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명품
Mondaine - 시계
몬데인 시계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계기는 아마도 애플과의 소송 때문일 듯하다.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기본으로 들어갔던 시계 디자인이 몬데인 시계 디자인이었고, 이것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이유로 몬데인은 소송을 걸어 무려 200억원이 넘는 돈을 받아냈다.
최근에는 한화그룹에서 직원들에게 이 시계를 하나씩 선물해서 일명 '한화시계'라는 유행어가 돌기도 했지만, 사실 몬데인을 싸구려 취급하는 건 몹시 언짢다.
몬데인 시계에 대한 올바른 평가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나는 몬데인의 가치를 알아주는 소수가 되고 싶다.
나도 이 시계를 가지고 있지만, 2008년 유럽여행으로 스위스에 갔을 때, 기차역에 커다란 몬데인 시계가 세워져 있는 것을 보고 놀랍고도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몬데인 시계는 1951년에 베른하임이 회사를 설립했고, 1986년에 스위스 철도 공식시계로 납품되기 시작했다. 우리에게도 '스위스 철도시계'로 많이 알려진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디자인에 목숨을 건 '애플'이 자기 제품의 시계 디자인으로 몬데인 시계를 쓸 정도로, 이 시계의 디자인은 대단히 모던하면서 바우하우스의 정신을 잘 구현하고 있다.
물론, 시계의 핵심 기능인 시간과 성능은 말할 것도 없다. 더욱 중요한 것은, 가격이 비교적 싸다는 것이다. 요즘 어지간한 시계들도 메이커 제품은 몇 십만원에서 백만원이 훌쩍 넘어가는데, 이 시계는 10-20만원대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시계 그 자체가 보여주는 깔끔하고 단정한 디자인은 베젤의 직선들이 어떤 기하학적 문양보다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이 시계는 수학적으로 잘 계산된 디자인으로 보이며, 시간과 분을 나타내는 직선과 시침, 분침, 초침이 보여주는 직선의 조화가 다른 시계에서는 느낄 수 없는 수학적 아름다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