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수 있다는 것
불과 며칠 전까지 군인의 신분이었던 나는 얼마 전부터 일상의 소중함을 발견하고 바보처럼 혼자 웃음을 터뜨리곤 한다. 밤길을 걷는 것이 그랬고 술을 마시는 것이 그랬고 내가 보고 싶은 사람을 보고 싶을 때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그랬다.
어제 발견한 것은 바로 도서관에 갈 수 있는 일상이다. 학교의 학생으로 도서관에서 내가 읽고 싶은 책들을 읽을 수 있다는 것. 책들 사이를 정신 나간 것 처럼 헤메면서 내가 읽고 싶은 책을 고르거나 내가 필요한 책을 보물사냥꾼처럼 눈에 불을 켜고 찾거나. 군인일 때는 할 수 없었던 생각의 자유이다. 선반에서 책을 꺼내서 읽을 때의 그 짜릿함. 몇만권의 책들이 내뿜는 향기. 그 휘향찬란한 제목들. 역시 다 내가 빌려갈 수 있으니까 다 내거다. 도서관에 마음대로 가고 책을 빌릴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축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