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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육아휴직 중입니다

남매워즈2: 동생의 습격 Attack of Younger Brother

by 마루마루

동생은 나를 보고 웃는다. 엄마는 동생이 나를 좋아한다고 한다. 내가 에취, 하고 재채기 흉내를 내면 까르르 소리를 내서 웃는다. 아무래도 동생은 엄마보다 나를 좋아하는 것 같다.


나와 엄마가 잘 시간이 되면 동생은 아빠에게 간다. 나는 엄마랑 책을 읽으면서 잘 것이다. 아빠가 자기 전 우유를 먹여주고 재워준다고 한다. 오늘은 무슨 책을 읽을까 고르고 아빠에게 인사를 하고 방에 들어간다. 엄마랑 이불 속에 들어가서 책을 읽는다. 그런데 오늘따라 동생이 크게 운다. 우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더니 문이 열리고 동생과 아빠가 들어온다.


"오늘따라 이상하네. 너무 많이 우는데? 잠깐 안아줄 수 있어?"

"요즘 낯을 가리는 것 같아. 더 많이 찾고 안아달라고 하고."


엄마가 동생은 안자마자 동생은 울음을 그치고 방긋방긋 웃는다. 나는 졸리지만 엄마 옆에 얌전히 앉아서 기다린다. 아빠가 다시 동생을 안는다. 동생이 다시 울기 시작한다.


"여보, 아무래도 오늘은 내가 데리고 잘게. 얘 고집 못 이겨."

"그럼 오늘 하루만 부탁할게."


아빠는 동생을 엄마에게 안겨주고 나간다. 엄마가 말한다.


"동생도 데리고 자도 되지? 오늘 동생도 엄마가 많이 필요하대. 그런데 동생이 아직 너무 어려 누나처럼 자유롭게 뒤집지 못하니까 엄마 오른쪽에는 네가, 왼쪽에는 동생을 재울게. 좀 더 크면 너희 둘이서 알아서 자렴."


얏호. 동생과 자보고 싶었는데 신난다. 동생은 엄마 팔을 베고 생글생글 웃는다. 나는 엄마 너머의 동생을 자꾸만 쳐다본다. 재채기 흉내도 낸다. 동생이 까르르 웃는다. 엄마는 아까 우리가 읽던 책을 마저 읽어준다. 점점 잠이 온다.


"엄마 꼭 안아주세요."

"엄마가 왼팔로 동생을 안고 있어서 말이야. 팔을 빼면 동생이 울 것 같은데. 이쪽 팔로만 꼭 안아줄게.


엄마가 오른팔로 나를 안아준다. 우리가 잘 때 엄마는 항상 양팔로 나를 꼭 껴안아줬는데. 엄마를 쳐다보니 엄마가 동생을 보고 있다.


"엄마 날 보고 자세요."

"엄마가 너만 보면 동생을 챙길 수가 없네. 엄마가 하늘 보고 잘게."


잘 때 나는 나는 엄마닭 품에 안긴 아기 병아리가 된다. 포근포근한 엄마 품에서 꼼지락거리는 느낌이 너무 좋다. 그런데 오늘은 동생이 오는 바람에 외로운 병아리가 되었다. 나도 엄마가 필요해요. 포근포근한 엄마 품에서 자고 싶어요. 나는 엄마 품으로 더 파고든다. 더 이상 파고들 품이 없자 나는 이불을 만지작대다가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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