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종호 Mar 19. 2020

다시 초베로...

2020. 1. 27.

다시 초베로...


빅폴을 떠나서 다시 보츠와나 초베국립공원으로 간다. 이른 아침을 먹고 바로 출발이다. 이번 빅폴에서 나이로비까지 나를 태우고 가는 트럭은 전반부에 탔던 무파로와는 달리 이름이 없다. 그래서 내가 제작회사의 이름을 따서 타타로 부르기로 했다. 타타는 인도의 자동차 회사 이름이다. 타타의 차량 구조는 무파로와 많이 다르다. 차량 내부에 스마트폰 충전기가 없는 것이 가장 불편하다. 차량을 타고 내릴 때에도 무파로의 계단 방식과는 달리 타타는 사다리가 설치되어 있다. 그래서 손에 물건을 들고 탈 수 없다. 같은 아프리카 투어 컴퍼니에서 운영하는 여행이지만 케냐 나이로비에서 운영하는 방식과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에서 운영하는 방식이 많이 다르다. 트럭 구조나 시스템은 케이프타운이 더 나은 것 같다. 


빅토리아 폭포를 떠나 짐바브웨 국경에 도착했다. 짐바브웨 출입국 사무소에서 출국 스탬프를 받고 다시 보츠와나 출입국 사무소에서 입국 스탬프를 받았다. 보츠와나에는 두 번째로 입국하는 것이다. 이번에는 나미비아에서 국경을 통과할 때와는 달리 입국 신고서류 없이 여권에 스탬프를 찍어준다. 보츠와나는 아프리카에서 잘 사는 나라 중 하나답게 여유가 있어 보인다. 한국과는 비자면제 협정이 되어 있어 단기간 머무는 관광객은 비자가 필요 없다. 사람보다 소가 많아 방역이 철저하다. 짐 속에 있는 모든 신발을 꺼내 소독약에 바닥을 닦아야 한다. 보츠와나로 입국하여 까사네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러 먹을거리를 사서 싣고 지난번 팀들과 빅폴로 가기 전에 이틀을 머물렀던 테베리버 캠프장으로 갔다. 캠프장에서 점심을 만들어 먹고 오후 3시까지 바에서 음료수 한 병 시켜두고 시간을 보냈다. 초베 사파리 투어는 지난번 팀과 빅폴로 가기 전에 했었는데 이번에는 빅폴에서 출발해서 나이로비로 가는 팀을 위해서 다시 하는 것이다. 나처럼 케이프 타운에서 나이로비까지 풀코스로 여행을 하는 사람은 두 번 하도록 프로그램이 만들어져 있다. 지난번에 못 본 표범이나 치타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기대해 본다. 초베는 다른 공원보다 동물들을 볼 기회는 많은데 치타나 표범 그리고 사자 같은 맹수는 운이 좋아야 만날 수 있다. 특히 물이 많은 우기에는 더욱 그렇다. 


오후 3시에 출발하기로 했는데 3시가 가까워지니 하늘이 잔뜩 흐려지고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 같다. 약속대로 제시간에 도착한 짚을 타고 초베공원으로 들어갔다. 이번에는 5명이 한 차에 탔다. 우리 팀의 나와 미국인 2명 그리고 다른 팀에서 합류한 호주인 두 명이다. 흐리고 기온이 낮으면 맹수들이 활동이 많아진다고 하는데 지난번에 많이 봤던 코끼리, 버필로, 기린, 임팔라, 원숭이 같은 동물은 많은데 맹수는 어디에도 안 보인다. 오후 3시부터 4시간 동안 공원 내부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가 맹수는 한 마리도 못 보고 7시가 되어 숲 속에 설치해놓은 캠프로 돌아왔다. 새 팀의 주방 담당인 피터와 주방 견습생인 켄이 저녁으로 밥과 닭고기 스튜를 준비해 놓았다. 여행도 후반기로 접어들어 캠프생활에도 익숙해졌는데 새로운 팀과 합류하니 또다시 새로운 것들이 생긴다. 이번 팀의 케냐인 가이드 맥켄지가 운영하는 방법이 전반부의 가이드인 엠 모요와는 다르다. 요리는 피터와 켄 둘이 준비한다. 저녁을 먹고 모닥불 주위에 둘러앉아 주의사항을 듣는다. 지난번과 같이 공원 안이라 야생동물로 인해 위험하니 밤에는 텐트 안에 머물고 텐트 밖을 나올 때는 주의하라는 것이다. 


밤이 되어 깜깜해지면 아무 할 일이 없다. 랜턴 외에는 달리 조명도 없다. 모기기피제를 바르고 모닥불 주위에서 잠시 내일 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각자의 텐트로 들어가 잔다. 아침 게임 드라이브는 일찍 시작할수록 맹수를 만날 기회가 많아지니 가급적이면 일찍 일어나라고 한다. 아침 5시에 일어나서 아침 먹는 즉시 출발하기로 했다.  


초베공원이 임팔라들



초베공원에서 만난 코끼리 가족


작가의 이전글 빅토리아 브리지를 걸어서 건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