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친구에게
밤마다 머리 맡에서 꿈이 짓밟히고 있네
계엄령이 어둠처럼 스미는 거리에는
절그럭거리며 공포가 빈 땅을 울리고
집마다 창문과 방문을 단단히 걸어 잠근
우리들은 두꺼운 커튼을 드리우고
그러나 가슴 조이며 또 밤을 새우고 있네
어둠이 찾아와도, 어둠 속에서 칼날이 번득여도
시퍼렇게 살아 있는 우리들의 눈빛
숨죽이며 가슴을 쥐어 뜯으며
끓어오르는 분노에 치를 떨며
이렇게 살아 있음을 부끄럽게 여기네
수많은 젊음이 권력의 광란에 희생되고
자유와 평등이 사슬에 묶인채
거꾸로 매달려 고춧가루 물을 마셔도
거리마다 피 흘리며 쓰러지는 동지의
목 쉰 함성을 애써 외면하며
우리는 하찮은 목숨에 집착하고 있었네
이제 비겁한 우리들의 행동을 용서해주게
친구의 아름다운 꿈을 짓밟고 지나간
저 폭도들의 캐터필러와 총칼
싸늘한 비웃음과 잔인한 미소 속에서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가슴 뻐근하게 느꼈다네
저들의 교활한 음모와 미화된 폭력
무자비한 권력과 악랄한 통제 속에서
참된 자유와 평등을 바란다는건
사막에서 신기루를 쫓는 것과 같음을
눈뜬 장님으로 지내던 세월
거리마다 서 있는 푸른 제목의 권력에
지은 죄없이 주눅들어 눈치보던
가슴 쓰리던 기억을 우리는 알고 있네
하고 싶은 말 한마디도 함부로 못하고
나라의 주인된 도리도 빼앗기고
목에 밧줄이 묶여 끌려 다니는 우리는
더러운 목숨에 집착하는 비굴한 인간들이었네
우리들의 빛나는 역사를
저들 포악한 권력의 피묻은 손에 맡길 수는 없네
자유의 깃발을 휘날리며
민중의 함성이 메아리치던 이 땅
역사 속에 스러진 이름없는 민중의 피가
이 땅에 촉촉히 스미고
살과 뼈가 녹아 기름진 땅이 되었을
소중하고 소중한 조국의 강토를
탐욕에 찌든 사악한 무리들에게 빼앗긴다면
우리의 삶은 차라리 죽음보다 못한 것
죽음으로 지키려네 민중의 땅
우리 어머니의 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