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명품
뿌리깊은나무 - 잡지
생활 속 명품은 주위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어떤 물건이 아니더라도, 설령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우리는 '명품'의 정의를 새롭게 세워야 할 필요를 느끼게 된다.
지금 30대 이하의 젊은이라면 이 잡지를 모를 수 있다. 이미 한 시대의 유물이 되어버렸지만, 지나간 것이라도 '명품'이 분명하다면, 이곳에서 소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70년대에 이런 잡지가 탄생했다는 것은 기적이다. '한창기'라는 걸출한 인물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고, 그를 도와 이 아름답고 뛰어난 잡지를 만든 윤구병, 김윤형, 설호정과 같은 인재들이 있었기에 이 빼어난 잡지는 빛을 낼 수 있었다.
70년대는 엄혹한 시절이었다. 박정희 독재정권의 탄압이 점점 심해지던 시기였고, 그 종말을 향해 최후의 발악을 하던 시기였다.
세상은 살벌하고, 여전히 가난했지만 그 가운데서도 문화와 예술의 향기를 담은 잡지가 탄생했다는 것은 진흙 속에서 연꽃이 피어나는 것처럼 향기롭고 아름다운 현상이었다.
세월이 흘렀지만, 한국의 시대와 문화를 이해하려면 이 잡지를 반드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양과 문화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이 잡지는 빼놓을 수 없는 목록임에 틀림없다.
발행인 한창기는 한국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판매해 돈을 벌었고, 그 돈으로 한국 사람에게 꼭 필요한 잡지를 만들었다. 이 잡지도 '명품'이지만 '한창기'라는 인물도 '명품'이다. 이 사람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소개할 예정이다.
지금은 구하기도 어려운 이 잡지를 어렵게 구해 보관하면서 가끔 들여다 본다. 이 잡지가 나오던 시기는 나의 10대, 20대였다. 1980년, 전두환 군사쿠데타로 많은 잡지들이 폐간당하면서 이 잡지도 폐간되었는데, 올바르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전하는 잡지를 폐간시킨 전두환 일당은 반민족 세력임에 틀림없다.
그렇기에, 더더욱 이 잡지의 가치와 의미는 새롭고도 오래도록 새겨야 할 뜻을 품고 있다.