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펴라. 삶이 핀다.
인생 리셋은 몸이 시작이다.
운동하라. 호흡을 돌아보라. 먹는 일을 관리하라. 단식에 도전하라.
어찌 보면 단순해 보이는 충고를 나는 성실히 수행했다. 나는 노인의 가르침을 매일 되새겼다. 몸이 시작이다. 사람은 자기 몸으로 살뿐이다. 몸에 대한 인식이 삶에 대한 인식이다. 몸이 곧 삶이다..
다시 만난 노인은 몸에 대한 가르침을 이어갔다. 돌아보면, 어쩌면 가장 중요한 가르침일 수 있다.
바로 ‘자세’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의 몸은 우리의 내면과 연결되어 있다. 내면의 힘과 태도가 몸을 통해 드러난다. 때로는 우리의 몸이 내면의 힘과 태도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좌절하고 싶은가? 힘을 없애고 싶다면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고개를 푹 숙인 채 힘없이 느릿느릿 걸어보아라. 얼마 지나지 않아 울적한 기분과 무력함이 몰려든다. 건방짐을 원하는가? 다리 한 짝을 책상 위에 올리고 등허리가 의자에 닿도록 눕듯이 앉아 세상을 노려보듯 눈을 치켜뜨라. 반항적이고 공격적인 생각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은 당당한 자세를 어색해한다. 타인과의 투쟁과 경쟁에서 언제나 패배하는 쪽이므로 갈등 자체를 엄두 내지 못한다. 이러한 믿음은 자세에 그대로 드러나기 마련이다. 힘이 빠진 자세로 산다. 자주 손으로 무릎을 짚은 채 허리를 숙인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위로를 대신하듯 뒤통수를 긁적이거나 쓰다듬는다. 오갈 데 없는 손을 비빈다. 고개를 숙이고 땅을 보며 걷는다. 무게중심을 머리에 두고 조금 기울어져 걷는다. 머리가 쏟아지는 무게에 힘을 얻어 앞으로 걷는다. 사람이 모이면 경직되고 자연스럽지 않은 자세로 걷고 서있고 앉는다. 끊임없이 자세와 태도를 검열하고 가장 기운 없는 자세를 가진 몸으로 기어들어간다.
이들은 당당한 자세가 도전과 투쟁을 불러오는 것이라고 오해한다. 내면의 패배감이 자세를 왜곡시킨 것이다. 이들은 당당한 자세와 공격과 위압의 자세를 혼동한다. 당당한 자세를 오히려 불쾌해하거나 어색함을 느낀다. 학대를 받은 영혼은 두 극단 사이의 적절한 지점을 찾는 것이 어렵다. 패배자 혹은 공격자, 두 가지 자세밖에 알지 못한다.
몸의 자세가 삶의 태도를 결정한다.
명심해야 한다. 우리의 몸은 우리의 내면과 연결되어 있다.
내면의 힘과 태도가 몸을 통해 드러난다.
그 역방향도 옳다.
우리의 몸이 내면의 힘과 태도에 영향을 준다.
의식적으로 몸을 완전히 펴고, 몸을 온전히 드러내며, 근육에 힘을 불어넣는, 말하자면 자신감을 요구하는 자세를 연습하라. 자세를 인식하고 의도적으로 자세를 만들어 보라.
자세에 주목하라. 평소 자신의 자세를 인식하라. 평소 걸음걸이, 앉아있는 자세, 서 있는 자세를 알아차려 보라. 지금껏 자세를 얼마나 내버려 두었는지 깨달을 것이다. 그저 멋대로 자신 없고 힘없고 되는대로 취하는 자세로 살아버렸을 것이다. 몸의 자세를 취하는 방법은 그대로 삶을 대하는 태도가 된다. 그것을 관리하라!
자신감 있는 자세를 가장 섬세하게 조정하라. 자신감 있는 걸음걸이, 앉은 자세, 서있는 자세를 조정해 보라. 자연스러운 자신의 자세를 찾아보아라. 서있을 때, 걸을 때, 앉을 때 이완되어있으면서도 몸을 바르게 편 자세를 취해보아라. 하루에도 몇 번씩 자세를 관찰하고 그것을 의도적으로 바로잡는 작업을 하라. 기분이 이상해질 때, 혼란스러울 때, 문제가 생겼을 때 가장 먼저 자세를 인식하고 바로잡아라. 커다란 문제로 느껴지던 일도 자신감 있는 자세로 바로잡으면, 관리할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지고 실제로 자연스럽게 수용할 수 있게 된다.
관리하기 위해서는 인식해야 한다. 자주 자세를 인식하라. 틈이 날 때마다 자신의 자세를 둘러보아라. 평소에 어떤 자세인가? 어떻게 서 있는가? 어떻게 걷는가? 어떻게 앉는가? 사람과 대화할 때는 어떤 자세를 취하는가? 고개는 어떻게 되어 있는가? 어깨는? 손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신체의 어느 부위에 힘이 들어가 있는가? 어느 부분이 부자연스러운가? 남들은 나의 자세에서 무엇을 느끼는가?
자신감 있는 자세로 자신을 세팅하라. 우리의 등, 뒷목으로 이어진 날개뼈 사이에 집중하라. 오른쪽 날개 뼈와 왼쪽 날개 뼈 중간에 우리의 영혼이 있다고 생각하자. 그곳에 우리를 이끄는 에너지가 존재한다고 믿으라. 우리 영혼의 눈꺼풀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활짝 펴고, 또 여는 것이다. 걸을 때에도, 앉을 때에도, 서 있을 때에도 날개뼈 사이를 중심으로 우리 몸을 정렬한다.
자신감 있는 자세는 우리의 몸과 연결되어있는 내면에 영향을 준다. 자신감 있는 자세가 자신감을 불러온다. 몸의 자세가 마음의 자세를 만든다.
자세를 인식하고 관리하는 것은 나의 의도에 따라 나를 창조하는 일이다. 아무리 힘들고 어렵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라도 우리는 우리의 자세를 결정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상황에 얽매이지 않고 나의 자세를 내가 결정할 수 있다. 우리가 쥐고 있는 통제력의 핵심이다. 통제할 수 없는 세상을 대해야 하는 우리가 가진 최고의 자유는, 바로 우리의 자세다.
삶을 잃어버렸다고 느낄 때에도 언제나 우리의 몸은 우리를 버리지 않는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자세만큼은 통제할 수 있다. 몸의 자세를 통제하는 힘이, 어느 것도 통제할 수 없는 이 세상에서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을 만들어낸다. 이것은 우리가 가진 가장 강력한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