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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건우 Sep 25. 2015

미국 여행기 10 – 여행 넷째 날

여행을 말하다_010

미국 여행기 10 – 여행 넷째 날
2014-08-31 일요일

오늘의 일정은 토론토에서 약 3시간 떨어진 곳에 있는 ‘천개의 섬’을 보고 오는 것입니다. 토론토에서 몬트리올로 가는 길의 중간에 ‘천개의 섬’이 있는데, 배를 타고 섬들을 둘러보게 된다고 합니다.
지도를 보면, 토론토에서 동쪽으로 ‘온타리오 호’를 오른쪽으로 끼고 계속 달려가는 길입니다. 길이 직선이어서 운전하기는 쉽습니다.



<사진> 토론토에서 ‘천개의 섬’까지 가는 지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 호텔 객실에서 미리 가져 간 라면과 햇반으로 아침 식사를 했습니다. 숙박비에 아침 식사가 포함되지 않았는데, 사실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몇 만원을 더 지불해야 한다는 건 낭비 같습니다.
우리가 준비한 라면과 햇반, 김치만으로도 충분히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우리는 미리 전기주전자를 하나 샀고, 호텔에 전자렌지를 빌려달라고 해서 햇반을 데울 수 있었습니다.
식사를 하고, 간단하게 짐을 챙긴 다음 호텔을 나서 ‘천개의 섬’으로 향했습니다. 출발할 때부터 날씨가 흐렸는데, 고속도로를 달리는 중간에 폭우가 쏟아져서 걱정을 했습니다. 
‘천섬’을 가기 위해서는 캐나다 쪽이나 미국 쪽에서 배를 타야 하는데, 우리는 캐나다 쪽을 택했습니다. 토론토에서 가다보면, ‘천섬’ 여행을 위한 출발지점이 여러 곳 있는데, 그 가운데서도 가장 큰 곳이 ‘킹스턴’입니다. 토론토에서도 가장 가까운 곳입니다. 킹스턴에서 더 올라가면 ‘가나노크’가 있고, 거기서 조금 더 올라가면 우리가 배를 탄 ‘락포트’가 나옵니다.


<사진> ‘락포트’에서 배를 타고 ‘천섬’을 둘러본 코스

위 지도는 ‘락포트’에서 배를 타고, ‘천섬’ 일대를 둘러 본 궤적입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개 이런 방향으로 섬을 둘러보았습니다.
우리는 사람이 많이 몰리는 ‘킹스턴’과 ‘가나노크’를 지나 ‘락포트’에서 배를 탔는데, 확실히 사람이 적어서 편했습니다. 날씨가 흐리고 간간히 빗방울이 떨어졌지만, 구경하는 데 아무 문제 없었습니다.


<사진> 한국어도 지원하는 락포트 ‘천섬 여행’ 홈페이지

사람이 드물긴 했지만, 이곳을 찾는 여행객들 가운데 한국 사람도 많은지, 홈페이지에서는 한국어 서비스도 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곧바로 티켓을 예매할 수도 있으니 참고하세요.
크루즈의 스케줄은 여러 종류가 있는데, 우리는 ‘볼트 성’을 볼 수 있는 3.5시간짜리를 구입했습니다. 볼트 성에서 2시간을 머물고, 1시간 반을 오고 가며 섬 구경을 하게 됩니다.


<사진> 락포트 천섬 여행 지도

배의 출발 시간을 미리 확인하고 떠났기 때문에 거의 시간에 맞춰 도착했습니다. 배는 12시 30분 출발 예정이었고, 우리는 12시에 정확하게 도착해 차를 주차장에 세우고,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해 배가 있는 선착장으로 갔습니다.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시간이 걸리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배를 타러 갈 때에도 여권을 확인했고, 배에서 내려 나올 때도 여권을 확인하더군요. 여행 다닐 때, 여권은 반드시 지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언제, 어디서 여권을 보여주어야 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사진> ‘천섬’을 여행할 배를 타는 선착장과 배

‘천섬’(은 말 그대로 ‘천개의 섬’이라는 뜻인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싸우전 아일랜드 드레싱’이 바로 이곳 ‘싸우전 아일랜드’에서 유래한 것이랍니다. 
천섬이 있는 지역은 캐나다와 미국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세인트 로렌스 강’의 상류이고, 이 강은 ‘온타리오 호’에서 시작해 이 강을 따라 계속 올라가면 ‘몬트리올’과 ‘퀘벡’이 나오고, 퀘백을 지나면 곧바로 북대서양 바다에 이르게 됩니다. ‘

세인트로렌스 강(Saint Lawrence River, 프랑스어: fleuve Saint-Laurent, 문화어: 쎄인트로런스 강)은 북아메리카의 강으로 오대호와 대서양을 잇는다. 캐나다의 온타리오 주와 퀘벡 주, 미국의 뉴욕 주 사이의 국경을 지나간다. 온타리오 호에서 1,197 km를 더 흘러 세인트로렌스 만으로 흘러간다. 수원을 더 거슬러 올라가면 메사비 산맥의 노스 강에 이르며, 총 연장은 3,058 km가 된다.
오대호의 온타리오 호에서 시작하여 미국과 캐나다의 국경지대를 따라 대서양으로 흐르는 강이다. 세인트로렌스 강은 오대호 전체의 물이 흐르는 수로로 후빙기 이후 빙하의 쇠퇴와 함께 7,000년 전부터 5대호 분지 지역의 지반 융기의 결과로 흐르기 시작한 젊은 강이다. 유역분지의 넓은 평야는 강이 흐르기 전 얕은 바다 밑에서 형성되었다. 해발 75m의 온타리오 호에서부터 184km까지의 상류는 폭이 넓으며 미국과 캐나다의 국경이 된다. 이후 좁은 수로를 따라 몇 개의 급류를 지나면서 몬트리올로 향하게 되는데 여기서부터 다시 강폭이 넓어진다. 몬트리올을 지나 퀘벡에 도달하면 여기부터 하구의 삼각강이 시작되고 세인트로렌스 만에서 대서양과 만나게 된다. 20세기 공학기술의 발달로 세인트로렌스 강은 주요 수운 교통의 길목이 되었다. <위키백과에서 인용>


<사진> 우리가 타고 여행했던 배

이제 배를 타고 나갑니다. 강이라고는 하지만, 바다처럼 느껴집니다. 강폭이 너무 넓어서 끝이 보이질 않고, 여기저기 떠 있는 섬들도 마치 바다에 떠 있는 섬처럼 느껴집니다.


<사진> ‘가나노크’에서 출발한 크루즈.

배를 타고 가다 보면, 이렇게 다른 출발지에서 오는 크루즈를 만나게 됩니다. 이 배는 ‘가나노크’에서 출발한 크루즈로군요.


<사진> 작은 다리 가운데가 국경입니다.

세인트 로렌스 강은 강 가운데 국경선이 있습니다. 배를 타고 가다보면 자연스럽게 국경을 넘게 되는데, 위 사진처럼, 섬과 섬을 잇는 아주 작은 다리가 국경입니다. 왼쪽 집에 사는 사람은 다리를 건너, 다른 나라로 갔다 올 수 있는 특별한 곳이기도 합니다.
‘천섬’의 특징은 섬마다 집을 지어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크고 작은 섬에는 역시 섬의 규모에 맞게 크고 작은 집들이 있는데, 아주 작은 집부터, 거대한 성까지 다양한 종류의 건축물이 서 있습니다.


<사진> 볼트 성의 전기를 생산하는 건물

약 40분 정도 배 위에서 섬을 구경하면서 앞으로 나가던 배가 서서히 멈춥니다. 위 사진처럼 볼트 성의 일부인 제너레이터 하우스가 가장 먼저 눈에 띱니다.


<사진> 볼트 성 입구. 입장권을 구입해야 합니다.

‘볼트 성’은 미국 쪽에 있기 때문에 배에서 내리는 순간 미국 이민국에서 여권을 확인합니다. 여기서도 입국 심사가 만만치 않게 까다롭습니다. 어디에서 왔느냐, 얼마나 머물 거냐, 누구와 왔느냐 등등 꼬치꼬치 묻습니다. 아마 캐나다에서 미국 쪽으로 들어오는 불법이민자 때문인 듯 한데, 이건 선입견이지만, 백인을 제외한 다른 인종에 대해 좀 더 까다롭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여권을 보여주고 국경을 통과하면 볼트성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도착합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거나 나오고 있고, 다른 곳에서 오는 배도 속속 도착합니다.


<사진> 배에서 봤던 전기를 생산하는 건물

입구에 들어서면 자연스럽게 왼쪽으로 방향을 잡게 됩니다. 전기를 생산하는 건물도 입구에서 보면 왼쪽에 있습니다. 따라서 이곳을 먼저 들러 구경하고, 계속 길을 따라가면 성의 입구가 나옵니다.


<사진> 볼트 성

여기 볼트 성이 있는 섬 이름은 ‘하트 섬’입니다. 이 섬을 구입한 사람은 성의 이름과 같은 ‘조지 볼트’이고, 그는 19세기 말 뉴욕의 최고급 호텔인 Waldort Astoria 호텔의 주인으로, 돈이 많은 사람이었다고 하는군요.
그런데, 조지 볼트가 처음부터 갑부의 아들이었거나 돈을 많이 번 사람은 아니라고 합니다. 조지 볼트의 성공과 관련해 이런 이야기가 있더군요.

<이야기 1>
비바람이 몰아치는 늦은 밤,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 호텔에 초라한 행색의 노부부가 들어 왔다.
“미처 예약을 못했는데 혹시 빈 방이 있습니까?” 라고 묻자, 호텔 직원은 정중하게 인사를 건네며 “죄송합니다만, 지금 객실이 꽉 차 빈 방이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예, 알았습니다.”라고 말한 뒤 힘없이 발길을 돌리는 노부부에게 직원이 다시 말을 건넸다.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습니까? 제가 다른 호텔에 방이 있는지 알아봐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어느 호텔에도 방이 없었다.
잠시 후, 직원은 조심스럽게 노부부에게 “객실은 없습니다만, 이렇게 비도 오고 늦은 시간이니 누추하더라도 제 방에서 주무시면 어떨까요?”라고 말했다.
노부부는 처음에는 사양했지만 호의를 무시할 수 없어 결국 직원의 방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다. 
다음날 아침, 노신사는 직원에게 말했다.
“당신은 미국에서 제일 좋은 호텔의 사장이 돼야 할 분 같군요.”
직원은 노신사의 말을 그냥 흘려 들었지만, 그 후 2년이 지난 어느 날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그 편지 안에는 뉴욕행 왕복 차표와 함께 자신을 방문해달라는 노신사의 당부가 들어 있었다. 
그 노신사가 바로 1876년에 1천 9백 개의 객실을 갖춘 뉴욕의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의 경영인, 존 제이콘 아스터였다. 젊은 직원의 이름은 이 호텔의 첫 번째 지배인인 조지 볼트였다. 친절한 인사와 배려가 조지 볼트에게 행운을 가져다 준 것이다. <인터넷에서 가져 옴>


<사진> 볼트 성의 정면

<이야기 2>
앞부분, 볼트가 필라델피아의 한 호텔에 근무하고 있었던 것과, 어느 날, 노부부가 방을 구하러 오는 것 까지는 동일합니다. 뒤의 이야기는 이렇게 됩니다.
그런데 바로 이 노부부가 그 유명한 힐튼(Hilton) 호텔의 회장이었던 것입니다! 회장은 볼트를 좋게 보아 자신의 회사에 캐스팅합니다. 그리고 후에 볼트는 회장의 딸인 루이스(Louise Kehrer Boldt)와 결혼하게 됩니다. <캐나다 대사관 블로그에서 가져 옴>

어쩌면, 이 이야기는 앞의 이야기와 뒤의 이야기가 겹쳐진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어떻든 볼트는 섬을 소유하고, 그 섬에 성을 지을 만큼의 재력이 충분한 사람이었음에 분명합니다.


<사진> 성 내부에 있는 거대한 인공 연못. 동전이 많이 쌓여 있습니다.

조지 볼트는 아내를 위해 중세의 성을 닮은 아담한 성을 짓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의 아내는 이 성이 완공되는 걸 못 보고 1904년 세상을 떠납니다. 볼트는 아내가 죽자 더 이상 성을 짓는 공사를 진행하지 않고, 미완성인 상태로 두도록 합니다.
우리가 이 섬을 방문했을 때도, 성은 여전히 공사를 중단한 상태 그대로였습니다.


<사진> 볼트 성 앞쪽에 있는 탑

현재의 볼트 성은 미국 뉴욕시에 헌납되어 뉴욕시가 관리,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캐나다 쪽에서 오는 관광객은 미국 비자와 여권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말이 맞습니다.


<사진> 성의 입구에 서 있는 석조 문

볼트 성이 있는 ‘하트 섬’은 그리 넓지 않아서 둘러보는 것은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습니다. 다만, 성 안으로 들어가서 내부를 보게 되면, 구경하는 시간이 늘어납니다.


<사진> 볼트 성 내부의 중앙 계단

볼트 성 내부는 이 성을 짓던 당시의 상태 그대로를 보존하고 있는데, 성은 미완성 상태이기 때문에 건물의 위쪽으로 갈수록 공사를 하고 있는 모습 그대로를 볼 수 있습니다.
이 성에는 엘리베이터도 있어서, 휠체어를 타고 오르내릴 수 있습니다. 여러 개의 방과 그 방에 장식되어 있는 다양한 인테리어를 구경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주방과 다이닝 룸에는 당시 사용하던 화려한 무늬의 도자기와 은그릇이 지금도 마치 새 것처럼 반짝이고 있습니다.


<사진> 볼트 성 입구에서 사 먹은 핫도그

우리는 볼트 성 안에 있는 기념품점에서 기념품을 구입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이미 점심 때가 훨씬 지나 배가 고파서 모두들 핫도그와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2시간을 딱 맞게 맞춰 우리가 타고 왔던 배가 다시 우리를 태우기 위해 돌아왔고, 우리는 다시 미국 땅에서 국경을 넘어 캐나다 쪽으로 들어가 배를 탔습니다.
배는 돌아오는 길에 우리가 못 봤던 섬들을 지나 선착장에 도착했습니다. 12시 30분에 출발해 4시에 도착했으니, 알뜰하게 본 셈입니다. 선착장에 내린 우리는 곧바로 다시 토론토를 향해 길을 재촉했습니다.


<사진> 토론토의 한국식당에서 먹은 순대와 돼지머리고기

토론토 시내에는 ‘한인 타운’이 있는데, 거리 양쪽으로 온통 한글 간판이 보이고, 한국 사람들도 많더군요. 이곳의 한국 식당은 한국에서 먹는 것보다 더 한국적인 음식들이어서 놀랐습니다.
한국 음식점인데도 외국 사람들도 많이 들어오고, 한국 사람들은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우거지탕, 순대국 등 국물이 있는 음식과 순대도 주문해서 먹었습니다. 한국보다 양이 훨씬 많은 것이 특징이었는데,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항상 음식의 양이 많았습니다.
저녁을 먹고, 다시 트럼프 호텔로 들어가 토론토에서의 이틀 밤을 보냈습니다. 이제 내일부터는 미국 사는 처남네 가족과는 떨어져서 우리끼리 차 한 대로만 다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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