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종호 Mar 22. 2020

마지막 게임드라이브에서 만난
사자 가족

2020. 2. 14.

마지막 게임드라이브에서 만난 사자 가족


아침 일찍부터 세렝게티 게임드라이브를 시작하였다. 지금까지 게임드라이브를 여러차례 했고 어제 레오파드를 봤기 때문에 오늘은 게임드라이브에 나서지말까 생각했는데 내가 빠지면 나중에 나를 데리러 와야 하는 불편함으로 일행들에게 폐를 끼치기 싫어 따라 나섰다. 캠프를 벗어나 조금 가다가 보니 사자 가족이 길을 건너고 있다. 암사자 6마리 새끼사자 2마리가 함께 가고 마지막으로 수사자가 뒤를 따라간다. 어슬렁 거리며 짚차 여러대 사이를 지나 유유히 건너편 숲으로 들어간다. 숲으로 들어간 사자는 100m 정도 잡목사이를 지나 가더니 2마리는 근처 바위 위에 올라가 주위를 살피고 나머지는 높게 자란 잡초에 엎드린다. 사냥을 시작하려는 것 같다. 십여분 이상 지켜보는데 주변에 사냥감이 없는지 더 이상 움직임이 없다. 이번 여행의 게임드라이브에서 거의 매번 사자를 만났다. 그래서 이제 사자를 보는 것이 시시해 졌다. 역시 레오파드나 치타가 보기 힘든 동물이다. 사자를 보고나서는 기린과 하마 외에 이렇다할 동물을 만나지 못하고 4시간의 드라이브를 마쳤다. 


고롱고로 쪽으로 나가 이틀전에 묵었던 타타가 있는 아루샤의 캠프로 향했다. 오전 10시반이다. 길은 올때와 마찬가지로 세렝게티 중심부에서 남쪽 게이트를 지나 고롱고로 공원으로 들어선 후 분화구 주변 산을 넘어 고롱고로 공원입구로 나와야 한다. 중간에 준비해온 도시락을 먹었으니 점심먹는 시간 30분을 빼면 세렝게티와 고롱고로 공원내에서만 3시간반을 달렸다. 공원내 모든 길이 비 포장 도로여서 차들이 자욱한 먼지를 내품으며 달린다. 비포장 도로인데 속도는 거의 시속 70km 이상이다. 창문을 닫으면 덥고 창문을 열면 먼지가 들어온다. 먼지를 마시며 차속에서 흔들리고 있는 것만으로도. 피곤하다. 아프리카 어디를 가도 한국 관광객은 있다. 고롱고로에서 아루샤로 가는길에 휴게소겸 기념품 판매소에서 잠시 쉬는데 스무명 정도의 한국 관광객이 왔다. 한국말로 떠드는 소리에 반가워 인사를 나누었다. 혼자 45일째 여행하고 있다고 하니 다들 놀란다. 휴게소는 세렝게티를 찾는 관광객을 위한 대형 기념품 가게인데 가격이 규모가 상당하다. 가격도 만만치 않아 동물 조각품도 제대로 만든 것은 조그만 한 것도 100불 전 후다. 물론 현지인이 파는 것 보다는 나무재질이나 조각솜씨는 좋다. 


오후 늦게 아루샤의 캠프에 도착했다. 이제 오늘밤만 자면 트럭 캠핑여행은 끝난다. 43일간 텐트에서 자고 야외에서 식사를 하고 트럭을 타고 10000km를 이동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구나 이동중에 같은 방식으로 여행하는 팀을 여러번 만났지만 대부분 젊은 사람들이다. 게다가 케이프타운에서 나이로비까지 풀코스를 여행하는 사람은 드물다. 케이프타운에서 빅폴까지 아니면 빅폴에서 나이로비까지 여행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으로 케이프타운 빅폴 구간이나 빅폴에서 나이로비 구간을 반으로 잘라서 10일 정도 여행하는 사람이 많다. 43일은 시간을 내기 쉽지 않은 긴 기간이기도 하지만 체력도 많이 소모되는 여행이다. 하루 평균 250km이상을 트럭으로 이동하는데 길게 이동하는 날이면 10시간 정도를 트럭에서 견뎌야 한다. 한군데에서 며칠 머무르면서 주변을 둘러보는 여행이 아니라 계속 짐을 싸고 옮겨가면서 매일 텐트를 치고 걷기를 반복해야하니 쉽게 지친다. 비라도 오는 날이면 젖은 텐트를 걷어야하고 다음날 젖은 텐트를 다시 치면 눅눅한 느낌과 곰팡이냄새로 편안한 잠을 기대하기 어렵다. 게다가 텐트안에 모기라도 들어오면 정말 힘든 밤이 된다. 아프리카여행에서 가장 어려운 것중 하나가 모기와의 싸움이다. 안물리는게 최선이지만 어디에나 있는 모기에게 안 물리기위해서는 모기기피제를 철저히 발라야 한다. 모기기피제가 싫어 바르기를 게을리하면 밤새 가려운 곳을 긁느라 잠을 설치게 된다. 어려운 점만 썼는데 광활한 아프리카 대륙의 자연을 직접 체험하기에 좋고 동물원 에서나 볼 수 있는 다양한 동물을 야생상태에서 볼 수 있어서 좋다. 그리고 다양한 아프리카 사람들과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직접 느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밤이다. 저녁식사후 맥켄지가 장황한 마무리 말이 거의 30분을 끌더니 돌아가면서 한마디씩 하라고 한다. 다들 즐거웠고 수고했다는 말로 인사를 한다. 나도 즐거웠다고 했지만 힘든 여행이었다. 


게임드라이브는 동물을 찾아다니는 재미가 있다.


게임드라이브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동물이 초식동물이다.


작가의 이전글 세렝게티에서 레오파드를 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