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브런치
글로 한 해의 회고를 정리한 지가 언제일까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오랜만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한 해의 행사처럼 열심히 정리했는데, 어느 순간 더 바쁜 일들이 많아졌다. 요즘은 뭔가를 길게 적는 일은 정말 드물어졌다. 대부분의 지식은 내가 어딘가에 남기는 것보다 AI들이 다 알고 있기에, 글로 쓸 만한 내용은 신변잡기적인 이야기 밖에 남지 않은 느낌이다.
올해는 무언가 행동하는 것에 최대한 힘을 다했던 해다. 작년에 새 회사에 적응을 마쳤다면 올해는 본격적으로 일을 해나가야 했던 해. 팀에서 나에게 기대하는 역할도 점점 커지는 해였다. 그렇다 보니 아무래도 회사 일이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소소한 근황은 정말 가까운 이들과 나누기도 바쁘달까. 하얀 백지와 글을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은 지금인 처음인가 싶을 정도로 나름 치열했다.
작년에 세운 만다라트 목표를 거의 다 달성했다. 최종 목표는 "행복하고 지속가능한 삶" 이었고 그에 해당하는 요소들을 달성했기에 기분이 아주 좋은 상태다. 무언가 도전하고 이루어내게 된다면, 그것을 하는 과정이 꽤나 힘들었어도 성취감에서 오는 행복이 크다는 당연한 사실을 알게 된 한 해였다.
과감했던 목표는 유투브에 컨텐츠 올리기였다. 실제로 컨텐츠를 업로드하려면 영상 소스, 약간의 기획, 그리고 끝나지 않는 무한의 편집이 필요하다. 2025년의 목표는 10편을 올리는 것이었고 달성했다. 올해의 목표는 영상을 꾸준히 만들어 보는 것이었지 조회수가 목적이 아니었기에 나름의 루틴을 만들어보는 데 집중했다. 브이로그 형태의 컨텐츠다보니 자막을 작성하는 데도 꽤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컷편집, 소소한 전환효과 같은 것들을 넣다보니 15분짜리 컨텐츠에 4,5시간이 넘게 필요했다. 근데 다시 생각해보니 요 과정에서 신변잡기적인 욕구를 좀 해소한 것을 깨달았다. 어차피 내 일상을 남길 거, 글로 남기는 것 보단 영상으로 남겨보자는 것이 처음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일상을 남기는 일보다는 편집이 훠얼씬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을 깨달음...ㅎㅎㅎ 좀더 빠르게 편집하지 않으면 롱폼 브이로그 편집은 그리 지속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올해도 어쨌든 영상을 만들어 내기로 마음을 먹어서 전략을 잘 짜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2025년은 이제 AI에 사실상 적응해 버린 해가 되었다. 사용하면서도 마치 스마트폰을 처음 발견한 원시인 같은 느낌, 이제는 AI가 없던 시절로는 돌아갈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9월쯤일까. 추석 때 잠깐의 여유를 가지면서 생각을 했다. 아. 꿈을 정말 크게 가져야겠구나. 못하는 일, 안 되는 일이 없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누구도 AI가 이정도 수준으로 찰떡같이 뭐든 해낼 것이라 확신하지 못했지만 어느새 미래가 성큼 왔다. 큰 꿈을 가지자는 생각을 했다. 너무 하루하루에 집중하다 보니, 꿈이 작아졌구나 느껴서 그런 걸 지도 모르겠다.
여행은 뭐랄까... 올초만 하더라도 엄청 떠나고 싶고 그랬었는데 살짝 마음이 바뀌었다. 디지털 노마드를 엄청 꿈꿨는데, 그런 욕심도 좀 줄었다. 왜냐면 지금 사는 집을 엄청 열심히 꾸몄기 때문...? 여행은 완전 여행으로 다녀오는 편이 나은 것 같다는 것이 요즘 생각이다.
큰 욕심 없이, 흘러가는 대로.
모두들 건강히 행복한 한해가 되기를 기원하며
오랜만의 글, 2025년 회고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