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속에 '나'.. in Cafe & Coffee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도심다방의 둘둘셋(설탕 둘 프림 둘) 커피에 익숙해진 후 세상에서 내가 아는 커피는
'맥심'과 '초이스'가 전부였고 초이스 커피가 그래도 맥심보다는 조금 더 맛있는 커피라고 생각을 했었다.
맥심.. 초이스..
참 오래된 얘기다.
'가슴이 따뜻한 사람과 만나고 싶다'
이런 유명한 카피 문구에.. 배우 안성기 님이 모델이었던.. 동서식품의 맥심 커피 광고가 생각난다.
익숙한 샹송음악을 배경으로 했던 배우 윤석화 씨 모델의 맥심커피 광고도 기억난다.
네슬레의 테이스터 초이스 커피는 배우 '윤정' 님이 모델을 했었지 아마..
('애인 같은 아내' 였던가?? 그 카피도 생각남)
'커피'
기초화장인 파운데이션처럼 나 역시 '20대' 나이 때에는 광주의 '도심다방'과 성남 종합시장(중앙극장) 뒤편에
'명동의류'..'다운타운'..'빌리지'.. 같은 즐비한 옷가게들 옆으로 있던 '○○다방' (이름이 기억 안 남)에서
커피의 기반(?)을 잠시 잡기는 했었다.
'도심다방'
그래도 그때는 내가 너무 순진해서(지금도 순진함) 커피 한잔 사달라는 다방언니들이 늘 부담되고..
내가 노안이었는지... 그냥 하는 말인지..
"잘생긴 오빠..." 하면서 내 옆에 자꾸 들러붙어서 앉으려고 하면 두렵기(?)까지 했었지만....
달달한 둘둘셋 커피의 추억은 그때 생각날 때마다 새롭 기는 하다.
그리고..
커피 말고 카페...
누가 나에게 카페가 왜 좋으냐고 물으면 나는 영화 대사처럼 "카페를 좋아하는 데에
어떤 이유가 있어야 하는지..."라고 답해야 할런지도 모르겠다.
내가 20대였을 때는 카페가 다방보다도 더 음츠레한 조명과 테이블마다 칸막이가 있어서
밀어를 나누기에도 좋도록 그렇게 인테리어가 되어있는 곳이 많이 있었다.
(퇴폐적 카페 아님! 보통 일반 카페가 그랬음)
그런 분위기의 카페에서 DJ가 신청곡을 받아서 턴테이블에 LP 레코드판을 올리고
라붐 주제가 '리얼리티'나 '라스트크리스마스'..'솔저오브포춘' 같은 팝 음악도 틀어주곤 하던...
그런 카페가 많았다.
생각해 보면 나는 그런 '카페'라는 곳을 스물한 살 때부터 드나들며 좋아했던 것 같다.
아니, 좋아했다는 표현보다는 카페의 모든 요소요소에 빠져들기 시작한 것 아니었을까 싶다.
세월이 많이 지나고 시대가 빠르게 변하면서 그런 낭만 카페도 이젠 자취를 감췄다.
예전의 그런 "라때는~" 하고 운운할 적의 그런 카페도 나는 참 좋아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요즘 신문명(?) 속에서 활짝 핀 현대식 카페를 싫어하는 건 절대 아니라서
요즘의 모던한 카페에 가는 걸 나는 좋아한다.
카페에 가면 보이는 커다란 통유리창 카페에서만 들을 수 있는 카페다운 음악들..
카페에서만 나는 향기 카페에서 점원들의 블랙컬러 유니폼과 앞치마..
카페 테이블마다 놓여있는 머그컵들과 디저트..
커다란 메뉴판 보드와 진동벨..
카페 창밖으로 보이는 지나다니는 도시와 사람들..
아니면 그림 같은 강가나 먼 산.. 들녘 전망.. 풍경..
그리고...
그 속에 '나'.. in CAFE.
이런 모든 것들이 합성되어 있는 신문명 속 모던카페의 매력에 홀릭이 된 건지도 모른다.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탐앤탐스...
요즘 카페의 이런 풍경은 아주 익숙하게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지만..
그리고 그 자체가 하나의 '쉼'의 문화가 되었지만..
이런 카페를 보기 드물었고 모든 것이 다 낯설었던 때가 있었다.
기억난다...(에피소드 비슷한)
2001년인가.. 2002년인가 그즈음..
회사가 있던 삼성역 8번 출구 근처 대화 빌딩(구, 대화벤처플라자) 건물 옆에 좀 규모가 큰
커피숍이 하나 있었다.
커피숍 이기는 한데 엄청 낯설고 커피 주문하는 법도 이상해서 어떻게 주문하는 건지 방법도 잘 모르겠고.. 해서
우리 팀장이 어찌어찌 점원과 상의(?)하면서 주문을 했는데.. 커피를 종이컵 같은 데에다 덜렁 주고
그러고 마는 커피숍이었다.
그곳 간판이름이 스타벅스였는데 (그냥 커피숍이름)
그 스타벅스가...
지금의 이... 위~~ 대한 '스타벅스'였는 줄은 그때는 정말 꿈에도 몰랐었다.
나는.. 커피의 맛은 잘 몰라도 커피가 좋고 카페는 왠지 그냥 좋다.(술을 안 좋아해서 그런가?)
오래전이지만 정보통신과 소프트웨어 관련 웹진(webzine)을 발간하고
월간 뉴스레터를 제작, 유포하던 서른세 살의 '나'였을 때에도..
한 두 페이지 정도에는 분위기가 괜찮은 카페의 이야기와 커피 향의 이야기를 담을 고정 공간으로 할애하고
연간 기획 콘텐츠로 구성했을 정도로 나는 참 '카페'라는 곳에 열성이었고 진심이었던 것 같다.
지금,
오늘 이렇게 글을 적어가면서도 '커피와 카페'라는 단어는 나에게 이렇게 글쓰기의 재료감으로
그리 나쁘진 않았던 기억을 새록새록하게 떠올리게 해주고 있다.
이제 7월.. 8월..
한여름 뙤약볕...
너무 더워지면...
따뜻한 커피이야기는 그리 구미가 당기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왠지 이야깃거리로는 '이야기의 맛' 없을 것 같기도 하고...
잘 느끼지 못하지만, 이미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하지'는 이미 지났다.
즉, 다시 낮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뜻.
겨울이 다시 오면,
분위기 좋고 따뜻한 카페에서
커피 향이 나는 글을 쓰고 싶어진다.
오늘..
토요일 아침 커피..
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