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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UKO May 08. 2020

IH인덕션 위 셀프 수납장 만드는 가나자와주부의 루틴

살면서 한번 해봐야할것.

자신의 생활에 필요한 가구 하나쯤 만들어보는것,

새로운 경험에 신이 났습니다.




한사람의 아내이자 주부로써도, 그리고 제 개인의 삶을 꾸려나가면서도 결혼하고나서 여러가지를 경험하게되지만, 그보다 더 해보지 못한것들을 하나하나 경험해보는것이 대단한건 아닐지라도 굉장히 소소하게라도 만족하고 즐기며 살아가고 있는 가나자와 주부 마루짱입니다.


작년까지는 "한일커플 마루짱입니다" 라고 했던 인사가, 이제는 "한국인아내, 가나자와주부 마루짱입니다! " 라고 바뀐 것 같은데요.


흔히 주부라는 이름이 붙으면 자녀가 몇명 있어야 당연하다고 할 것 같은 편견. 어딜가든 결혼을 함과 동시에 아이를 낳고 어디가서 상식에 어긋나는 개념없는 행동을 해서 "맘X" 이라는 단어를 들어야할 것 같은 편견. 사회적인 일부 시선이, 그리고 우리네들의 삐뚤어진 잣대가 만들어낸 편견과 이미지 안에서 개개인의 소중한 한사람으로써 그런 편견들과 견줄 수 도없는 대단한 가치를 가지고 살아간다는것을 모두가 좀 인식하는 구석도 필요합니다. 그것이 팩트.�


저는 결혼도 하고, 가정도 꾸리는 새내기 주부인데도 제 개인 안에서는 아무것도 변한것도 없고 한걸음 더 발전했을뿐인걸요. 아직도 18살의 제가 제 안에서 살아가고있고, 마음아픈 이별을 겪고 맘 아파하던 20대의 제모습역시 비오는날이면 언제나 툭- 하고 단번에 터져나오는 감성안에 녹아든 "나" 라는 사람일 뿐이예요. 그리고 이런 SNS상의 말투는 중학생시절, 애늙은이라는 별명을 지녔던 시절부터 고스란히 옮겨와  여전히 변함이 없습니다.



이번 포스팅을 시작하면서 몇자 적어보는 저의 마음이지만은, 제가 일본에 오면서 느낀것이 있다면 이곳에 오기전까지는 일본 여성을 예로들자면 밖에나가 맡벌이를 하던 안하던 자신들이 가꿀것은 가꾸고 해야할것은 꼭 하는 성격들을 많이보게 된다는 것입니다. 어느 한부분이 이렇다 라고 단정지으며 이야기하기에는 그것과 연결되어있는 이 국가 자체의 문화적 차이가 있기애 저의 설명들이 한없이 부족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일에 치여 바쁘니까 난 살림안해, 뭐에 안해 뭐때문에 안해. 라는 말을 하는사람보다 일을해도. 피곤해도. 늦게 일어나도 할일은 하고 그걸 결과물로 보이는 사람들이  제가 지금까지 30수년을 보내오면서보다 요즘 생활에 더 많이 눈에 보인다는것죠. 그리고 그녀들의 생활력은 저에게 또다른 배움으로 찾아옵니다.


아주 가끔은, 힘든지 뭐했는지 얼마나 큰 일이있었는지조차 그당시에는 전혀 티내지 않고 말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차가우리만큼 억제된 이성에 진절머리가 났던 과거와는 다르게 지금은 , 일본 친구들의 성향의 "극히 일부" 는  아주 조금은 본받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어느 기혼자나 많은 분들이 자기 자신을 사랑하면서 회사다니며 싱글로써 돈벌던 시절이 나역시 존재했었고,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 이라는 길로 한걸음 더 나아 갔을 뿐. 싱글때보다 좋은점이라면 , 싱글이 아직 보지 못한 세상에서 그 옆동네를 경험해가고 있다는것 뿐이예요.


달콤한 디저트를 먹으러 맛집을 가는것도 좋지만, 내가 정말 정작 쉬어야할 내방의 공간의 작은 소품 하나라도 바꾸는 소소한 꾸밈에

여러분들께서도 꼭 즐거움을 더 느껴가시리라 생각합니다. 마음에 여유가 없으면 조금이라도 만들어가면 인생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제 작업실보다 더 오랜시간을 머무는 곳이 바로 "주방" 인데요. 가스레인지를 사용하지 않고 인덕션을 사용하고 있기때문에 불길이 주변에 붙을 일이없어 가장자리 소스통이나 기타 소품을 놓는 자리로 2단의 작은 나무 수납장을 만들기로 결심했어요.


저는 한번도 이런 재료들을 사서 뭔갈 만들어본적이 없어요. 어중간한 사이즈라 소품이라면 소품이고 작은 가구 라고 한다면 작은 가구가 될 이 수납장은 인덕션공간사이즈를 먼저 자로 잰뒤 (60cm) 무엇을 올려둘까에 따라 칸 간의 높이가 결정될 수 있으니 사용하고 있는 병들의 높이 등도 모두 체크했어요.


하지만 소스나 식품료 중에서는 높이가 가장 높은 식용유나 대형 식초병 등이 있는데, 그런 소스들은 서랍에 보관하는 쪽으로 옮기거나 해서 작은것들만 올려둘 수납장을 만들기로하고 사이즈를 확인했답니다.



정말 초 심플하게 생각해서,

필요한 나무판자, 칠할 색, 겉표면 바니쉬, 작업통, 나사(28), 드라이버, 코너꺽쇠(8개)


본격적으로 홈센터 가기 전에 100엔숍에 먼저 들러봤어요~


이번 인테리어에 필요한 나무판자를 구매한 집근처 대형 홈센터에 가기전에 , 사진과같이 100엔숍인 세리아를 먼저 들렀어요. 세리아 라는 100엔숍에는 저렴한 금액에 적당한 두깨의 나무 판자를 사이즈별로 판매하고 있었지만, 기본 기장이 최대 45cm만 진열되어있어서

제가 원하는 사이즈가 아니라 구매를 포기했어요 ,  사진속의 어두운 나무판자가 딱 좋았는데 말이예요.


그래서 좀더 크더라도 잘라쓰더라도 원하는 색을 입혀서라도 다른것을 구매하자, 고 생각했죠. 결국 세리아는 구매 실패!


(가로가 45센티도 충분한 기장이라 그렇게 두개를 만들어 붙여 놓을 계획이었다면 그냥 세리아에서 샀을지도 몰라요�)


나무판자 구매처는 집근처 대형 홈센터인데요, 규모가 백화점 몇배 수준이라 말도안되게 다양한것을 판매하는 곳인데, 건축재료들도 판매하거나 절단기를 갖춘 창고형식의 규모다보니, 더 다양하게 다향한 사이즈와 폭, 종류의 나무판자들이 있었어요. (2층 높이의 나무판자도 있는 규모)


거기서 발견한 딱 좋은 사이즈의 나무판자들. 저희집 인덱션 가로 폭이 딱 60센티였는데, 나무판자 길이가 60센티에 모서리도 둥글게 다듬어져있었고, 굉장히 튼튼하지만 딱 적당한 두께의 판자가 있어서  단번에 선택하게되었어요.


60센티 가로 판자 양 사이드에 다리를 붙이게 되면, 다리부분이 인덱션 양쪽에 안정적으로 놓이게 될 가장 좋은 맞춤형 사이즈나 마찬가지라 만족쓰~!�


레지에서 상품을 계산한 뒤에, 이쪽 가공실에 가지고 오면 직원분께서 커다란 기계로  구매한 나무를 원하는 사이즈로 절단을 해주세요. 원컷에 50엔정도만 더 지불하면 되는데요, 2개를 잘랐기때문에 저는 100엔을 지불해야할거라고 생각하고있었는데,

토탈 50엔이었더라구요


처음에 직원분과 저희의 커뮤니케이션 실수로, 저희가 15센티만 잘라주세요! 라고 했던걸

직원분께서 15센티씩 잘라내주셔서 ;;; ㅎㅎ 새로 가지고와 다시 잘라주셨어요 ㅠㅠ


나무를 사와던 날은 비가 너무 많이 내려서 도저히 만들 엄두가 안내더라구요. 자고로 햇살 쨍쨍하고 바람 건조한 날에 만드는게 가장 좋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사오고 바로 다음날이 일요일 오전이었는데, 날이 너무 좋고 바람도 괜찮아서 작업을 시작했어요. 먼저 컬러 오일을 작업 케이스에 일정 양을 담아 나무를 칠해주는 작업을 진행했어요.


처음에는 집에서 박스 깔아두고 열심히 발랐는데, 역시 이 냄새는 무시 못하는것,ㅎㅎ 집안에서 얼마 바르다가, 곧바로 현관문 열고 밖에서 내다놓고 공기중에 상쾌한 작업을 다시 시작했어요


색을 바르니 이렇게 나무의 결이 더 살아나는 듯 해요.

딱 이 색으로만 굳으면 좋으련만...... 결과물은 전혀 다른 엔틱한 느낌으로 변해버렸으니... �



색을 칠한 나무는 밖에 잠시 한두시간 내다놓고 집에서 밥도먹고 눈누난나 하다가, 슬슬 바니쉬를 칠해야할 것 같은 예감에 (사용설명에 한시간이면 마른다고 적혀있더라구요)


일정 양의 바니쉬를 작업통에 담고 밖으로 들고 나갑니다. 저는 글로스 바니쉬 말고, 광이 나지 않는 매트한 느낌으로 선택했어요.


칠하던 도중에 한장 찰칵!


하나하나 붓칠도 서툰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왠지 모를 뿌듯함이 차오릅니다. 확실히 밖에서 작업하니 환기도 잘되고 기분도 너무 좋았어요 무척 추웠지만 말이예요.


동네가 꽤 조용해서 지나가는 것이라고는 사람이 아닌 바람한점.


쟈쟌-

앞서 보신 사진과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변해버린 표면의 색감

내가 뭘 잘못한건가, 싶기도한데 오히려 이쪽의 느낌이 좋아서 천퍼센트 만족했습니다.ㅎㅎ

우연일까요.ㅎ

셀프 수납장 만드는 초보가 하는 생각은 이거였어요. 나무에 못을 박으려면 무조건 망치가 있어야하고, 무조건 나사박는 해머드릴 이 있어야한다! 라는  무지함에서오는 편견이었지요. 남편의"드라이버만 있어도 충분히 할 수 있어!" 라는 말은 반신반의로 흘려들은채

결국 걱정한가득 가지고 나사와 드라이버만 사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던 저.

일본으로 이주하면서 해외이사를 할때에, 공구상자만 큰 박스로 하나 있었는데, 한국에 계신 남편의 일본 동료들에게 나눔하거나 하고왔기때문에 기본 적인 공구들 조차도  일본에서 전부 사야했던것을 딱히 쓸일이 없어 지금까지 가지고 있지 않은채로 생활해왔어요.

가구를 사도 조립하라고 하나씩 서비스로 들어있는 작은 십자가 드라이버가  지금 집에 수두룩하게 쌓여있답니다.

워낙 기본형이고 손바닥보다 작은 사이즈다보니, 강한 힘에 사용을 하면 손상이 될 확률도 많고 앞쪽 드릴의 형태도 다양한 디자인으로 들어있는 전문가 용을 하나 사야겠다 싶어 이참에 함께 구매했어요. 이런 작은 나무판자는 그냥 나사를 조이는것만으로도 나사 박는것이 가능하구나! 하고 좋은 경험이 되었어요 (웃음)

이럴때 "핏타리다!" 라고 하죠. 정말 딱 들어맞는 사이즈. 가로 판자 사이즈가 인덕션 사이즈랑 1미리 오차없이 똑같았기때문에

양 사이드에 다리부분으로 부착한 수납장의 다리가 인덕션 사이즈에 안정감있게 쏙 들어가요.

인덕션 윗 부분에서는 사용시 바람이 꽤 나오는데요, 선반에 얹는 소품들에 큰 영향은 없으니,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모르니 양쪽 빈 곳에 못을 하나 박아주었어요. 사실 인테리어 소품 숍에 가서 , 엔틱한 디자인의 고리를 따로 구매할까 생각했는데, 당장에 없는대로  남은 나사를 하나 심어주었습니다.



완성된뒤 가지런히 놓아본 병들.  맨 아래의 하단 부분의 구성은 조금 바꿀 예정인데요, 가장 손이 많이 닿는 친구들을 정면에 진열했어요.

가츠오부시, 미역, 설탕, 소금, 고추가루, 혼다시 등등.


수납장 선반의 왼쪽 다리부분에도 못을 하나 심어두었어요. 워낙 선반 두깨가 안정적이기때문에, 폭만 괜찮다면 작은 냄비를 올려두어도 괜찮거든요. 얼마전 구매한 노다호로 신상인 코코나베를 최근 맨 위에 올려두고있는데요, 보기에도 예쁘고 또 자주사용하게 된 냄비라 흡족흡족.


이번 수납장 만들기는 인덕션의 정면 부분에 놓기 위해 제작된 수납장이기도하지만,

왼편에 벽쪽으로 옮겨도 사이즈는 여유롭게 무관한 사이즈이기때문에, 때에따라 구성을 좀 바꿔볼까 생각중입니다.

자 이렇게 해서 저의 주방에 새로운 식구가 하나 더 늘었습니다. 사실 이 수납장을 만들게 된 이유가, 시중엔 제가 원하는 이런 디자인의 간단한 모형이  판매되는곳을 보기가 힘들다는 것이예요. 형태 자체는 존재할지 모르겠지만


그야말로 "맞춤사이즈" 가 필요할때에는 이렇게 뚝딱뚝딱, 하루 2~4시간만 투자한다면 내가 가장 오래 존재하는 공간을 좀더 풍족하고 저렴한 값에 꾸며낼 수 있는 매력이 있다라는것을 알게되니,

이전에 나무에 컬러오일 바른 뒤에 괜히 드는 생각이 " 더 바를데 없나?" 라며 주위를 두리번 거리는 내모습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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