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자와 도박자의 가족을 위한 가이드

20_어떻게 해야 할까(1) 왜 끊어야 하는가?

by 마루마루

대체 도박을 왜 끊어야 하나요?


이 질문에 도박자 자신이 답을 가지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가족들은 이런 생각이 드실 것 같습니다.


"그걸 알면 굳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 생각이 없으니까 도움을 받으러 온 것인데..."



도박을 계속하면서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도박은 일상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게 하고, 도박에만 관심을 쏟게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도박자들에게도 소위 말하는 '현자타임'이 옵니다. '잠깐.. 이렇게 계속 살아도 되나.' '이게 맞나..?' '이제 정말 그만해야 할 텐데..' 그 타이밍을 어떻게 파고드느냐가 치료자나 가족의 역량이기도 합니다.


이 타이밍을 '바닥치기(Hitting the Rock)'라고 부릅니다. 도박으로 쌓아온 삶이 무너져 내리며 "이렇게는 안 되겠다"라는 절박감이 생기는 심리적 전환점을 의미합니다. 그간 굳게 믿고 있던 신념에 금이 가고 혼란을 경험합니다. 가진 돈을 모두 잃었을 때, 더는 빌릴 곳도 없고 상환 압박이 계속될 때, 가족들이 '더는 못 갚아주니 알아서 하라'라고 할 때, '더는 같이 못 살겠다. 나가서 살아라, 이혼하자'와 같은 관계 단절 선언이 있을 때, '터졌다'라고 이야기하는 때입니다.


하지만 꼭 이렇게 극단적인 일이 일어나야만 바닥을 친 것이고 변화의 계기가 될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행동의 변화를 나타나게 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부정적인 행동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도박 빚이나 도박으로 인해 발생한 법적인 문제를 대신 해결해주지 않고 당사자가 스스로 해결하도록 두는 것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이것은 쉽지 않습니다. 보호자인 내가 나서면 간편하고 신속하게 해결될 것을 알면서도 당사자가 스스로 해낼 때까지 인내하고 기다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돈을 달라고 할 때, '너 또 도박했지' '내가 이럴 줄 알았어'와 같은 잔소리를 하거나 화를 낼 필요는 없습니다. 줄 수 없다고 간단하게 말하면 됩니다. '줄 수 없다고 예전에 말했지? 그러니 줄 수 없어.' '네가 스스로 해결해야겠다'라고 말해주세요.


둘째, 긍정적인 행동에 대해 긍정적인 보상을 주는 것입니다. 도박을 하지 않고 지낸다고 돈을 주거나, 문제를 해결해 줄 필요는 없습니다. 도박을 하지 않고 건강하게 지내는 모습을 인정하고 칭찬하는 가족의 말과 행동이 보상이 됩니다. 상대방의 행동을 정확하게 짚어내어 칭찬해 주는 다음과 같은 말이면 충분합니다.

"규칙적으로 생활해 줘서, 걱정을 덜 하게 되네. 고맙다."

"이렇게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어서 기쁘다." "

(아침에 출근할 때) (웃는 얼굴로) 잘 다녀와"

"이 책 읽었구나. 고마워."



이러한 일은 도박이 자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도박으로 잃게 된 것은 무엇인지를 돌아볼 기회를 줍니다. 나아가 '계속 도박을 한다면 무엇을 더 잃게 될 것인가?' '계속 도박을 한다면 어떤 삶을 살게 될까?'를 고민해 볼 기회가 됩니다.

도박자는 도박으로 인해 '돈'을 잃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삶을 통제할 권리와 안전함, 그리고 자신에 대한 믿음을 통째로 잃어버린 상태입니다. 돈만 잃은 게 아니라, 경제적 자기 결정권과 경제적 안정감을 함께 잃게 됩니다. 주변의 신뢰를 잃으면 소중한 관계는 무너지고, 서로를 감시하느라 에너지를 소진하게 됩니다. 자기 자신조차 믿지 못하면 자존감은 추락하고, 정서적인 안정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집니다.


한참 도박을 할 때는 무엇을 잃었는지, 앞으로 어떻게 될지를 생각할 겨를이 없습니다. 바닥을 칠 때 비로소 돌아볼 수 있습니다. 지금이 바닥이라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은 주변의 태도입니다. 비난 섞인 잔소리보다는 냉정한 원칙을, 절망보다는 따뜻한 인정을 보여주세요. 도박자가 자기 모습을 정직하게 비춰볼 수 있는 맑은 거울이 될 수 있는 것은 다름 아닌 가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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