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한다.
그런데 또 다르게 생각하면 사람이 자리를 만들기도 한다.
평범한 소시민으로만 나이를 들어가며 차츰 다르다는 걸 인식하게 된다.
평범한 게 힘들다고 하지만 평범함만으로는 세상을 바꾸지 못함도 안다.
나는 그저 만들어주는 사람들에 순응하며 순순히 살아갈 뿐이다.
나서서 바꾸기도 만들기도 하는 사람들은 결이 다르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어떤 사람이 그저 팀원이다가 팀장급이 되면 거기에 맞춰 일하고 생각하게 된다.
거기서 자기의 한계를 넘어서기도 하고 능력부족을 느껴 좌절하기도 한다.
다만 그 자리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일한다.
물론 이건 작은 예시지만 크게 보면 가르치거나 지배하는 사람들에게도 자리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겠지.
그래서 자리에 따라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이 변하고 변해야 한다고들 한다.
평범한 사람이 보기엔 배신감을 느끼기도, 아니면 결국 당신도 똑같네라고 비난하기도 하지만 자리에 올라보지 못한 사람의 소견은 아닐까.
나이가 드니 이런 생각도 하게 되는 것 같다. 젊을 때의 성마른 시선이 나이가 들어 느슨해지는 것 같고.
사람이 자리를 만든다.
자리를 만드는 사람은 결국 어디에서나 리더가 되거나 세상을 바꾸기도 하는 것 같다.
없었던 걸 만든다는 건 굳이 예술이나 과학, 기술등에만 국한되는 건 아닌 거 같다.
우리 삶과 직결되는 소비적 부분에서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오너가 되고 리더가 된다.
같은 걸 보고 비슷한 걸 떠올리는 99프로의 사람은 그저 큰 풍파를 만들지 않고 잔잔히 살아가지만 나머지 다르게 보는 1프로의 사람이 풍파를 겪어내고 파도를 넘어서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
그런 사람이 세상을 바꾸고 우리 삶의 모양을 바꾸고 흐름을 만든다.
나는 그런 사람은 아니지만 이제는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아는 걸 보면 나도 나이가 들어간다는 거겠지.
그러면서 나도 조금은 숙성이 되는 걸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대담프로를 틀어놓고 멍하니 보다가 문득 든 생각이 이렇게 길어졌다.
나는 평범함이 좋다.
물론 지금은 변할 에너지도 없다.
젊은 때의 패기와 긍정도 어느덧 휘발되어 나는 그저 아무것도 변하지 않길 바라는 나이 든 사람이 되어버렸다.
가끔 불끈 나도 뭔갈 찾아야지 하다가 그 에너지는 단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사그라들어 버린다.
스스로의 땔감은 스스로 찾으라는데 그런 열정이 없어서 슬프다.
이 가을, 어디로든 나서서 땔감을 찾아볼까.
두서없는 생각에 두서없는 횡설수설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