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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시 Aug 20. 2020

우울증과 불안증입니다

 내 마음이 많이 힘들었나 봅니다  

7월 4일 토요일 오전, 


예약해둔 병원을 찾았다. 역 앞에 있는 병원은 거대한 빌딩 안, 작은 공간에 자리했다. 열 체크하고, 간단한 검사 종이를 채우고, 진료실로 들어갔다. 서로 마스크를 쓰고 있어, 전체적인 인상은 알 수 없었다. 


"머리가 자꾸 조여와요. 아픈 건 아닌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증상이 어떤지 자세히 물어보셨다. 나보다 5-6살 많아 보이는 의사 선생님은 여자분이셨고, 나긋나긋한 말투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럴 수 있어요." 이 말을 자주 하셨던 것 같다. 


주파를 이용해 스트레스 검사를 받고, 약 30분 정도 우울증 검사지를 채워나갔다. 정도를 측정하는 문항부터 주관식까지. 일이나 가족, 성격, 현재 상황 등의 질문들이었다. 


다시 진료실에 들어갔을 때, 선생님의 걱정스러운 표정. 


우선 검사지 객관 문항 결과가 간단하게 나왔는데, 우울증과 불안증. 1에서 4단계까지 중 둘 다 4단계라고 했다. 


"제가 검사지를 너무 심각하게 작성했나 봐요! 그렇게까지는 아닌 것 같은데요." 


"검사지와 상담까지 종합해서 나온 결과예요. 약물 치료를 바로 해야 할 것 같고요." 


"약을 먹으면 술은 못 마시나요?" 


"마시면 당연히 안 좋죠. 끊을 수 있도록 노력해보세요." 


일단, 힘 없이 네-라고 답하고, 약봉지를 들고 허망한 채 병원을 나왔다. 집까지 오는 동안 멍- 하다, 현관을 열고 주저앉아 엉엉 울었다. 울음이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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