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진흙구이-020317
음식사진을 올리는 이유는, 어떤 음식을 '먹었다'를 말하려는 것이 아니고, 이 음식을 먹을 때,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있었는가를 기억하고, 추억하기 위함입니다. 사진을 뒤져보니 지난번 올린 아웃백스테이크(2001년) 이후 두번째로 2002년 3월에 찍은 오리진흙구이가 있더군요.
최근에는 음식 사진을 거의 빼놓지 않고 찍습니다. 음식을 먹는 행위가 단지 배를 불리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어서 좋은 것이 아니라, 음식을 함께 먹는 사람들이 누구이고, 그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보다 쉽게 기억하기 위해서입니다.
오리진흙구이는 부천에 살 때, 주말에 가족 외식으로 갔던 음식점입니다. 벌써 16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방금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아직도 영업을 하고 있더군요. 이렇게 한 장소에서 오래 장사를 하는 음식점은 맛을 인정받은 곳이니 믿고 찾아가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 사진이 없었다면 음식의 맛도 기억하기 어려웠겠지만, 사진을 보니 그때 찾아가던 기억, 음식의 맛까지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때도 맛있게 먹었고, 기분 좋게 식당문을 나왔습니다.
식당이 1년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고 사라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오래 장사하는 식당은 가족이나 친척, 친구, 동료들과 찾아가서 추억을 만들 수 있어 좋습니다.
부천에 살 때는 주말마다 외식을 했는데, 아파트 생활을 하면서 주말에 늘 어디론가 나가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서 가까운 백화점, 쇼핑몰, 할인매장 등을 가거나, 하다못해 집 근처의 식당에서 밥을 사 먹는 일을 빼놓지 않고 주말마다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도시의 삶이 큰 문제도 없었지만 또 좋다고 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아파트 생활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았을테고, 도시의 소음과 빛의 광해, 먼지 등으로 주거환경이 열악해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는 늘 고민이 많았습니다. 결국 아이가 4살이 되어서 시골로 내려올 수 있었고, 지금도 그 결정을 퍽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시골로 이사한 뒤로 부천은 거의 간 적이 없는데, 이렇게 사진을 보니 그때가 떠오르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