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적 나이가 많다고 해서 더 많은 지식이 있거나, 능력이 있거나, 지혜롭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시대의 청년들은 옛날의 청년에 비해 더 현명하고, 더 많이 노력하고 있으며, 더 많은 지식과 열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청년들을 상대로 글을 쓰는 이유는 있습니다. 어느 세대나 어리석고 멍청한 사람들은 있거든요. 제가 속한 세대인 50대는 약 70% 정도가 '보수적'이라고 통계가 말합니다. '보수적'이라고 해서 '수구꼴통'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수구꼴통은 세대에 따라서 10%에서 40% 사이에 존재하는데, 이들 평균이 약 20%쯤 됩니다. 이건 자유한국당의 지지율과 비슷하죠.
아니, 정치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닙니다. 제가 바라보는 청년들의 모습에 관해 몇 가지 하고픈 말이 있어서 두서 없지만 편한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하지만 아무리 편하게 말한다해도 50대의 중늙은이가 말하는 건 언제나 꼰대의 잔소리일 뿐이겠죠. 그건 알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중늙은이의 말 가운데 하나라도 도움이 되는 내용이 있지 않을까요.
멘토는 세상에 없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목사, 중, 신부 같은 종교와 관련된 사람들이 자칭, 타칭 '멘토'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그럴 듯한 말로 사람들을 현혹합니다. 물론 그들의 말 가운데 극히 일부는 좋은 말도 있습니다. 모든 사기꾼이 100% 거짓말만 하는 건 아니거든요. 오히려 진실을 말할 때가 더 많습니다. 하지만, 결정적 순간에 사기꾼은 거짓말을 합니다.
멘토를 찾지 말고, 스스로 답을 찾는 것이 필요합니다. 세상에는 훌륭한 선생님, 선배들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스스로 배울 수 있는 좋은 책이 널렸습니다. 멘토를 자처하는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대신, 좋은 책을 한 권 더 읽는 것이 청년 자신에게 도움이 됩니다.
그럼, 좋은 책은 어떻게 찾아 읽느냐고요? 대학이나 공공기관에서 추천하는 도서목록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공인된 도서목록에서 자신에게 맞는 책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책은 한두 분야만 편식하지 말고, 다양한 분야를 골고루 읽어서 지식과 교양의 폭을 넓히는 것이 좋습니다. 문학, 역사, 과학, 철학, 여성(페미니즘), 환경 관련 책을 읽는 것은 기본이겠지요.
자기계발 책은 읽지 마세요.
청년들이 '자기계발' 관련 책을 찾아 읽는 것을 비판하기 어렵습니다. 그만큼 절박한 사정이 있기 때문이니까요. 취업 문제가 특히 심각해서, 자기계발은 곧 대학, 취업 등과 같은 구체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입니다.
하지만, '자기계발'을 하라고 말하는 자들이 누구인가를 먼저 들여다보기 바랍니다. 스스로도 계발하지 못하는 자들이 조잡한 책을 써서 '자기계발'을 하라고 부추기고 있습니다. 이런 책을 읽을 시간에 스스로의 삶에 도움이 되는 취미를 갖거나, 좋은 책을 골라 읽는 것이 좋습니다.
'자기계발'은 '자기계발'을 떠드는 책을 읽어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배우고, 행동하는 과정을 통해 저절로 계발되는 것입니다.
종교를 갖지 마세요.
종교는 개인의 자유와 생각을 억압합니다. 종교는 현대과학문명을 부정하고 미신을 믿는 미개한 문화입니다. 종교를 믿는 것은, 인류의 미개함이 지속되는 것에 동조하는 것이며, 본인 스스로도 미개함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종교가 번성하는 사회일수록 사람들은 어리석고, 천박하며, 민주주의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중세 이후 종교는 민중을 억압하고, 탄압하고, 착취하는 지배자의 도구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종교에 기대어 자신의 어리석음을 합리화하는 것보다, 스스로 부족한 것을 깨우치고 좋은 책을 골라 읽거나, 사회에 도움이 되는 실천을 하는 것이 스스로에게 도움이 됩니다.
역사와 과학을 꼭 배우세요.
사람은 배우지 않으면 어리석은 인생을 살게 됩니다. 주체적으로 살아가려면 올바른 판단력과 배경 지식이 있어야 하는데, 청년 시기에는 반드시 역사와 과학에 관한 책을 읽고, 토론하고, 학습하기를 권합니다.
우리가 비난하는 수구꼴통 집단, 태극기부대, 일베충들은 역사와 과학을 올바르게 배우지 못한 집단입니다. 비뚤어진 사회인식을 갖게 된 배경에는, 개인적 이유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역사적 존재로서의 자신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태어나 죽는 것은 목적이 없지만, 사회적 존재로서 인간으로 성장하지 않으면 개돼지나 마찬가지로 미개하게 살다 죽게 됩니다.
집을 지을 때, 기초를 단단하게 다지는 것처럼, 한 사람의 인성과 인격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지식이 있어야 하고, 역사, 과학, 철학이 그런 토대에 해당합니다. 이런 공부를 하지 않고 수능시험만 잘 받으면, 서울대에 가서도 일베충이 나올 수 있는 것입니다.
시험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자신의 인격과 인성을 위한 공부를 해야 합니다.
기성세대에 저항하세요.
청년세대는 지금 정치, 경제, 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기성세대를 비판하고, 그들의 정책과 행정을 개혁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해야 합니다. 비판을 잘 하려면 기성세대보다 더 많은 지식을 갖춰야 하고,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결국 청년이 앞으로 살아가야 할 미래는, 지금의 기성세대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청년들이 스스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대학등록금을 낮추자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모든 교육을 무상으로 하고,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먹고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자본의 착취를 멈추도록 저항해야 합니다. 늙은 부모 세대를 부양하는 사회적 비용이 크지 않도록 정부를 압박하고, 정책 아이디어를 내놓아야 합니다.
막대한 분단비용을 줄이고, 자본이 독식하는 이윤을 사회화하고, 남녀평등 구조를 만들고, 복지정책을 강화하고, 협동과 협력을 통한 사회기업을 확산하는 등의 노력은 청년세대만 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면 거리로 뛰쳐나와 시위를 하고, 저항의 목소리를 높여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폭력도 써야 합니다. 80년대 청년들이 화염병을 들었던 것처럼, 청년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수단이 없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해야 합니다.
청년세대가 건강하게 사회에 자리 잡아야 우리나라의 미래가 보장됩니다. 청년이 좌절하는 사회는 불행한 미래만 있을 뿐입니다. 청년은 사회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역할을 하고, 사회의 정의가 바로 서면, 청년세대 뿐아니라 모든 세대가 행복합니다. 기성세대는 이미 정신이 늙고 병들었으니, 청년들이 낡은 것을 부수고, 적폐를 청산하고, 사회 개혁에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물론 기성세대의 많은 사람들이 동참할 것입니다. 청년의 기개를 널리 펼치길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