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미루던 일을 마침내 행동으로 옮겼다. 고기를 완전히 먹지 않겠다고 선언한 일이다. 그러면서도 걱정이었던 것은 건강이었기에 마침 타이밍이 맞아서 헬스도 시작했다.
운동 목표
고기(생선 제외)를 먹지 않으면서 건강한 몸 만들어 보자!
세부 목표
등 근육을 조금 더 키워서 덩치가 좀 더 커보이면 좋겠어
근육량과 함께 몸무게도 늘면 좋겠어
턱걸이를 할 수 있으면 좋겠어
일정
퇴근 후 1시간 - 1시간 30분
월, 금 2회 기본으로 운동. 일정에 따라서 한 번 덜 하거나 수요일에 한 번 더 해요
12월 - 2월 초 (2달 하고 1주일)
시작
74.4kg, 근육량 34.9 체지방량 15% (마른 편이에요)
방법
헬스장에 처음 등록하니 입문으로 2번의 PT를 받았다. 1번은 등 위주, 2번은 하체 위주로 진행했다. 2번의 PT동안 기본적인 동작과 기구 사용법을 배웠다. 그리고 남은 3달동안은 기구를 사용하기도 하고 유투브에서 본 운동을 시도해보기도 했다.
등 운동
렛 풀 다운 (* 고백하자면 나는 등쪽에 근육이 아예 없다시피 했다. ), 데드리프트
가슴 운동
벤치프레스, 체스트 프레스, 팔굽혀펴기
하체 운동
스쿼트, 레그 익스텐션, 레그 프레스, 레그 컬 라잉
그 외
달리기, 레그레이즈, 오버헤드 익스텐션, 트라이셉스 프레스 다운
루틴
달리기 2km → 렛풀다운 → 레그레이즈 → 벤치프레스 → 스쿼트 → (어시스트 풀업) → 복근
데드리프트 → 벤치프레스 → 렛풀다운 → 하체 → 삼두 → 복근 → 달리기 1km
내 루틴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일주일에 헬스장에 세번씩 가기에 매번 실패해서 등 + 하체, 가슴 + 하체 이런 느낌으로 했다. (헬스 지식 없이 마음대로 했다는 뜻) 초반에는 뛰는 게 너무 재밌어서 달리기를 신나게 하고 근력운동을 했다. 나중에는 힘을 쭉 다 쓰고 달리는 기분이 좋아서 달리기를 마지막에 했다.
식단
페스코 베지테리언. 그러니까 채식중에서 제일 쉬운 단계의 채식인데, 고기만 먹지 않는 것이다. 생선과 계란, 우유는 먹는다. 나는 장기적으로 입맛을 바꾸고 싶기 때문에 무리해서 실패하는 것 보다 입맛을 완전히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래서 고기가 없는 맛있는 음식들을 찾아서 헤멨다.
두부 요리 : 두부 볶음, 순두부찌개, 마라탕
생선 요리 : 동태탕, 추어탕, 북엇국, 연어덮밥, 회덮밥
야채 요리 : 야채 샤브샤브, 비빔밥, 토마토 파스타
아래는 지난 12월의 식단이다. 다른 분들에게 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것을 공유하기 위해 나의 1달치 식단을 공개한다.
안좋은 점 : 자꾸 고기가 들지 않는 것을 찾다 보니 탄수화물 덩어리들을 찾게 된다. 빵이나 떡볶이 같은 것들은 정말 맛있는데, 단백질이 없어서 항상 나를 불안하게 한다.
좋은 점 : 밥먹고 급속도로 피곤해지거나 아침에 잘 못일어나는 일이 줄었다. 고기의 비린 맛을 알게 된다.
고기 없이 즐길 수 있는 맛난 음식들 !!!!
결과
몸무게 74.4kg → 74.8kg (+0.4kg)
근육량 34.9kg → 35.6kg (+0.7kg)
체지방량 16.7% → 15.5% (-1.2%)
2달 반 이후 다시 인바디를 측정해 보았다. 결과를 보시고는 트레이너 선생님이 꽤 잘 하고 있다고 칭찬해 주셨다! 그리고 간만에 운동 루틴을 점검해 주면서 아직 큰 근육을 키울 때라며 벤치프레스, 체스트 프레스, 렛풀다운 같은 걸 많이 하라구 하셨다. 하체는 하면 좋지만 지금 상체와 하체 근육 불균형이 좀 있으니 상체를 더 하는 편이 좋다구 하셨다. (하지만 나는 하체에 근육이 더 많은 체형을 좋아한다ㅋㅋ) 친절하게 가르쳐 주면서 의욕을 잘 불어넣어 주셔서 감사했다.
목표를 달성했나요?
등 근육을 조금 더 키워서 덩치가 좀 더 커보이면 좋겠어 -> 굽은 어깨가 조금 나아졌다!
근육량과 함께 몸무게도 늘면 좋겠어 -> 딱 근육량 만큼만 늘었다.
턱걸이를 할 수 있으면 좋겠어 -> 실패
내가 체감하는 변화
똑바로 앉을 힘이 생겼다.
전체적으로 몸에 힘이 생겼다. 출퇴근이나 등산처럼 몸에 힘이 들어가는 일을 할 때에 전반적으로 여유가 생겼다. 가장 많이 느끼는 변화는 앉아있을 때 자세가 좋아진 것이다. 원래 등에 힘이 없다보니 자연스럽게 자세가 구부정해졌었다. 그런데 등 운동을 조금 해주니까 등 근육이 자연스럽게 뒤에서 잡아당겨서 허리를 펴게 되었고 렛풀다운을 하면서 승모근에 힘을 빼고 가슴을 펴는 자세를 연습하다 보니 가슴을 열고 허리를 펴서 앉는 모범적인 자세가 몸에 익어버렸다. 앉은 자세를 고쳐야지 생각만 했었는데 근력운동이 도움이 될 줄은 전혀 몰랐다.
잠을 잘 잔다.
무게를 당기거나 밀거나 움직이려 온 몸에 힘을 쓰다 보니 집에 올때쯤 되면 힘이 쫙 빠져버린다. 불을 끄고 눕기만 하면 잠이 스르륵. 운동하면서 몸을 비워내다 보니까 자연스레 마음 속에 들고 있던 짐들도 쉽게 내려놓게 되는 것 같다.
먹는 일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된다.
체형 변화를 목표로 운동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영양분 섭취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었다. 내 몸이 운동을 하고 나서 근육이 다시 성장하려면 단백질을 얼마나 먹어야 하지?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몸에 어떤 변화가 생길까? 무엇보다 고기를 먹지 않고도 단백질 섭취량을 채워야 하다 보니 나중에는 운동을 한 날에는 꼭 비건 파우더를 챙겨먹게 되었다.
쉬는 일도 중요하다.
운동을 격렬하게 하고 나면 3일은 온몸이 뻐근하다. 이 때 피곤이 다 가시지 않은 채로 운동을 한다고 해서 그다지 효과가 없다는 것을 느꼈다. 할 때 열심히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푹 쉬어주어야 근육이 성장한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인데, 우리는 살면서 쉬는 일을 계속 잊어버리곤 한다.
마치며
사람마다 몸의 형태와 구성이 다르니 제 운동방법과 식단은 정답이 아니에요.
저와 같은 체형인 분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어요.
무엇보다 고기를 먹지 않고도 근육량 증가가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것에 만족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