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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육아휴직 중입니다.

나도 삼계탕 먹고 싶다.

by 마루마루

절기마다 먹어야 하는 음식이 있다. 설날에는 떡국, 세 번의 복날에는 삼계탕이 대표적이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같은 어린이 기관의 식당이나 회사 식당에서는 이런 절기를 고려해서 식단을 짠다. 나도 병원에서 근무할 때는 설 즈음에는 떡국을, 복날에는 삼계탕을 병원 식당에서 먹었다. 식사를 받으면서 '아, 오늘이 복날이구나'를 알았다.


휴직을 하고 나니 그런 절기감이 사라졌다. 매일 달력도 보고 신문도 읽지만, 시간이 흐르는 느낌은 일할 때와 다르다. 유난히 더웠던 2024년의 여름. 어딘지 몸이 축나는 느낌이 들어서 달력을 보니 초복이었다. '앗, 삼계탕 먹어야지' 하면서 신나서 재료를 꺼내려다가, 냉장고에 붙어있는 아이 유치원 식단을 보았다. 당연하다는 듯이 삼계탕이 점심 메뉴로 적혀 있었다. 그렇다면 남편도 직장에서 삼계탕을 먹고 올 텐데.


냉장고 문을 다시 닫았다. 다들 삼계탕 먹고 왔는데 저녁에 또 삼계탕 먹기는 좀 그렇겠다. 나중에 먹지 뭐.


그런데, 나도 오늘 삼계탕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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