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리셋의 두 번째 과제, 생각
나는 몸에 집중하며 한 달을 보냈다. 식단을 관리했다. 닭가슴살과 야채 위주로 같은 시간에 식사했다. 하루에 한 번, 호흡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때때로 의도적인 깊은 호흡을 했다. 늘 자신감 있는 자세로 서 있고, 앉아 있으려 했다. 자주 어깨와 허리를 펴고 꼿꼿한 자세로 고쳐 섰다. 매일 운동하려 했다. 헬스장에 등록해 땀을 흘리며 역기를 들었다. 너무나 피곤한 날은 동네 한 바퀴라도 뛰고 나서야 잠을 잤다. 한 번의 주말은 단식하며 버텼다.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로 결심한 날, 노인을 만났다. 다시 삶을 부여잡기로 결정하고 몸부터 시작했다. 그렇게 한 달을 보냈다. 아마 아무것도 잃을 게 없다는 마음, 지독한 간절함,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는 생존을 향한 본능 같은 게 어우러져서 가능했던 것 같다. 누군가에게는 건강을 위한 일상이겠지만, 매사 무기력한 나에게는 대단한 일이었다.
분명 무언가가 달라지고 있었다. 그러나 무엇인지는 잘 몰랐다. 중요한 것은, 내 환경은 아직 그대로라는 점이었다. 삶이 주는 무게는 여전했다. 불안했다. 막막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나는 노인을 만나 이렇게 물었다.
“나는 무엇을 해야 하죠? 어떻게 목표를 정하죠? 저는 목표를 정할 수 없어요. 성격의 문제일까요? 환경의 문제일까요? 재능의 문제일까요? 저는 살면서 무엇 하나 잘해본 적 없어요. 가슴이 뛴다거나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즐겁거나 남들보다 뛰어나게 무언가를 잘한다는 느낌을 가져본 적이 없어요. 그럼에도 먹고살아야 하기 때문에 목표를 정해요. 사실 억지로 정한다는 느낌이에요. 마감에 쫓겨 아무렇게나 제출하는 과제처럼요. 공부를 하기도 하고 운동을 하기도 하고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기도 하고 돈 모으기에 도전하기도 했지만 모두 일반적인 수준이에요. 아니, 일반적인 수준에 이르지도 못해요. 결심은 3일을 넘기지 못해요. 할 일을 미루기만 해요. 사실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마음은 불안하고 뭔가는 해야 할 것 같기는 한데 막상 하는 일이라곤 늘어지게 자거나 술을 마시거나 유튜브를 보거나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를 들락날락 거리는 것뿐이에요.”
노인은 한동안 생각하더니 내게 물었다.
“몸에 집중한 지 얼마나 됐지?
”한 달입니다. “
”몸이 완전히 자네 것이 되었나?
“.... 네?”
몸은 원래 내 것 아니었나? 몸과 함께 태어난 것 아니었나? 그럼에도 몸이 내 것이 아닐 수 있을까?
노인은 무겁게 말했다.
“자네가 말하는 목표라는 것은 몸이 온전히 자네 것이 되면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것이라네. 두어 달 더 몸에 집중하게. 자네의 몸이 완전히 자네 것이 될 때까지 말이야.”
“그리고 당신의 삶을 바꾸어 줄 한 가지를 더 가르쳐주겠네. 당신의 삶을 바꾸어 줄 그것은 바로 당신의 생각이지. 가장 사소한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하며 늘 집중하게.”
몸에 이은 인생 리셋의 두 번째 키워드는 바로 ‘생각’이었다.
“당신의 삶은 당신의 생각이 표현된 것뿐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