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내가 나를 증명해야 하고 항상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선택된 인증서는 2025년 6월 28일 만료일입니다.'
PC로 은형일 좀 보려 하는데 이런 메시지가......
(며칠 전부터 보이던 메시지였지만 차일피일 미루어 뒀었긴 했다)
인증서를 갱신하란다.
갱신하지 않으면 7월부터는 나를 인정하지도 않을 것이고 출입도 금지할 거란다.
좀.... 귀찮지만... 뭐......
'했다'
'금융인증서'랑 만료기간이 비슷한 4천 원짜리 '범용인증서' 이렇게 두 개...
인터넷으로 일을 하다 보면 자꾸 '나'를 증명하라는 팝업이 뜬다.
웬만한 사이트를 가도 내가 '나'를 증명하지 못하면 볼펜 한 자루도 살 수가 없고 영화 한 편도 볼 수가 없다.
내가 나인데.... 그 흔한 갑질의 짧은 외침으로, "내가 누군지 몰라???!!!" 하고 싶지만
이 놈의 디지털 바보들은 "누구냐 넌" 하듯이 당신이 정말 당신인지를 지들한테 분명하게 증명해 보란다.
가끔 중간에 세션(연결의 지속)이 끊기면 또 인증해야 해서 여간 성가신 게 아니다.
비단, 인터넷세상뿐이겠나.
인간세상도 사회생활도 다 마찬가지다.
지속적으로 나를 '증명'해야 하고,
지속적으로 어떻게든 '연결'이 되어있어야 한다.
연결이 끊어지거나
나를 증명할 능력을 잃어버리거나
'존재감'을 드러내 보이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은.... 세상 사람들은..... 과거 직장 동료들은....
심지어 친구들도....
나를 잘 모른다.
모르려 한다.
나에 대해 잘 모른다.
결국 끊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