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친구들의 급 모임
7월 4일 토요일 밤,
한참 울고 잠이 들었다. 약을 먹으니 잠이 솔솔 왔다. 안정제 때문인 듯싶었다. 깨어나니 친구들 단톡 방에 대화들이 쌓여 있었다. 한 친구는 태안으로 가족과 휴가를 갔고, 두 명의 친구는 각자 집에서 가족들과 보내고 있었다. 대뜸, 대화를 비껴가는 톡.
'나 우울증이래. 이제 술 못 마신대.'
'너 얼마 전에도 술 마셨잖아?'
'아까 병원에 다녀왔어.'
한 친구에게 전화가 왔고, 울어버렸다. 나 술도 못 마시면 더 우울해질 것 같다고.
(계속 술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술을 아주 즐기는 부류다, 그리고 내 친구들 대부분도)
밤 9시. 친구들과 우리 동네 작은 중국집에서 모였다. 매일 톡은 해도 일 년에 3-4번 모이기 힘든 친구들이다. 이제 너무 멀리 살고 있고, 가족이 있기에 술 한잔 하러 나오기도 쉽지 않다.
소주 한 병에 사이다 한 캔. 팔보채에 짬뽕 국물도 듬뿍 주셨다.
소주와 사이다, 짠.
"나 괜찮을까?"
"그럼! 걱정하지 마! 약 잘 먹으면 괜찮아지는 거야! 술 마시지 말고."
"3~4개월은 걸린대."
"기다려줄게!"
"나 이제 슬슬 졸리다, 가자!"
바로 약이 몸에 스며들어 졸음이 쏟아졌다. 친구들에게 집 도착하면 톡 남겨,라고 쓰고 바로 잠들었다. 괜찮아질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