고 있기엔 아까운...
그런 곳.
늘 재즈 뮤지션들이 매일 바뀌며 라이브 공연을 했고.. 실제로 적지 않은 재즈 뮤지션들이
데뷔 전에 활동하던 '재즈 사관학교' 같았던 곳...
배우들 입장으로 친다면 대학로 '학전' 소극장 격인 곳..
딩~똥 딩~피아노와 즈끄잭~ 즈끄잭~ 두꾸당~~ 하는 심벌즈 섞인 드럼소리..
그리고 스~쓰부~부쓰스스~~~~ 색소폰소리 ~
입 막은 트럼펫의 우왕~ 뿌우왕 소리~~
뿌듯뿌읏뿌~ 트롬본... 연주..
사람 키보다 더 커다란 '콘트라베이스'의 둥~둥~둥~둥~둥~둥~.... 소리 리듬과
보컬 재즈가수의 허스키한 음정이.. 때로는 가냘픈 목소리 가수의 노래가 어우러지는..
그런 재즈 라이브 공연을...
1층에 자리하면 커피 맥주 칵테일 위스키를 마시면서 가까이서 즐길 수 있고..
2층에 자리하면 칼질한 스테이크 한 점에 와인 한잔 마시며 파~~ 란 무대 재즈 공연을
내려다볼 수 있었던 곳이었다.
그런데 그곳이 지난 2020년 11월에 폐업을 했다는 것을 나는 5년이나 지난 오늘에서야 알게 되었다.
아쉽다.
오랫동안 너무 무관심했다.
그래도...이제서야 알았다는 무심했던 것과 'once in a blue moon'이라는 곳을 이제 다시는...
일부러라도 찾아갈 수 없게 되었다는 두 가지 현실이 모두 새삼 많이 안타깝고 너무 아쉽다.
강남역 뒤편 골목의 카페 겸 레스토랑 겸 재즈바였던 '위니바퍼'가 없어진 걸 알았을 때 보다도
아쉬움이 훨씬 더하다.
뭐.. 재즈를 좋아하든 안 하든 누구나.. 거기에 한 번쯤 가면.. 한 번쯤 데리고 가면..
늘상 접하던 카페나 익숙한 음악.. 그런 분위기가 아닌, 사뭇 새로운 느낌과 공기로
사뭇 달라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 심신을 달래며 충전할 수 있었던 그런 곳이었는데..
(좋은 사람들과 함께라면 더욱이...)
아마... 다시 한번 꼭... 나이 들어도 꼭 한번 가보려고 했던 마음에 내 안에 여태껏 잊지는 않고
자리하고 있었나 보다.
하기사..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내 이런 생각이 야무지기도 하다!
그곳이 폐업 않고 현재 운영 중이라고 해도.. 명색이 거기가 '강남'인데
60이 다 되어가는 노땅 나이에 가면 입구 컷.......... 당하려나???
슬프다.
세월이 가니 영원한 것이 없다.
좋았던 나이도..
좋았던 사람도..
좋았던 장소도..
기억.. 감정...
시간이 흐르면 서서히 줄어들고 사라진다.
뭐가 남을는지...
그러니 또 슬프다.
오늘...
바라볼 때마다 하늘이 재색빛이었다.
하루 종일 써늘해 보였다.
계절이 바뀌어가면 바람결에 섞인 계절특유의 공기의 내음이 콧속을 통해 우리의 뇌에 살짝 닿아서
잠자고 있던 옛 계절의 기억을 끄집어내나 보다.
오늘 냄새는 그래도... 겨울보다는 가을에 더 가까웠지만..
어둠이 완전히 내린 지금은...
검은색 그림물감으로 도시의 밤을 칠하고 아직 마르지도 않은 도화지 위에
파란 잉크 한 방울 떨어뜨리면...
화선지 위에 먹물 퍼지듯... 도시가 서서히 푸른빛으로 사르르 번져가는 듯한
그런 겨울 풍경같이 느껴진다.
겨울로 가고 있는 중이라 그렇게 느껴지나?
마치.... 꼭....
양손의 엄지 검지 손가락으로 사진 구도 잡듯이 사각 앵글을 만들어 도시에 갖다 대고 들여다보면....
그렇게 보일듯하다.
이제..
'원스 인어 블루문'은 없어졌고.. 나이도 들었으니....
꼭 가고 싶은... 익숙한.. 부담 없는.. 편안한 곳을 알고 싶다.(고향의 다방 같은)
나 같은 옛날 사람이 좋아할 만한 곳을... 발견하고.. 싶어 진다.
Julie London - Blue Mo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