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텔리아 보노

이탈리안 뇨끼를 찾아 김해의 옛 골목을 거닐다

by Mis TJ


생면의 그 생생하고 탄력 넘치는 식감은 가히 건조면으론 결코 느낄 수 없는 특유의 풍미가 있다. 웃돈을 주고라도 생면을 전문으로 하는 파스타집은 충분히 갈만한 가치가 있다 생각한다. 물론 면이 파스타의 전부가 아니기에 소스를 비롯한 재료의 수준이 뒷받침되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


김해 같은 중소도시에선 상대적으로 찾기 어려운 생면을 전문으로 하는 파스타집이 있어 아내와 방문.

파스타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은 상당히 많으나 제대로 맛을 내는 집은 극히 드물다. 하나가 만족스러우면 하나가 아쉽고, 하나가 좋다 싶으면 또 하나가 걸리고... 그만큼 대중적이나 어느 음식이 다 그렇듯이 그 맛의 정점을 제대로 표현하기엔 적잖은 내공과 안목이 필요한 음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스테리아 보노

김해에서 가장 핫한 장소 중 하나인 봉황동 봉리단길의 조용한 골목길에 위치한.. 전국 어느 "리단길"이 그렇듯이 가정집을 개조하여 만든 다듬어지지 않은 날 것의 느낌이 이채로운 가게였다.


보노의 뜻은 이탈리아어로 '좋다'라는 뜻 'buono'의 지역방언이며 이름에 걸맞게 좋은 재료로 건강하고 좋은 음식을 만든다는 의미를 지닌다고 한다.



식당을 목적으로 짓지 않은 건물을 개조하여 자신만의 분위기를 녹여낸다. 이런 류의 가게에서만 느낄수 있는 색다름이 아닐까? 있던 것에 새로운 날 것을 더한 부조화 속에서 느껴지는 '긴장된 정돈'이 바탕이 된 가게의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도 이색적이다.


부엌 옆 단체석이 아닌 창가 2인석에 자릴 잡아 본다.



가게의 시그니처라 할수 있는 바질페스토와 치즈가 바탕이 된 뇨끼.



일명 이탈리안 수제비라 불리는 뇨끼(gnocchi).

감자를 으깨어 밀가루와 절묘하게 배합하여 만들어 노릇하게 구워내는 뇨끼는 그 배합과 굽기의 정도에 따라 맛이 확연하게 달라져 단순히 밀가루와 계란을 배합하여 만드는 생면과는 또다른 식감을 선사한다. 부드럽고 감자와 밀가루반죽의 아슬아슬한 식감의 향연이 찰나를 스쳐가는 겉면의 바삭함과 잘 조화되어 입안을 풍요롭게 감싸는 느낌이 일품이다. 생면에 생기를 불어넣는 향긋한 바질페스토와 화룡점정으로 곁들여진 생바질 잎사귀가 놀라울 정도로 면과 조화로운건 덤이고 토핑으로 뿌려진 피스타치오와의 조화도 완벽했다.

뇨끼는 이탈리아의 대표 파스타종류 중 하나지만 한국에선 대중적이진 않아 이를 제대로 소화하여 선보이는 레스토랑은 극히 드물다. 김해에 우우죽순처럼 생겨난 파스타집 중에서도 뇨끼를 취급하는 가게는 손에 꼽을 정도.



함께 주문한 마르게리따. 화덕피자의 대표격이자 그 가게가 얼마나 피자를 잘 만들어내는 곳인지 가늠하는 척도가 되는 피자이다. 맛은 나쁘지 않았으나 파스타가 워낙 임펙트가 있어 상대적으로 덜 돋보이는 느낌이다.



뇨끼와 비교해보기 위해 추가로 주문한 새우올리오. 생면의 살아있는 식감과 정제되지 않은 형태가 시각적으로도 고스란히 느껴지는데다가 정오의 햇살까지 더해져 말 그대로 "생면"이 살아 숨쉬는 듯 하다. 맵기는 조절가능하다. 접시를 흥건히 적시지 않고 잘 버무려진 오일로 느끼하지 않고 맛이 아주 담백했으며 생면과 탱글한 새우와의 조화도 훌륭했다. ​


아주 만족스러운 생면 파스타집이었다. 집에서 멀지 않으니 두고두고 방문할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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