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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싹 속았수다

좋은 드라마가 너무나 많다

by 마르쉘

와이프가 돌아와서는 나에게 '양관식'을 소개했다.

와이프가 동네 지인이자 친구(애들 친구 엄마)랑 저녁에 요기 집 앞 카페에서 커피 한잔 한다더니

두어 시간 정도 있다가 돌아왔다.

냉이랑 갓김치 반찬을 얻었는지 냉이 한봉다리, 열무김치인지.. 무슨 무 줄기 같은 김치 봉다리..

이렇게 두 봉 다리를 들고 왔다.


"김치가 맛있네"


"내가 한 거보다 맛있지?"


정신을 똑바로 차렸다. 말을 잘해야 된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으흥? 그건 아니지.. 당신이 한 게 맛있지"


"오~~ 잘 피했네? 거봐.. 나도 요새 음식솜씨가 많이 늘었지?"


"웅................................"


그렇게 위기(?)를 모면하고 있는 나에게... 와이프 왈,


"여보! '폭삭 속았수다' 꼭 봐봐... 꼬~~옥! "


자기는 스마트폰 (넷플릭스)으로 다 봤단다.

아까 지인 친구와 커피 마시면서 그 드라마 본 얘기를 서로 하고 왔단다.

지인 친구가 말하길... 자기 남편은 드라마에 나오는 '양관식'이랑 전~~~~~~~~~~~혀 딴판.. 정반대란다.

그리더니, "채은아빠(나)는 어때?"


와이프는 이렇게 대답했단다.

"음... 양관식이 10 면 6 정도?... 5면 3 정도는 내 남편 속에 양관식이 있는 것 같은데요?" 라고...

그렇게 대답했단다.


그러고 나서는 들어오자마자 나한테 '폭삭속았수다' 를 얼른 보라고 하는 거다.

지난번에 와이프가 나에게 하는 얘기를 집중해 듣지 않고 흘려들었던 것 같은데

생각해 보니 그 얘기가 양관식 얘기였던 것 같기도 하다.


그때는 그게 뭔 얘기인가 싶었는데, 지금 얘기를 들어 보니 그 드라마가 요새 화제란다.

나는 넷플릭스 계정도 없고... OTT 방영물을 그리 잘 보지 않는데...(그럼 와이프는 어떻게 그걸 본거지?)

나더러 꼭 보라면서 와이프가 몇 회분인지 모르는 그 드라마를 스마트폰으로 강제로(?) 잠시 보여준다.


봤다.


아~~~

이선균의 '나의 아저씨' 5시간짜리 압축본을 보던 기억이 난다.

이거 드라마를 또 날 잡아서 봐야 하는 건가?

양관식이 도대체 어떻게 하길래.. 내 안에 양관식이 있는 건가 싶다.

좋은 거겠지?





TV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축구를 보고 있는데,

와이프가 고양이처럼 아주 조용~~ 히 다가오더니...

내 얼굴을 빤히 보고는 한 번 씩~ 웃는다.


그러더니 채널 5번을 봐야 한단다.

채널을 5번으로 돌려줬다

금토 드라마 '보물섬' 한다.


얼떨결에 같이 잠시 '보물섬'을 보고 있는 나를 발견.


"요즘 드라마1회를 절대로 보면 안 된다"


어떤 남자라도 요즘 드라마 1회를 보면 - 중/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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