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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 Oct 21. 2017

성화의 피부일기 #1

※ 이 글은 광고 목적이 아니구 일기처럼 정리해 본 글입니다.


뷰티 입문

내가 피부에 관심을 가진 것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내가 생각해서 화장품을 산 지 4년 정도 된 것 같다. 그 전엔 어떤 화장품을 썼는지 사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미안해 피부야...) 화장품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딱히 무언가 찾아보았더니 군생활을 하면서 할 일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내 몸에 관심을 가지는 시간을 가져보자고 마음을 먹은 것이 시작이었다. 그때,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니스프리를 쓰고 있었다. 아마 로드샵 중에 무난하고 당시 한창 붐이어서 여동생이 나를 이니스프리로 인도했던 것 같다.

당시에 나는 파워 지성이라고만 생각했다. 이게 여태까지 어떤 화장품을 펴 발라도 아침에 세수를 어푸어푸하고 스킨 로션 챱챱 바르고 나면 점심이 되면 내 코 주변은 기름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에게 기름들은 싫긴 했지만 익숙했고 방치하던 차였다. 지금 생각하면 심각한 짓인데, 그냥 그 기름기가 잘 씻겨나간다고 더욱더 강한 클렌징 폼, 스크럽을 즐겁게 사용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미안해 피부야...


멍청했던 당시의 나는 '지성 피부다'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만으로 나름 만족했었다. 그 정도로도 화장품 가게나 친구들과의 대화에 약간은 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게 여유 있었던 것은 남성이라는 권력이 있었기 때문일 터다. 여튼 무언가 얼굴에 기름이 많다는 것 까지는 인지했다. 가끔씩 여드름이 솟아오르긴 했지만 그것은 주로 잠을 못 자고 엄청 기름진, 안 좋은 기름을 먹을 때에 그랬다.


피부 타입 발견

그래서 그냥 파워 지성이라고 그냥 제일 가벼운 걸 달라구 해서 쓰던 게 그린티 라인이었구 또 이 친구 들은 만들기도 쉬운지 가격도 거의 제일 싼 편에 속했다(...) 화장품은 고정비용이라 몇천 원이 계속 드는 거부감이 있었고 또 학생/군인인 나는 그것을 투자라고 생각하지 못해따 따흑... 물론 이건 내 얼굴을 아무도 고나리하지 않으니까 할 수 있는 배부른 소리다. 그린티 프래시 스킨-로션-크림 까지. 수분크림을 쓴 지도 오래되지 않았는데, 스킨-로션만 쓰다가 항상 피부가 무언가 좋지 않은 상태라는 느낌이 들어서 화장품 가게에서 수분크림을 추천하길래 덜컥 사들고 썼었다.

그린티 라인 안에서도 유분이 가벼운 프레시, 밸런싱, 모이스처까지 3단계가 있는데, 프레시 스킨-로션 + 밸런싱 크림을 사용했었다. 그렇게 그 제품을 다 쓰고 이전보다는 나은 것 같은데 여전히 기름이 얼굴에 많다는 기분이 들어서 수분크림까지 프레시로 바꿨고 이전보다 기름기가 나아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때 수분이 문제라는 걸 깨달았어야 했다)


그렇게 한 3년은 그린티 라인으로 버텼고 최근에 스킨이 모두 떨어져서 도전하는 용으로 사놓았던 노세범 토너를 스킨 대용으로 썼었는데 이런... 점점 피부가 좋지 않은 상황으로 가기 시작했다. 그전에 그린티 프레시 수분크림이 없어서 급한 대로 올리브 수분크림을 샀었는데... 나에게 유분이 든 크림은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엄마가 여행다녀와서 나에게 준 무슨 DARPHIN HYDRASKIN LIGHT를 써 보았는데 얘도 도무지 내가 쓸 게 아니었다. LIGHT라는데 전혀 라이트하지 않고 무거웠다. 흑흑. 애초에 수분도 부족한데 무거운걸 주니 피부가 이렇게 될 수밖에... 좁쌀 여드름이 조그맣게 여기저기서 얼굴을 비추고 탄력을 잃어갔다ㅜㅜㅜ 

분명 생각해 보니까 살 때, 직원 분이 조심해서 쓰라고 했던 것 같다 흑흑. 그랬다.

그리고 몇 번의 실험 끝에 나는 깨달았다. 나는 "수부지"였다.

그래서 얼마 전에 그린데이여서 회원 혜택을 받으러 룰루랄라 매장으로 달려갔다. 수부지를 해결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구래서 직원분께 수분 라인으로 추천해달라구 해서 제주 탄산 미네랄, 그것보다 더 좋은 용암해수 라인을 추천받았는데 고민 끝에 일단 낮은 라인을 경험해 보고 부족하다 싶으면 더 비싼 친구들로 도전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탄산 미네랄 + 팩도 다 떨어져서 팩도 하나 가져왔다.


쓴 지 2주 정도 되었는데 확실히 피부는 이전보다 훨씬 나아졌다. 조그만 친구들은 다 내려갔구 세안할 때 바로 알 수 있는 것이 피부가 부들부들해졌다. 넘 좋아 ><><>< 기름의 양이 현저하게 줄었다...! 이게 다 수분이 부족해서 그런거였어 흑흑


요즘 많이들 어플'화해'를 써서 나도 가끔씩 찾아보곤 하는데, 다른 사람들이 어떤 제품을 쓸 때 피부가 어떻게 되는지 알려주고 또 성분을 모두 표시해 주니까 넘 좋다. 화해 잘됐으면 좋겠다. 이게 화장품이란 게 몇 주 써보기 전까지는 피부랑 얼마나 맞는지 잘 알기가 어려운데, 최근에 엄청나게 많은 뷰티 유투버들이 활동해서 후기들은 나눠주시구 화해와 같은 어플에서 성분/평점까지 가르쳐 주니 예전보다 화장품 정보를 접하기 훨씬 수월하다. 뷰티 입문하기 이보다 좋을 때가 없다 ㅋㅋ


앞으로는

이게 화장품이란 게 은근 관성이 있어서 새로운 브랜드의 새로운 제품을 도전하는 게 쉽지가 않은데, 이제 어떤 제품을 쓰면 어떨지 대충 감이 와서 이전보다 그 두려움이 줄었다. 다음엔 다른 브랜드를 도전해 봐야지 싶다. 그리구 이걸 페이스북에 공유했더니 친구들이 댓글로 '착한'기업들을 추천해 주었다. 그러고 나서 며칠 더 있으니까 '동물실험 안 하고' '착한 원료를 사용하는' 기업들의 명단이 페이스북에 인기가 많은 걸 보았다. 다음엔 나도 거기에 투표해야지! 시드물? 아솔? 추천받았다.


앞에 언급했다시피 지성이다 보니 무언가 그 기름을 조금이라도 더 잘 닦아내는 클렌징 폼을 찾곤 했는데, 최근에 모공 관련된 유투브 영상(https://www.youtube.com/watch?v=F_cnXasOvmo)을 보고 나서 굉장한 충격을 받고 나의 모공관리에 더 힘써보기로 했다. 스크럽이 역시 피부에 좋지는 않은 거였다 흑흑. 나도 정신을 차리고 보니 모공이 커서 (언제부터인지 정말 알 수 없다) 넘 불만인 부분이 있는데, 더 나빠지지 않으려면 관심을 좀 더 주어야지.


덤으로 뷰티에 관심을 가지면 가질수록 이야깃거리가 많이 생겨서 너무 좋다. 또 내 몸과 대화하는 느낌이라서 좋다. 이렇게 고민한 결과 피부란 게 화장품 때문만이 아닌 수면습관, 식습관, 생활패턴과도 다 연관되어 있는 것을 알았다!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도를 해보거나 관리하고 더 나은 상태로 만드는 일은 정말 재미있다. 또 기술의 발전과 정보의 민주화가 그런 물결을 돕고 있는 것은 어쩌면 우리 몸에 대한 비이성적인 영역을 모두 이성의 영역으로 가져오는 것 같아 전율이 일기도 한다. 우린 모두 아름다운 것을 추구하고 그것은 성별과 관계가 없다. 부디 뷰티에 관심을 가지는 친구들이 더욱 많아져서 남성인 친구들과도 즐겁게 화장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때가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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