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시청기록 중지하기
최근 1,2달간 직장 없이 지내며 시간을 마음대로 사용하다 보니 한 가지 문제를 발견했다. 스마트폰을 너무 많이 사용하고 있다. 회사 다닐 때는 많이 사용하고 싶어도 어쨌든 업무시간이 있으니까 많이 사용할 수 없었다면 지금은 내가 의지를 가지고 제어하지 않으면 온갖 서비스들이 내 시간을 점유하려 든다. 6년 전에 비슷한 고민을 했는데 그 사이 시간이 너무 흐른 탓일까. 스마트폰도 바뀌고 기기 사용 습관도 정말 많이 바뀌었다.
IT 서비스들은 교묘하게 무언가를 추천하며 이것을 볼래?라고 물어보고 나에게 계속해서 yes or no를 선택하게 만든다. 잠시 피곤하거나 아무 생각도 하기 싫으면 no라고 하지 않으면 그들은 yes라고 판단해 멋대로 콘텐츠를 재생한다. 특히 유튜브는 스크롤을 내리다 0.1초만 멈추기만 해도 바로 콘텐츠 내용이 재생되는 기적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다.
단순히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한다는 현상 안에는 생각보다 많은 원리가 숨어있다. 우선 메신저 서비스를 통해서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타인이 발송한 메시지에 빠른 시간 안에 응답해야 할 것 같은 불안감은 항상 나를 감싼다. 그런 불안감을 넘어 이제는 인스타그램에 능동적으로 내 위치를 태그 해서 스토리에 올리고, 친구들과 공유하는 문화도 생겨났다. 젠리(Zenly)처럼 실시간으로 위치를 공유하는 앱도 있다. (나는 젠리는 정말 사용해야 할 이유를 못 찾아서 아직 써본 적은 없다) SNS 안에서 영향력이 실제 세계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터치 3,4번이면 결제가 되고 배달음식이 눈앞에 몇 분만에 도착하니 스마트폰만 조작해서도 사실상 내가 못 하는 일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 보니 알람 하나에도 자연스레 스마트폰에 주의를 빼앗기게 되고 빼앗긴 주의력은 나를 기다리는 수많은 제안들에 금세 둘러싸인다. 안돼 보기 싫어.라고 이야기해야 하지만, 내가 정말 싫다고 할 때까지 집요하게 묻는다. 이거 한 번 볼래? 그렇 중독된 상태를 ‘팝콘 브레인’이라고 부르는 표현도 있다. 나는 최근까지도 인정하지 못했지만 인정하고 말았다. 스마트폰에 중독되어 있다. 나의 사용 시간은 평균적으로 하루에 4시간 정도 된다. 24시간 중에 4시간. 어마어마하게 사용하고 있다. 대체 나는 스마트폰으로 무엇을 그렇게 많이 하는 것일까?
다행히 요즘은 기기마다 아이폰의 스크린 타임, 갤럭시는 디지털 웰빙 이렇게 사용 시간을 자세히 분석해 주는 서비스를 모두 가지고 있다. 그것에 따르면 나는 유튜브에 꽤 많은 시간을 쓴다. 하루 4시간 중 1,2시간을 사용한다. 인스타, 트위터도 많이 한다. 평균적으로 인스타, 트위터 합쳐서 1,2시간을 사용한다. 나머지 30분 정도는 브라우저로 뉴스, 웹서핑. 나머지 30분 정도는 카카오톡 그 외 앱들이다. 그러니까 동영상 시청과 SNS에만 하루에 2,3시간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분명 문제가 있다.
예전 게시글의 특정 앱만 데이터 끄기 / 데이터 요금제 자체를 줄이기 / 앱 지우기 or 숨기기 / 계정 잠시 잠그기는 추천 알고리즘을 막기 위한 지금의 상황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아 새로운 대안을 생각했다.
습관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내가 휴대폰을 언제, 얼마나, 무엇을 하는 데 사용하는지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갤럭시의 경우 아예 ‘디지털 웰빙’이라는 앱이 있으니 앱 서랍에서 잘 찾아서 실행해 보자. 그리고 디지털 웰빙 앱에서는 특정 카테고리 앱의 사용시간을 제한할 수 있다. 나는 카카오톡을 제외하고 SNS 서비스의 사용 시간을 1시간으로 설정했다.
자주 쓰지도 않는 앱인데 한 두 번 사용해 보기 위해서 깔려있는 앱들이 너무 많았다. 심지어 그런 앱들이 알람도 보낸다.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내가 알람을 매번 지워줘야 하는 번거로움은 정말 큰 비용이다.
앱 내에서도 필요한 알람만 보낼 수 있게 요즘은 권한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나는 정말 필요한 메시지 서비스 빼고는 대부분 알람을 꺼 놓았다. 유튜브 같은 경우 팔로우하는 유투버가 실시간 방송을 하면 알람을 주는데, 내가 좋아하는 유투버를 바로 보지 못해 아쉽지만… 끄기로 했다.
하루 SNS 단식 후 크게 효과를 봐서 추천하는 설정이다. 유튜브를 딱 실행시켰을 때 첫 화면에 나오는 몇 개의 동영상이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중독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 쇼츠도 마찬가지다. 첫 화면에 ‘이런 일이 일어난다고?’라는 생각이 드는 쇼츠가 항상 추천되고 첫 번째 쇼츠를 보는 순간 바로 두 번째 쇼츠도 보게 된다. 그렇게 다른 일을 하다가 쇼츠에 빠져들고 금방 집중력을 잃게 된다.
유튜브 시청기록을 중지하게 되면 이제 홈 화면에서 콘텐츠가 추천되지 않는다. 대신 아래의 [구독] 탭을 누르면 내가 구독하는 유투버의 영상만 찾아서 볼 수 있다!! (절대 Shorts 탭을 누르지 말도록 하자) 내가 구독하는 유투버 영상만 찾아보는 것은 생각보다 별로 재미가 없었다. 이것을 설정하고 유튜브의 재미는 언제 추천될지 모르는 새로운 재미난 영상에서 온 다는 것을 깨달았다!!
인스타 트위터는 최근에는 추천 순으로 보는 것을 반강제하고 있다. 아직은 추천 기능을 끄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 찾는 대로 도입해서 도파민 중독에서 탈출해 보자!
최근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운동할 때는 나는 휴대폰을 보관함에 올려놓고 운동을 하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해방감을 느끼고 있는 것일까? 추측도 해본다.
물리적으로 휴대폰 멀리 놓아두기. 를 적극 실천하고 있다. 급한 용무는 전화로 오니까 괜찮은데 알람을 세세하게 조정하는 것도 한계가 있으니 업무를 할 때는 멀리멀리 충전해 놓도록 하자.
책 읽기 등 다른 집중할 수 있는 것을 찾아 30분, 1시간이라도 집중하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좋다.
P.S 거절과 관련해서 영어로 된 좋은 글이 있어 가져와 본다 https://jamesclear.com/saying-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