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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건우 Sep 28. 2015

2015-지금이라는 이름의 선물

EIDF_2015

2015-지금이라는 이름의 선물


셋째 아들 조엘이 태어나면서 뇌종양 때문에 오래 살지 못한다는 진단을 받는다. 그의 아버지는 비디오게임을 만드는 제작자인데, 아들의 아주 짧은 삶을 기록하기 위해 비디오 게임을 만든다.

컴퓨터 게임의 내용이 이렇게 슬프고 비극적인 내용을 다루는 것은 어쩌면 이 게임이 유일무이할 것이다. 컴퓨터 게임 전시회에 이 작품을 출품한 다음,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보니 대부분의 사람이 게임의 내용에 공감하면서 함께 슬퍼하고 울었다. 물론 몇몇의 익명 뒤에 숨은 사람들이 이 게임을 두고 시한부 인생을 사는 어린 자식을 이용한다는 비난을 퍼붓기도 했지만, 아버지인 라이언은 '왜 게임이 반드시 신나고 즐겁기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하는 것에 나는 심정적으로 동의했다.

컴퓨터 게임이 늘 신나야 하고, 즐거워야 하고, 밝고 재미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기쁨과 함께 슬픔도 우리 삶의 중요한 부분이다. 아니, 어쩌면 우리의 삶은 기쁨이나 행복보다는 슬픔이 훨씬 많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들은, 인생에서 우울하고 슬픈 일이 많기 때문에, 컴퓨터 게임에서라도 신나고 즐거워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할 것 같다. 그것도 맞는 말이지만, 컴퓨터 게임에서 진지하고, 슬픈 내용을 다루는 것이야말로 현실을 똑바로 바라보게 하는 훌륭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한부 삶을 살아가는 많은 환자들을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그들과 함께 하는 가족들에게도 이 비디오 게임은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작게는 자신의 아이를 잊지 않기 위한 노력이지만, 넓게는 시한부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고통과 슬픔을 겪는 사람들의 입장에 공감하도록 만드는 훌륭한 작업일 수 있겠다.


한 살배기 조엘이 말기 암 진단을 받자 아버지인 라이언은 아들의 인생을 기리는 독특하고 시적인 비디오게임을 만들기 시작한다. 게임을 만들어가는 과정과 병마와 싸우는 조엘의 현실을 통해 라이언의 가족을 지켜보는 이 영화는, 비디오게임이라는 새로운 예술적 매체가 자아내는 공감과 예술의 힘, 인간이 겪는 마음 깊은 곳의 경험을 기록한 흥미로운 증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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